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오연희

가을연가

posted Oct 17,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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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연가/오연희


스산한 가을밤

딸래미가
아빠랑 꼭 가보라며 귀띔해 준
맨하탄 비치에 갔다

서늘한 바람
가슴 한 구탱이 구멍 하나 뚫고

지나간다

애쓰지 않아도
온몸 세포마다 날이 서던
열정의 나날

바다는 여전한 소리로
으르릉 대는데
나날이 잦아드는 유한한 내 모습
무릎 꿇는다

구멍 난 가슴끼리
더 깊이 포개는 일
바다에 맞서는 유일한 길 임을

딸래미가 갈켜 준
맨하탄 비치에서 알았다





2003년 10월 1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