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2.02 20:38
그랜드 케니욘-Grand Ganyon
안서영
당신에게로 가는 길은 길고도 좁은 외길
자색 푸르름 둘러 싸인 거대한 바위 돔
기대인 팽팽한 허공
광활함 너머
시작부터 멈춘 침묵이 있다
한발 들어서며 마주한 순간
갑자기
나는 영원 속의 순간을 지나가는 한마리 작은 짐승
긴 한숨과 탄성이 터져 나와
녹빛 강으로 흐르는계곡
폭포 아래로 끊임임없이 튀어내리는 벗은 욕망
무너지며 허물어 내리는 자존은
안개로 잠기고
기다림 이다,
겹겹 주름 진 시간으로 뭉친 그리움
이글 대던 해들이 수없이 지고 난 먼 훗날
이 순간이 세상의 전부였다고 해도
당신을 향해
침묵으로 서는 완강한 기다림
만년의 길고도 좁은길로 들어선
굵은 외로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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