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연희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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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2005.10.20 07:19

가을이 오면

조회 수 1026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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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오면/오연희


"제 여자 친구에요”
막내 외손자 말에
덥석 내 손 잡으시던
아흔셋 시외할머니

코스모스
온 집을 울타리 치던
눈부신 가을날
“밖에 날 데리러 왔다” 시며
목욕하고
새 옷 갈아 입으시더니
이웃 나들이 가듯
먼 길 떠나셨다

할머니 잠자는 선산(先山)
코스모스 만발한 길을 오르며
막내 외손자와 그 여자친구
해마다 오자며
두 손 꼭 잡았다

몇 해인가
잊고 살았던 코스모스
파머스 마켓 꽃가게 한쪽 구석에
서너 단
무너진 약속처럼
고개 푹 숙이고 있었다








?
  • 오연희 2015.08.19 09:20
    구자애 (2005-10-21 03:41:37)

    `무너진 약속처럼
    고개 푹 숙이고 있었다`
    표현이 참, 예쁘네요.
    하이얀 교복에 코스모스자국 내던
    친구들이 그리워지는 겨울 문턱입니다



    오연희 (2005-10-21 11:37:50)

    가느다란 꽃대 위에
    한들거리는 코스모스
    뿌리의 힘으로 기를 펴고 살다가
    일단 꺾이면
    초라한 품새로
    곧장 변하는...
    다른 꽃들보다 더 빨리..
    기가 죽는것 같아요.

    학교가는 길..그 철길 옆에는
    코스모스가 많이도 폈었지.
    시외할머니 산소 오르는 그 산길에도..
    눈이 부셨어..
    하늘때문인지 코스모스 때문인지..
    아직도 분간이 안가지만..

    자애시인의 흔적
    반가워요.^*^



    오선희 (2005-11-02 09:13:40)

    언니야!
    날로 詩語들이 가슴을 뭉클하게 하는군.
    언니글을 읽고 있으면 그림이 그려지지
    오늘도 언니 냄새 맡고 이젠 하직 인사-
    안녕......



    오연희 (2005-11-02 11:58:21)

    선아...
    연락이 제대로 안되더구나
    시차때문에 시간 맞추기도 쉽지 않고..
    수이나 니흔적이 얼마나 반가운지
    너..아니?
    힘이 돼...아주많이..
    나혼자 멀리 떠나와 살게될줄 몰랐지..
    깔깔대던 그시절..꿈같기도 하고..
    잘 지내라..연락다시 해 볼께.^*^



    김진학 (2005-11-07 17:55:34)

    김진학 (2005-11-08 08:54:37)

    긴 여운과 아픔이 남는 글입니다. 사람은 혼자 왔다 온자 간다지만 남겨진 이들에게는 늘 깊은 흔적을 남기는 법이지요. 코스모스... 우주라는 뜻에 맞게 할머니는 아주 따뜻한 나라에서 편하게 쉬실 것입니다. 가끔... 아주 가끔 들리는 나를 혼내 주십시오. ^^* 서울에서는 이달 마지막 토요일날 정기모임이 있습니다. 마음이라도 함게 해 주십시오. 절제와 감동, 그리고 문장의 연결까지 이토록 달라진 시어들이 이제 제가 항복합니다. 다행이 한국은 올해는 태풍 피해는 없었지만 올 겨울엔 독감이 겁난다고 합니다. 감기조심하시구요..... ^^*



    오연희 (2005-11-08 12:34:45)

    선생님..고백컨대
    오묘하고 깊은..시를 쓸 정도가 못되서..
    늘..안타까운걸요.

    선생님....
    동인으로서의 기본적인 예의도
    차리지 못하니..송구스럽고..
    되려 누를 끼치는것 같아..
    부담 갖지 마시고..이번 모임에서
    탈퇴를 시켜 주세요.

    선생님과의 인연은 늘 따스하고
    감사함으로...남겨두고 싶네요.
    안나님과 김명남 선생님도...

    종종 가서 뵙겠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김명남 (2005-11-15 04:43:03)

    탈퇴라니요?ㅎㅎㅎ
    오랜만에 방문했습니다.
    궁금했습니다.
    저도 무심했구요.
    용서를 구합니다.ㅎㅎㅎ



    오연희 (2005-11-15 12:00:24)

    김명남 선생님..
    정말 오랜만이지요?
    용서라니..별말씀을..^*^
    잊지않고 찾아주셔서..
    감사하기만 한걸요.
    사업과 문학..
    그 열정 참...부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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