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에세이 - 수평선
2018.11.26 07:41
수평선은 많은 덕을 지녔다.
해를 숨길 줄 알지만 돌려줄 줄도 안다.
하늘을 품을 줄도 알고 바다를 품을 줄도 안다.
해 질 무렵이면 노을 풀어 섭섭한 맘 달래줄 줄도 알고
절벽 같은 어둔 밤이면 달 띄워 은빛길 열어줄 줄도 안다.
기실, 덕 중에 가장 큰 덕은 ‘선을 긋지 않는‘ 점이다.
수평선은 지평선을 닮아 애초에 선이 없다.
자연은 선을 긋지 않는다.
다만, 사람이 선을 그을 뿐이다.
이제는 마음의 선을 지우고 누구라도 성큼 한 발 내디뎌
그 선을 넘을 때이다.
푸른 색과 붉은 색을 섞어 휴전선을 없애고
흰색과 검은 색을 섞어 그레이 존을 넓히는 거다.
새벽 하늘에 태양을 띄우며 준엄하게 이르는 수평선의 전언이여!
해 질 무렵의 노을처럼 우리도 마음을 섞을 일이다.
비온 뒤, 하늘에 뜬 무지개처럼 저마다의 아름다움으로 하늘에 수놓을 일이다.
수평선은 오늘도 머리 위에 태양을 띄우며 우리 앞에 섰다.
가없는 수평선.
우리에게 큰 마음을 가지라 이른다.
사랑하기에도 너무 짧은 하루가 아닌가.
(사진 : 강명구)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868 | 포토 시 - 물빛 사랑 | 서경 | 2017.08.10 | 39838 |
867 | 포토 시 - 달팽이 사랑 | 서경 | 2017.08.10 | 18700 |
866 | 산길/시조 [2] | 서경 | 2017.06.03 | 18132 |
865 | 타투 스티커 | 서경 | 2017.03.14 | 18093 |
864 | 수필 - 수의 옷감, 선물로 받다 | 서경 | 2017.06.20 | 17984 |
863 | 연시조 - 빅 베어 가는 길 + 영역 [2] | 서경 | 2018.07.07 | 17823 |
862 | 포토 에세이 - 산길 | 서경 | 2017.08.27 | 17104 |
861 | 수필 - 오늘은 내 생일 [2] | 서경 | 2018.02.04 | 16993 |
860 | 포토 에세이 - 실루엣 | 서경 | 2018.04.17 | 16380 |
859 | 수필 - 왕자 친구님 | 서경 | 2018.04.10 | 15987 |
858 | 시가 있는 수필 - 시간은 /세익스피어 | 서경 | 2018.04.17 | 15088 |
857 | 포토 에세이 - 같이 자던 새 | 서경 | 2017.08.27 | 10363 |
856 | 수필 - 2018년 미주 문학 캠프 후기 1 [2] | 서경 | 2018.08.13 | 10285 |
855 | 수필 - 두 마리 새 | 서경 | 2017.08.10 | 9942 |
854 | 수필 - K-Pop 부르는 외국 학생들 | 서경 | 2017.07.26 | 9852 |
853 | 포토 에세이 - 기도하는 팜트리 | 서경 | 2017.08.07 | 9733 |
852 | 수필 - $ 1짜리 고양이 | 서경 | 2017.08.07 | 9718 |
851 | 너의 이름은... | 서경 | 2017.05.17 | 9603 |
850 | 포토 에세이 - 돌산에 핀 잡풀들 [2] | 서경 | 2017.07.24 | 9363 |
849 | 포토 에세이 - 구월의 자카란타 | 서경 | 2017.10.11 | 933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