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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나도 친절할 수 있다

2019.11.22 16:28

라만섭 조회 수:37

나도 친절 할 수 있다

 

자연스럽게 미소 짓는 얼굴로, 친절을 베푸는 낯선 사람을 만날 때가 있다. 금방 기분이 좋아진 나도, 만나는 사람마다 친절하게 대해 준다. 주변 사람에게 친절을 전염시키고 행복을 선사한 아까 그 사람은 이미 어디론가 사라졌다.

 

상냥하지 못한 천성을 타고난 지라, 나는 평소에 좀 더 친절해 지고 싶은 심정이지만, 마음처럼 잘 되지 않는다. 경직된 얼굴 생김 새 부터 사람들에게 그리 친절한 인상을 주지 못하는 모양이어서, 알게 모르게 오해를 받을 때가 있는 것 같다.

 

친절은 여러 경로를 통해서 나타난다.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을 찾아내는 일이 먼저이다. 친절한 말 한마디, 미소 진 얼굴, 문 열어주기, 무거운 짐 들어주기 등등 일상의 사소한 일 부터 친절은 시작된다. 친절은 만족한 결혼 생활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음을 한 연구는 말해준다. 또한 요즘 미국의 많은 대학의 입학 사정에서도 친절이 강조되는 경향이라고 들었다.

 

그런데 진정한 친절은, 다른 사람의 잘됨을 진심으로 축하해 주는 마음이라고 한다. 고트맨(Gottman)이라는 사람의 연구에 의하면, 남이 어려울 때에 어떻게 대해 주느냐 보다, 그 사람의 성공에 대하여 보이는 진실 된 반응이 그 사람과의 참된 관계를 말해 주는 증표가 된다는 것이다. 과연 나 자신은, 다른 사람의 성취를 애써 과소평가 하거나 무관심한 척 하는 속물적인 태도를 보이는 일은 없는지 생각해 보게 된다. 남의 잘됨을 공개적으로 축하하는 열린 마음이 진정한 친절이 된다고 한다.

 

누구나 다른 사람들로 부터 친절하게 대접 받기를 바란다. ‘너 자신이 다른 사람으로 부터 받기를 원하지 않는 것을, 다른 사람에게 행하지 말라’(己所不欲 勿施於人)라고 공자는 논어의 위령공(衛靈公)편에서 일러준다. 이와 똑같은 내용의 교훈을 예수의 산상수훈(Beatitudes, 마태복음 53)에서도 본다. 불교학자들은 이와 비슷한 가르침을 불교 경전인 화엄경의 보현행원품(普賢行願品)에서도 발견 할 수 있다고 한다. 표현은 다소 다를지 몰라도 핵심은 모두 같은 데에 있다고 하겠다.

 

명상 실천가들은 명상이야말로 친절로 통하는 지름길이라고 강조 한다. 명상을 하면 되풀이 하다보면 뇌가 보다 자비롭게(compassionate) 변 한다는 것이다. ‘만일 당신이 행복해 지기를 바라면 자비를 행하라고 달라이 라마는 말 한다. 많이 성취하고 많이 받으면 행복할 것이라고 흔히 말하지만, 연구 결과는 좀 다르다. 참 된 행복은 친절(자비)을 베푸는 데에 있다는 것이다. 아무런 대가를 바라지 않고 남을 돕는 삶에, 참뜻이 담겨 있다고 보는 것이다.

 

브리티쉬 콜롬비아 대학의 연구에 의하면, 자선 단체에 기부할 때의 뇌의 사진에는 둥근 달과 같은 환한 빛이 뇌의 ‘pleasure center'에 나타난다고 한다. 친절한 행위는 산불처럼 번지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주어라. 그러면 받을 것이다라는 가르침대로 남에게 주는 친절은 상대방뿐 아니라 나 자신도 행복하게 만든다. 친절은 사랑과 더불어, 이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위대한 힘을 가지고 있다.

 

또한 친절은 유전자를 변화 시켜 염증 유발 요인을 제거함으로써, 암이나 심장병의 발병률을 저하시킨다는 UCLA연구 결과가 나와 있다. 친절은 어디서 나오며 어떻게 전염 되는지, 또 심신의 건강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를 중심으로 한 융합적인 연구가 현재 진행 중에 있다고 한다.

 

친절은 다른 사람에 대한 우호적이고 관대한 배려 행위라고 정의 할 수 있겠다. 친절은 다른 사람의 복지를 증진시키는 행위이다. 나 자신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기분을 좋게 하는 마음(이타심)에서 나오는 순수한 행동인 것이다. 한마디로 말하면 친절은 다른 사람에게 행복을 베푸는 행위가 된다.

 

남의 기분을 좋게 해면서 동시에 나 자신도 행복해 질수 있는 길에, 어찌 낙오자로 뒤쳐질 수 있겠는가. 소리 높이 외친다. 나도 친절할 수 있다고.

 

 

 

 

20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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