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오연희

‘모란각’에서

posted May 10,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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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란각’에서/오연희


북쪽 여인들이
나비처럼 날아와 반긴다
애 띤 홍조
눈이 부시다
귀에 익은 낯선 억양
정겹다

충성심에 불타는 억센 여자와
선택 받은 여인들의 은밀한 이름
‘기쁨조’
오직 두 부류만 존재 한다고 믿었던 땅,
평양
그 곳에 모란봉이 있고
중국 상해 홍매이루 2층 ‘모란각’에는
행운을 잡은 딸들의 웃음이 있다

눈 속에 핀 한 송이 꽃처럼 부신 그녀
민.설.경.
춤추고, 노래하고
참 곱다
“엄마 보고 싶어요”
눈물이 핑 돈다

북향 솔솔 나는 ‘들쭉술’로
흥을 돋우는 남쪽 사람들

설경에 취한 건지
들쭉술 탓인지
기분은 뜨고
가슴은 아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