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야기- 제3막

2011.12.05 03:11

김학천 조회 수:544 추천:205

DotCom

강추위로 꽁꽁 얼어붙은 크리스마스 날 얼음덩어리로 변한 강 건너에는 돈에 팔려온 독일용병들이 피곤한 몸에 성탄축제의 밤을 벌이느라 마셔댄 술에 만취되어 잠에 곯아떨어지고 있었다. 강 이편에서는 중대한 용단을 내려야 할 긴장된 상황이었다. 누구도 감히 상상 조차 못한 작전, 드디어 주사위는 던져져서 델라웨어강의 얼음을 제치고 기습공격을 감행하기로 작정을 한다. 총사령관 워싱턴조차 장담은 못했지만 주로 독일 용병 헤시안으로 구성된 영국군을 물리치고 승리해서 수차례 열세에 머물고 기울던 전세를 역전시킴으로서 이 나라가 홀로 서기하는데 큰 계기를 부여하게 된다.
의사출신 참모인 닥터 머서가 묻는다. ‘포로로 잡은 용병들을 어찌할 겁니까?’ 신경질이 많은 워싱턴은 단번에 쏘아붙인다. ‘돈 때문에 몸판 놈들 아냐? 모두 죽여 버려.’ 잠시 닥터 머서가 생각하는 듯 하더니 다시 묻는다. ‘장군, 돈으로 말하자면 우리도 마찬가지 아니겠습니까?’ 워싱턴은 흠칫하는 듯 말이 없었다. 허긴 자신들도 과세 때문에 영국과 전쟁을 하고 있는 중이니 따지고 보면 사정이야 어쨌든 돈 때문인 것은 사실이 아니었던가...
그러고 보면 돈 문제로 시작한 미국의 건립은 그 후 돈으로 엄청난 양의 땅들을 사들이기도 하고 전쟁도 하고 탐험대를 만들면서 영토를 넓혀가더니 급기야 금을 찾는 골드러시로 캘리포니아까지 이동을 한다. 다이아몬드 주로 불리는 델라웨어(D)로부터 골든 스테이트의 이름을 가진 캘리포니아(C)로 이어진 셈이다.
서부로의 영토 확장을 명백한 운명이라는 대명제로 포장한 것도 모자라 더 나아가 새국가를 세울 수 있도록 예비해주신 ‘평화의 땅’이라고 하느님까지 들먹여가며 주장했지만 실상은 탐욕과 이기심의 발로가 아니었겠는가.
그도 그럴 것이 사연이야 어쨌든 초창기 대부분의 이민자들은 영국에서 소외되고 버림받고는 나름대로 물질적 성공과 신분 회복을 찾아서 새로운 땅으로 건너온 것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니 돈 때문이라고 해도 틀리진 않을 것이다.
그러다가 1849년에 시작된 골드러시는 많은 이들이 American Dream을 품고 미국 땅으로 건너오게 되는 또 하나의 계기가 된다. 금을 찾아내면 부(富)를 쌓을 수 있다는 희망에 세상은 황금 찾기 열풍에 빠지게 되었고 그로인해 미국에 대한 환상도 늘어나면서 이 시기에 금광 붐으로 인해 미국이민은 급격히 늘어나게 되었다. 여기에 중국인들이 가세해 미국을 금산(金山)이라 부르며 돈을 벌기 위해 금을 찾아 이 땅으로 넘어오기 시작했다.
외적으로는 미국의 꿈은 민주주의 실현의 정치적인 이상을 기초한 벤자민 프랭클린을 표본으로 한‘성공의 꿈’이 차차 성공담 사례에 대한 교육에 힘입어 많은 미국인들에게 ‘성공의 희망’을 심어주게 된다. 그러면서 “미국은 개인의 능력에 따라 누구에게나 기회가 주어짐으로서 더 나은 삶과 비전을 이룰 수 있는 꿈의 나라" 로 인식되어 갔다.
그러나 이러한 미국의 꿈이 어떠한 말로 표현되고 주창되건 그 안에 숨어있는 근본적 잠재의식은 물질에 대한 탐욕과 식민 제국주의적 팽창주의가 깔려있음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리하여 마이다스의 손처럼 금을 모으기에 성공하여 2차례의 세계전쟁을 치르면서 세상의 금의 2/3나 모을 수 있는 기회를 얻었고 급기야 금본위제도의 영국을 누르고 기축통화제 나라로 군림하게 되면서 달러의 파워는 절정을 이루더니 그 결정체는 켄터키 포트낙스(Fort Knox)의 땅 속 깊은 곳 대금고에 모셔지게 된다.
그러하기에 골드러시는 마치 투탄카멘 왕의 황금이나 마켄나의 황금 같은 전설을 무색하게 할 포트낙스의 황금 전설 아닌 황금현실을 만들어내고 만다. 이 포트낙스는 황금 찾기 모험의 007 영화 골드핑거에서도 그 위용을 잘 보여준다.
많은 전쟁의 희생자들의 생명과 맞바꾸어 쌓은 황금의 지하창고. 이는 이미 일찍이 오래전 수많은 인디언을 살상하고 그들이 살고 있던 신대륙을 정복하고, 이민자의 노동의 착취로 그리고 노예의 피와 땀을 갈취함으로 이 나라의 기반을 다진 것과 바를 바 없다.
아마도 미국은 그러한 탐욕의 역사부분에 대해서는 지울 수 없는 부끄러운 의식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고 가책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아지기는커녕 이기적이고 물질만능주의는 청교도의 정신으로 첫발을 내디뎠던 시작이 무색하게 학교교과에서 표현의 자유라는 이유로 성서가 내몰리더니 그 자리에 마약과 폭력 그리고 부도덕한 성문제가 대신하면서 정신적 타락을 자극하여 ‘꿈의 나라’라는 이미지에 금이 가고 윤리적 사회적으로 타락하는 국가의 위신이 실추함은 물론 돈의 줄기를 따라 움직이던 미국은 물질주의와 소비주의 과다로 인해 스스로 돈의 지방덩어리로 꽉 막혀버린 동맥경화가 아닌 ‘돈맥경화’를 초래한 것이 아니었겠는가. 그 결과 급기야 기축통화국의 달러 크라이시스(DC)를 초래하고 있는 것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쨌거나 이러한 오욕과 상처 많은 영광 속에서도 미국은 오늘도 고전분투하고 있다.
그것은 Devildom이 아무리 활개 치는 것처럼 보여도 그리스도교의 신앙의 계보는 장자 만으로나 힘이 센 자나 영광 받은 자들로만 계승되는 것이 아니라 힘없어 보이고 소외된 자들의 그림자 속에서도 꺼지지 않고 명맥이 이어지고, 몸뚱이가 잘려나가도 그루터기의 남은 자들로 이어진 성서역사를 볼 때 Christianity의 씨앗은 반드시 멸해지지 않는다는 믿음에 희망을 가질 수 있게 때문이다. (계속) (아크로,3-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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