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오연희

들리지 않아

posted Jan 10,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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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리지 않아


“애비랑 애들은 잘있냐?”
전화선이 볼록볼록 튀어 오를 것 같은
카랑카랑한 목소리
“네…”
답하려는 순간 멍멍해 지는 신호음이 떨어지고
태평양을 이어주던 장수 집안의 정기가
뚝, 끊긴다

전화통만 쳐다보다가
포기하고 마는 오늘
당신 할 말만 쏟아놓고 훌떡 끊어버리시던 그 때가
그나마 다행인 줄 몰랐다

조그만 공처럼 몸을 웅크린 채
테레비만 뚫어지게 보고 계실
어머니
볼륨 있는 대로 올려
온 집안이 떠나가도
‘Play’ 단추 되 누를 희망 하나 쥐고
까박까박 졸고 계실
우리 어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