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오연희

인연의 코드

posted Sep 07,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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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의 코드

꽃가게하는 이웃집을 방문 하던 날
꽃 한아름 사 들고 갔다
쏟아져 들어오던 묘한 눈빛들
꽃도 나도 바보가 되었다
꽃집에 꽃을 사가다니
모자란 내 마음을 탓하며
며칠을 보냈다

수요 성가대 연습을 끝낸 늦은 시간
어둠 속에서 불쑥 나타난 그 이웃이
별것 아니라며
뭔가를 건네 주었다

편지와 앙징스런 촛대
"꽃을 많이 팔기는 했어도 받아보기는 처음"이라는 구절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이 기분 때문에 꽃을 선물하나 봅니다.
감사합니다.”
기쁨으로 가슴이 멍멍했다

“산다는 것은 때로 힘들게 느껴지지요
촛불을 켜고 남편과 와인을 한잔 마셔보세요
내 옆에 한 사람 있어 못난 내 얘기 들어 주면
산다는 것도 참을만하고 따뜻하게 느껴집니다”
촛대를 보낸 사연도 적혀 있었다

마음이 미치지 못해도 다가온 사랑
알 수 없는 인연의 코드 앞에
가만히 무릎을 꿇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