2018.10.10 14:47
귀뚜라미 한 마리가 어디에선가 나타나 마루를 돌고 있다. 한국에서는 많이 보았었는데 미국에서 보기는 오랫만이다. 잡으려 하니 톡 톡 꽤 높이, 멀리 달아난다. 튀는 곳으로 따라가 바닥에 앉기를 기다렸다. 몸이 다치는 상처를 주면 안되겠기에 신문지를 두르르 말아서 살짝 건드려 기절만 시키고 문 밖으로 내보내 주었다. 그러면서 오래전에 들었던 이야기가 생각나서 혼자 피식 웃었다. 삼라만상이 꽁꽁 얼어 붙은 추운 겨울날이었다. 살인죄로 형을 살고 있던 어느 죄수가 살생을 하면 안된다는 뉘우침이 있었다. 옷에 있는 이를 잡아 감옥 창 밖으로 던졌다는 우스개 소리다. 창 밖에서 이는 바로 얼어 버렸을테다. 내가 보낸 귀뚜라미는 정신차리고 살아서 잘 갔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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