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연희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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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수필
2017.02.22 00:29

태극기도 촛불도 '나라 사랑'

조회 수 269 댓글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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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마음 한 구석에 구름이 잔뜩 낀 것 같다. 화사하게 피어난 이른 벚꽃을 보고도 한껏 웃으면 안 될 것 같은 기분이랄까. 트럼프 대통령의 거친 행보와 한국 정치의 향방에 대한 불안감이 우리 삶 속에 스며든 게 틀림없다.

얼마 전 멕시코 국경 근처에서 비즈니스 하고 있는 지인을 만났는데 '트럼프 노 굿'이란다. 멕시코 페소가 곤두박질치면서 국경 건너와 물건을 사가던 멕시칸 고객들의 발길이 뜸해지고 있다며, 생업에 직격탄이 날아들고 있단다.

한국과 중국에서 기계 소모품을 수입해 멕시코에 있는 각국 생산 업체에 판매하는 이웃이 있다. 트럼프 정권 들어선 후 통관이 빡빡해진 것 같다며, 예전과는 달리 몇백 달러짜리 제품을 며칠씩 잡아 두고 꼬치꼬치 묻기도 한단다. 납기 경쟁력에서 떨어지면 어쩌냐며 걱정이 늘어진다.

오래 전 먼 친척이 운영하던 한국마켓에서 어카운팅 일을 잠시 한 적이 있다. 멕시칸 종업원이 상당수를 차지했는데 한 종업원 지원자가 내민 소셜시큐리티 카드에 기가 막혔다. 사진은 제 얼굴인데 생년월일은 중학생 나이였기 때문이다. 이 소셜번호로 세금보고를 할 텐데 어떻게 되는 거냐고 한 직원한테 물었더니 피식 웃는다. 몇십 달러만 주면 이런 카드 쉽게 얻을 수 있단다. 힘겹게 번 돈으로 가족 만나러 국경 넘어 멕시코도 다녀온단다. '합법신분이 아닌데 어떻게?' 나의 큰 눈이 더 커질 뿐이었다. 멕시코 국경에 장벽을 쌓느니 어쩌니 하는 뉴스를 들으며 그때 생각에 마음이 짠해지곤 한다.

한국 소식도 만만찮다. 아니, 마음속 더 깊이 파고든다. 태평양 건너에서 바라보는 마음이라 더 불안한 걸까. 우리 가족이 미국 온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LA폭동이 일어났었다. 애리조나에 살던 난 TV로 폭동 장면을 접하고 너무 놀라 당시 LA 살던 오빠한테 전화해서 괜찮냐고 묻는데, 그만 엉엉 울어 버렸다. "우리 괜찮아, 나도 방금 TV 보고 알았어" 라는 말에 안도했지만, 사랑하는 사람이 사는 지역은 그 이름만으로도 가슴 철렁 내려앉는다는 것을 알았다. 지금 내 핏줄이 사는 한국이 그렇다.

최근 한 1.5세 미주시인이 '저도 진짜 한국 사람 맞습니다' 라는 제목으로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려놓은 글 일부를 옮겨본다. "오랫동안 제 정체성은 '코리안 아메리칸'이었습니다. 영어 이름으로 30년을 살았습니다. 하지만 본명인 한국 이름을 더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 정치의 아픈 현실을 보며 깨어났습니다." 그녀의 고백이 이민자의 심정인 것 같았다.

며칠 전 한 모임에서 돌아가며 한마디씩 하는 시간이 있었다. 한 분이 "아 요즘 트럼프와 박근혜 이야기 말고 뭐 있습니까." 한다. 그때 저쪽에서 "그 이야기만 빼고 하세요." 라는 말에 한바탕 웃음이 터졌다. 우리 각자의 생각은 촛불과 태극기만큼 다를 수 있을 것이다. 촛불의 생각과 태극기의 생각이 신문 지면 아래 위로 실리는 것을 보며 나는 희망을 본다. 어느 쪽이든 결국은 한국의 미래를 걱정하는 것, 그 한마음인 것 같다.



미주중앙일보 < 이 아침에> 2017.2.21

?
  • Chuck 2017.02.22 03:06

    시위 단상!


    미국의 작가이며 철학자인 로버트 퍼시그의 말을 빌리면 
    누군가 망상에 시달리면 정신 이상이라고 하고
    다수가 망상에 시달리면 종교라고 한다고 주장 합니다

    자신이 만든 이상한 잡신에 빠진 위정자 한사람 때문에 
    대한민국 국정이 엉망이 된지 두어달이 지났지만
    스스로 만든 감옥에 갇쳐서 정신을 못차리고 있기에
    아직도 혼란은 계속되고 국정도 민생도 도탄에 빠져있다 함니다

    서울의날씨가 몹시 춥다 함니다
    영하의 날씨가 계속되면서 찬바람까지 불어
    체감온도가 장난이 아니람니다


    하루속히 이 혼란에서 벗어나려면
    촛불 시위도 태극기 시위도 모두 멈추고 
    이제 할만큼 했으니 차분히 헌법 재판소의 판결을 기다리며 
    자신의 일상에 충실하는것이 바람직한 태도라 생각합니다


    "https://www.youtube.com/embed/ItWrkA0VXps?ecver=1

  • 오연희 2017.02.22 07:32
    최무열 선생님
    이국만리 살면서 내 나라로 향하는 눈과 귀
    우리가 알고 있는 진실과... 실제의 진실 차이는 알수가 없지만..
    사랑하기 때문이겠지요.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 때문이겠지요.
    우리의 일상에 충실하는 것....그렇지요.^^
  • 강창오 2017.02.22 05:38
    태극기나 촛불시위 표현 그자체는 나라사랑일찌라도 그것을 주도하는 사람들의 정치적 저의와 그 내용을 모르고 현혹되어 따라가는 대중이 문제가되는 것이다. you've made your bed, now lie in it. 모든것이 국민자신들의 선택에 달려있다. 외부의 누구도 어쩌지 못한다.
    아울러 우리는 평화시대에 오래 살다보니 survival for the fittest - 강한자만이 살아남는 이치를 잃어버린듯하다. 이것은 잊혀져있는듯 하지만 실상 더욱 깊숙히 박혀있다. 자유, 인권, 풍요가 너무 오랫동안 주어져 이것을 take for granted로 이용하는 풍조가 만연되어 건실한 국민들의 안전까지도 위협을 받기때문에 트럼프가 질서를 잡으려고 시도하는것이다. take for granted에 너무 오랫동안 맛들린 사람들이 여기에 거부감을 느껴 부닥치는것은 반사적 이치고. 역사는 돌고 도는법, 너무 흐트러지다보면 잡아야되는 법과 질서가 필요하되 그것을 해낼 지도자가 절실히 필요한것은 당연지사. 어느쪽으로 흐르든 한쪽은 다른한쪽을 누르고 살아남아야 하는법. 아니면 짓밣히기에.
  • 오연희 2017.02.22 07:40
    강창호 선생님... 흔적 반갑습니다!^^
    제 말은 한국에서 일어나는 태극기나 촛불시위 표현 자체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태평양 건너에서 바라보며 느끼는 의견의 다름에 대해서...
    내 나라를 향한 그 관심과 사랑에 대해서...생각해 본 것이구요.
    트럼프에 대해서는 지나치다는 생각이 듭니다...요.
  • Chuck 2017.02.22 09:15

    Ode to joy


    다른 길은 없다 / 류시화 


    인생의 의미를 볼 수 없다면 
    지금 여기. 이 순간, 삶의 현재 위치로 오기까지 
    많은 빗나간 길들을 걸어 왔음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오랜 세월 동안 
    자신의 영혼이 절벽에 올라 왔음도 알아야 한다.


    그 상처. 그 방황 . 그 두려움을 
    그 삶의 불모지를 잊지 말아야 한다. 
    그 지치고 피곤한 발걸음들이 없었다면 
    오늘날 이처럼 성장하지도 못했고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도 
    갖지 못했으리라. 
    그러므로 기억하라. 
    그 외의 다른 길은 있을 수 없었다는 것을. 

    자기 지나온 그 길이 
    자신에게는 유일한 길이었음을 
    우리들 여행자는 
    끝없는 삶의 길을 걸어간다. 
    인생의 진리를 깨달을 때까지 
    수많은 모퉁이를 돌아가야 한다 
    들리지 않는가. 
    지금도 그 진리는 분명하게 말하고 있다. 
    삶은 끝이 없으며 
    우리는 영원 불멸한 존재들이라고 


    "https://www.youtube.com/embed/6HHtsyXTYB8?ecver=1" 

  • Chuck 2017.02.22 09:28
    f1_20130513185708.jpg

    "https://www.youtube.com/embed/VBD-thfgX8o?ecver=1" 


  • 강창오 2017.02.22 20:53
    오선생님, 양해구합니다. 제가 고의적으로 지나치게 한 표현은 아닙니다.
    앞서 말씀 드렸듯이 다 아시다시피 역사는 계속 반복되지요.
    혹시나 오해하실까봐, 이건 누구에게도 가르치려는 설교가 아니라 제 개인의 관점입니다.
    인간의 삷이 중도를 걷게되면 이상적이지만 결국 어느 시점에 가서는 어느 한쪽으로 치우친다는
    말입니다. 희망적인것처럼 대중의 욕구가 정지하지 않읍니다.
    그래서 일단 발란스가 깨지기 시작하면 제 표현처럼 한쪽으로 지나치게 기울게 마련입니다.
    아무튼 트럼프가 다시 수습하여 가능한 중도의 길로 오래 이끌어주었으면 하는 바램이지요
  • 오연희 2017.02.23 07:25

    강창오 선생님 저...양해 구하지 않으셔도 됩니다..오해도 안하구요...아휴 그러시면 제가 미안해 지잖아요..
    서로의 관점을 이야기 하는 오픈된 마음..소통의 시작이 아닐까 싶어요. 그런 점에서 의견 주신 선생님 넘 감사해요. ^^
    근데 암만 봐도 트럼프는 노 굿이에요. ㅋㅋ 미국땅 먼저 점령한 텃새 톡톡히 한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합법이민자도 벌벌.. 긴장할 정도면 '중도' 물건너 간거 아닌가 싶네요.  :(

  • Chuck 2017.02.22 23:00

    Stay tune.



    To Whom It May Concern - in Korea (l)

    http://www.youtube.com/watch?v=f9jdvvkHjLc

     

    To Whom It May Concern - in Korea (ll)

    http://www.youtube.com/watch?v=hNumkJK9oWQ


    To Whom It May Concern - in Korea (lll)

    http://www.youtube.com/watch?v=kQK5Zts1_kQ

     

    To Whom It May Concern - in Korea (lV)

    http://www.youtube.com/watch?v=NTKOyUWRO7o

  • Chuck 2017.02.23 06:04

        MY  BEING IN OPINION !


    세상에서 제일 좋은 악기는 사람의 목소리 라고 합니다

    그리고 제일 좋은 향기를 내는것은 사람의 인품인것 같습니다

    반대로 세상에서 제일 나쁜악기도 사람의 목소리 에서 나오며
    가장 악취를 풍기는것도 황망한 인간에게서 나오는것 같습니다

    같은 말을 하더라도 어떻게 표현 하느냐에 따라 감동을 가져오고
    때론 온갖 음모를 뿌리며 갈등과 혼란을 만들며 문제를 일으킵니다

    남의 문제라고 함부로 말하고 상처를 주는 악플 보다는
    사랑을 담아 이해하며 용서하고 용기를 주는 선플이
    바람직한 악기가 되고 향기가 되어 살기좋은 세상 공동체를
    이끌어 나가는 선두가 되기를 희망을 가져 봅니다


    "https://www.youtube.com/embed/J4jdUhxOz0M?ecver=1" 

  • 오연희 2017.02.23 07:43
    좋은 악기 좋은 향기...어려워요.
    넘 조심하다보면 립서비스만 무성할 수 있고....
    그래도 애는 써봐야겠죠.^^
  • Chuck 2017.02.23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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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복-------------♪♬ 
    -----♪♬-----------사랑------------♪♬                                                                 
    ------♪♬----------건강 ----------♪♬ 
    --------♪♬----------------------♪♬ 
    ----------♪♬--방문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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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 시인님-------♪♬ 
    ---------------♪♬---♪♬ 
    -----------------♪♬---♪♬ 
    --------------------♪♬

    "https://www.youtube.com/embed/a1hPn6CKq7g?ecver=1"

  • 강창오 2017.02.23 19:37
    오선생님, 오픈된 마음의 소통.. 정말 좋읍니다. 이러한 시각이 절실하게 필요한때입니다.
    트럼프가 시작하자마자 많은 정책변화를 일으키니 아무래도 여기저기 삐꺽소리가 나겠지요
    시간이 흐르면서 안정되면 그때가서 판단이 나올거라고 생각합니다
  • 오연희 2017.02.24 01:51
    나와 다른 의견 수용..한쿡사람 좀 서툰것은 사실이죠 모.
    시간이 흐르면서 안정되는 날 ...판단...
    왠지 희망이 느껴지는 강선생님의 생각...
    틀속에 갖혀있지 않도록 일깨워 주시니 좋네요.^*^
  • Chuck 2017.02.24 00:45

                            음악의예술론 !            



    ♨ 음악 ♨

    ♣ 음악은 나의 생명이며, 나는 연주하기 위해서 살고 있다. <암스트롱(미국의 재즈 연주가)>


    ♣ 음악만은 세계어에서 번역할 필요가 없다. 

    거기서는 혼이 혼에게 호소한다. <아우에르바하(독일의 작가)>


    ♣ 음악은 형용사를 표현하지만, 

    명사는 표현하지 않는다. <한스리크(오스트리아의 음악학자)>


    ♣ 음악은 세계 공통어이다. <J.윌슨>


    ♣ 음악은 인류 공통의 언어이며, 

    시는 인류 공통의 즐거움과 기쁨이다. <롱펠로우(미국의 시인)>


    ♣ [음악이 천사의 언어]라 함은 지당한 표현이다. <칼라일(영국의 역사가)>


    ♣ 음악은 인간이 현재를 인식하는 유일한 영역이다. <스트라빈스키(미국의 작곡가)>


    ♣ 태반의 청중이 흥미를 갖는 것은 음악이 아니라 음악가이다. <로망 롤랑(프랑스의 작가)>


    ♣ 시를 읽음으로써 바른 마음이 일어나고, 예의를 지킴으로써 몸을 세우며, 

    음악을 들음으로써 인격을 완성하게 된다. <공자(孔子; 중국의 철학자)>


    ♣ 음악은 이따금 영혼의 활동을 자극하므로 계몽적이다. <J.케이지(미국의 작곡가)



    "https://www.youtube.com/embed/ZQ1vno_P6tQ?ecver=1" 


    https://www.youtube.com/embed/zN7jS1ocN8Q?ecver=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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