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연희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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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Chuck2016.10.19 09:01
Ode to joy

문인수(1945~ ) '쉬' 부분

그의 상가엘 다녀왔습니다.

환갑을 지난 그가 아흔이 넘은 그의 아버지를 안고 오줌을 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生(생)의 여러 요긴한 동작들이 노구를 떠났으므로, 하지만 정신은 아직 초롱 같았으므로
노인께서 참 난감해 하실까봐 "아버지, 쉬, 쉬이, 어이쿠, 어이쿠, 시원허시것다아"

농하듯 어리광부리듯 그렇게 오줌을 뉘었다고 합니다.

온몸, 온몸으로 사무쳐 들어가듯 아, 몸 갚아드리듯 그렇게 그가 아버지를 안고 있을 때
노인은 또 얼마나 더 작게, 더 가볍게 몸 움츠리려 애썼을까요(중략)

쉬! 우주가 참 조용하였겠습니다

우주적 풍경이란 먼 곳에 있는 게 아니다. 한 늙음이 다른 늙음을 끌어안고 쉬, 쉬, 하며 몸 갚아드리는 풍경. 두 사람의 안간힘 속에 하늘의 양 끝자락이 들려 있다. 마치 부모의 등에 업힌 아기가
제 몸의 절반을 스스로 감당하듯, 한 우주가 다른 우주에 안겨 있다.
오줌, 그 길고 뜨뜻한 끈을 따라 사랑의 강이 흐른다. 나희덕<시인>

지난 주말이 정부지정 기념일인 ‘문화의 날’이었다. 1973년 따로 거행해오던 방송의 날, 영화의 날,
잡지의 날을 흡수통합하면서 10월 20일을 문화의 날로 정했다가 2006년부터 10월 셋째 주 토요일로
변경 제정하였다. 국민의 문화예술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한 각종 문화행사가 열리고 정부와 각 지자체에서는 문화발전 유공자를 포상한다. 대구에서도 어제 문화예술 7개 부문 공로자에 대한
문화상 시상식이 열렸다. 문학부문에는 문인수 시인이 수상했는데 늦은 감이 없지 않다.
그동안 이런 저런 다른 문학상을 받느라 겨를이 없어 이제야 수상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이날 한 가지 아쉬운 대목은 축하공연에서 그 ‘흔해빠진’ 시낭송 하나가 없었다는 점이다.
시간을 많이 잡아먹는 것도 아닌데 시민들 앞에서 수상자 작품 하나 정도는 소개되어야 마땅하지 않았을까. 다른 수상자의 제자들이 보여준 공연은 물론 나쁘지 않았다.

무대 위에서 기합을 팍팍 넣어가며 박력 있는 몸동작을 보여준 태권도 공연도 문화의 외연 확장이란
의미에서 괜찮았고 합주와 합창은 공연에서 빠질 수 없는 프로그램이다. 그러나 국보1호를 새로 지정하자는 여론과 함께 국민의 절대다수가 ‘훈민정음’을 그 후보로 꼽았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되겠다.
다른 여러 이유가 있겠으나 무엇보다 훈민정음은 정신문화의 상징이기 때문이리라.
그 한글을 도구로 정신문화를 떠받드는 예술이 바로 문학이다. 문학의 홀대라고 보진 않으나,
거의 모든 예술의 바탕에는 문학이 있으며 ‘예술의 힘’은 문학에서 비롯됨을 알아주었으면 좋겠다.(권순진)

"https://www.youtube.com/embed/sA6Gi7EEyK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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