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오연희

해 바라기

posted Sep 29,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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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바라기/오연희

 시골집 뒷 마당에
노란치마 활짝펴고
햇님 향해 눈짓하던
해바라기 몇 그루

때글때글하게 영글은 얼굴
씨알 몇개 뽑아 깨물면
고소하고 부드러운 살 내음
햇님도 반했네

햇님과 해바라기 주고받는 눈길에
해 바라기 하고 있던
동네 개구장이들
벌겋게 익어 버렸네


*해-바라기: 양지쪽에서 볕을 쬐는일


01.jpg


해바라기/오연희


오늘 아침
파머스 마켙 꽃집 아저씨 얼굴
환하게 비추던
어릴적 시골집
노랑 해바라기를 보았네

아, 그런데 저건뭔가
발그레한 치마로 얼굴 뒤집어 쓴
주홍빛 해바라기
햇님은 원래 붉은 빛이었다고
항의하고 있었네

노랑 빨강 해바라기
한 아름 안고 오는 길
해보다 뜨거운 불길
내 가슴에 번져왔네

01.jpg



빨간 해바라기/오연희

부르다 부르다 터져버린
핏빛 가슴
그 눈물 알알이 박힌
빨간 해바라기
그리움 안은 채
투명한 화병에
여장을 풀었다

참았던 그리움
왈칵 쏟으니
흥건한 핏빛 연못
추억빛 선연해라

이른 아침
말간 연못에 비추인 얼굴
순수의 그 노란빛
일렁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