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 석 줄 단상 - 떨어진 꽃잎(07052022) 
 
병들고, 시들어서, 혹은 바람 불어서… 제각금 사연을 가지고 꽃잎이 떨어졌어요.
떨어진 목숨이 애잔하여, 한 잎 한 잎 물 위에 띄워 주었어요.
하도 작고 가벼워 동동 뜨기만 하는 꽃잎들, 그 작은 체구 위에 떨어지는 빛살은 왜 그리도 찬란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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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석 줄 단상 - 뮤지컬 ‘호프’(07062022) 
 

세상에, 이런 멋진 뮤지컬이 있었다니 놀랍다.  
 
“당신이란 책을 제대로 읽어 봐, 그 속엔 네가 잊었던 문장이 많아, 자신을 더 읽어 봐, 앞으로 써 나갈 이야기가 더 많아, 당신이란 책의 마지막 문장은 수고했다, 충분했다, 넌 살아냈다, 늦지 않았다야, 반전은 항상 마지막에 있어, 누구보다 빛나는 결말을 맺어, 빛날거야 에바 호프!” 
 
대사는 찰지고, 차지연과 김지온의 연기가 압권이다.  
 

* 뮤지컬 <호프 > : 요절한 작가의 마지막 원고를 지키기 위해 자기 삶을 송두리째 바친 여자 호프. 그녀의 삶이 애처로와 원고가 K로 의인화 되어 자기 인생을 더 소중히 여기라고 다그치며 일러주는 대사다. 하지만, 난 이런 생각이 든다. 타인이 보면 집착이나 헛된 일일 수 있으나 당사자에겐 필생의 작업인 경우도 있지 않을까. 엄마 마리를 이해 못했던 호프가 대를 이어 그 일을  하는 것처럼. 요절한 작가의 마지막 원고를 지켜주는 게 그녀의 삶엔 최상의 선이란 것을. 그리고 그것이 그녀의 행복이란 것을. 그 일로 인하여 자기 생이 꼬이고 망가졌다한들 대수롭잖게 여긴다는 것을. 사랑엔 산술적으로 풀 수 없는 이상한 계산법이 작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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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유투브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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