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연희의 문학서재






오늘:
3
어제:
6
전체:
1,291,794

이달의 작가
수필
2016.05.28 14:42

은행 합병과 자녀들의 결혼

조회 수 175 댓글 2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BBCN 과 윌셔은행의 합병으로 인한 통합은행의 명칭이 Bank of Hope란다. BBCN은 나라은행과 중앙은행의 합병으로 탄생했다.

BBCN으로 바뀐 지 5년이 채 못되어 다시 이름이 바뀐 것이다. 나는 아직도 BBCN의 통합 전 이름인 나라은행 체크를 사용하고 있다. 사용빈도가 높지 않아선지 아직도 체크북이 많이 남아있다. 나라은행 이름의 체크를 사용하는 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역사 속으로 사라진 옛 이름을 고수하기가 영 편치가 않다. 아무래도 새 은행 이름 체크를 발급받아야 할 것 같다.

한국 갈 때마다 혼란스러운 것 역시 은행 이름이다. 미국 오기 전 주택은행에 조그만 주택청약금을 넣어놓았다. 이자율이 괜찮아 해약하지 않고 그대로 두었더니 한국 갈 때마다 요긴하게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주택은행이 국민은행으로 이름이 바뀐 줄 모르고 은행 찾느라 한참을 헤맸다. 가끔 이용하는 외환은행 역시 하나은행으로 이름이 바뀌었고, 비즈니스 계좌인 상업은행은 한일은행과 합병하여 한빛은행으로 변경했다가 다시 우리은행이 되었다. 변경된 이름 때문에 번거로운 일이 생길 때면 귀찮아, 투덜대는 소리가 튀어나온다.

경제용어는 잘 모르지만, 합병이라는 단어는 지금보다 더 크고 튼튼한 조직으로 거듭난다는 뜻으로 들린다. 합병의 종류. 절차. 효력에 대해 구체적으로 아는 것은 없지만, 합병이라는 결론에 도달하기까지 관계자들의 고심이 상상초월일 것이라 짐작도 해 본다.

조직 간의 합병도 엄청난 일이겠지만, 한 남자와 한 여자의 결합도 못지않게 대단한 일이라는 생각 부쩍 많이 드는 요즘이다. 이웃분이 친구들과 함께 찍은 딸 사진을 보여주며 모두 명문대에 인물 좋고 집안 좋고 똑똑하고 하시길래 나이를 물었더니 마흔이 턱 앞에 차 있단다. 결혼은요? 하려다가 꿀꺽 삼켰다. 다정한 마음에서 손주가 몇이세요? 가까이 사시는 어르신께 여쭸다가 아들이 오십을 바라보는데 아직 결혼 안 했어 하시는 민망한 표정에 아차, 했다.

한국에서 유행한다는 징역 해당 죄에 관한 웃지 못할 유머가 생각난다.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사람에게 골프채가 뭐냐고 묻는 죄 징역 1년. 다음 징역 3년, 5년, 7년까지 이어지다가 아들딸이 언제 결혼하냐고 묻는 죄 징역 10년. 손자 손녀 얻었느냐고 묻는 죄 징역 15년. 자식 취직했느냐고 묻는 죄 무기징역이란다. 자손에 관한 안부는 한 번 더 생각하고 건네야 하는 세월이다.

조직의 융합이든 남녀의 결혼이든 성공 사례가 많으면 용기를 내기가 좀 더 쉬울 것 같다. 그런 점에서 늦은 결혼의 이유를 요즘 세태의 흐름으로 돌리기에는, 따뜻한 가정의 본을 보여주지 못한 어른들의 책임도 일부 있을 것이라 여겨진다.

미국땅에서 대내외적으로 성장해가는 한인 은행의 자랑스러움에 비하면 합병으로 인한 이름 변경의 번거로움은 사실 별 것 아니다. 불편함을 겪으면서 깊어지는 애정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 자녀들, 두 인격체가 결합하여 한 가정을 이루는 것이 미국땅에 튼튼하게 뿌리 내리는 초석이 됨을 깨닫고 마음 기울여 주면 얼마나 좋을까 싶다.


images1.jpg


미주 중앙일보 < 이 아침에> 2016.5.27



?
  • Chuck 2016.05.29 01:53
    글셰요 ..
    자본주의의핵심은 자유갱제 뿌리에서 근간을 두고 있지요
    전 세계가 경제위기에 시달리고 있다는 이야기는

    어제 Yahoo news 에서도 연방준비 은행장 알랜씨 말씀대로
    신용카드 부채가 시한폭탄 ( tricking bomb)으로 경고 발언
    한국에서는 가게부채 ( household debt) 로 시달리고

    그래서 한사람의부자가 있기위해서는 500명의가난뱅이가 있어야 된다는
    Adam Smith 의말을 기억할 필요가 있지않나

    선진국과 후진국위 큰 차이중 하나가 ‘다양성’ 의 유무다.
    선진국은 한 사람이 자기의 적성에 따라 사회에 진입할수 있는 ‘길’ 이
    여러갈레다.
    우리는 하나밖에 없다.
    수많은 백수와 캥거루족이 양산된 배경에는 한길밖에 모르는 왜곡된 가치관이
    자리잡고 있기때문이 아닐까 ?.
    일류대, 일류기업만 있는게 대한민국이다.

    신발을 잘못사면 일년을 고생하고
    집을 잘못사면 십년을 고생한다.- 한국격언.

    "https://www.youtube.com/embed/GHJajQm7Ci8"
  • 오연희 2016.06.20 11:48
    선생님...안녕하세요?
    저는 경제라는 말이 도무지 어렵게만 느껴집니다.
    그 방면으로 빠른 분을 보면 조금 부러워요.^^*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37 수필 목소리는 인격, 무얼 담을까 2 오연희 2016.08.01 156
136 수필 신문에서 만나는 연예인과 스포츠인 2 file 오연희 2016.07.01 127
135 수필 보물단지와 애물단지 5 오연희 2016.06.20 144
» 수필 은행 합병과 자녀들의 결혼 2 file 오연희 2016.05.28 175
133 수필 나에게 온전히 몰두하는 아름다움 2 오연희 2016.05.19 155
132 수필 공항에서 만나는 사람들 2 오연희 2016.05.10 135
131 수필 인터넷 건강정보 믿어야 하나 2 오연희 2016.03.29 194
130 수필 두 개의 얼굴을 가진 '낙서' 오연희 2016.03.12 247
129 수필 우리는 어떤 '가면'을 쓰고 있을까 오연희 2016.02.13 181
128 수필 가뭄 끝나자 이제는 폭우 걱정 1 오연희 2016.01.29 160
127 수필 굿바이, 하이힐! file 오연희 2016.01.14 126
126 수필 새해 달력에 채워 넣을 말·말·말 오연희 2015.12.29 171
125 수필 냉장고 정리와 마음 청소 오연희 2015.12.11 353
124 수필 추억은 힘이 없다지만 2 오연희 2015.11.25 232
123 수필 실버타운 가는 친정엄마 4 오연희 2015.11.05 334
122 수필 독서, 다시 하는 인생공부 오연희 2015.10.21 164
121 수필 자매들 오연희 2015.10.08 142
120 수필 일회용품, 이렇게 써도 되나 2 오연희 2015.09.16 498
119 수필 북한 억류 선교사를 위한 기도 편지 오연희 2015.08.21 301
118 수필 다람쥐와 새의 '가뭄 대처법' 오연희 2015.07.29 343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Next
/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