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연희의 문학서재






오늘:
5
어제:
6
전체:
1,292,135

이달의 작가

교회의 바자, 성경적인가?

2009.06.16 02:46

김동욱 조회 수:521 추천:117

성경에 보면 예수님께서 가끔씩 화를 내셨던 기록이 나온다. 책망을 하시기도 하셨고, 꾸짖기도 하셨고, 무화과 나무를 저주하기도 하셨다. 예수님께서 야단을 치셨던 기록을 보면 모두가 ‘말로’ 하신 경우였다. 책망하는 말씀을 하셨고, 꾸짖는 말씀을 하셨고, 저주하는 말씀을 하셨다. 예수님께서 행동으로 분노를 표출하셨던 경우는 꼭 한번, 성전에서 장사하는 사람들을 보셨을 때였다.

성경의 기록들을 살펴 보자.

예수께서 성전에 들어가사 성전 안에서 매매하는 모든 자를 내어 쫓으시며 돈 바꾸는 자들의 상과 비둘기 파는 자들의 의자를 둘러엎으시고 (마태복음 21장 12절)

예수께서 성전에 들어가사 성전 안에서 매매하는 자들을 내어 쫓으시며 돈 바꾸는 자들의 상과 비둘기 파는 자들의 의자를 둘러엎으시며 (마가복음 11장 15절)

성전에 들어가사 장사하는 자들을 내어 쫓으시며 (누가복음 19장 45절)

라고 기록되어 있다.

예수님께서 “돈 바꾸는 자들의 상” 과 “비둘기 파는 자들의 의자”를 둘러엎으셨다. 그리고 “장사하는 자들”을 내어 쫓으셨다. 화를 자주 내시지 않으셨던 예수님께서 말로 꾸짖거나 책망하거나 타이르시거나 저주하신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몸으로 상과 의자를 둘러 엎으셨고 장삿꾼들을 내어 쫓으셨다. 아주 화가 많이 나셨다는 이야기다. 우리가 화가 나면 어떻게 하나? 웬만한 일에는 말로 분노를 표출한다. 자녀들이 뭔가를 잘못했을 때에도 대개의 경우에 말로 야단을 친다. 상대가 누가 됐건 말이 아닌 행동으로 분노를 표출하는 경우는 화가 아주 심하게 났을 때이다.

많은 교회들에서 ‘바자’를 연다. 선교 기금 마련을 위한 바자도 있고, 장학 기금 마련을 위한 바자도 있고, 불우한 이웃을 돕기 위한 바자도 있다. 모두들 “선한 목적”으로 “좋은 목적”을 가지고 바자를 열어 왔다. 그리고 이런 “선한 목적”의, “좋은 목적”의 바자들을 많은 교회들이 관행적으로 통상적으로 별다른 거부 반응이 없이 해마다 되풀이하고 있다.

바자에서 취급하는 품목도 가지가지다. 의류 등 생활 용품을 판매하는 경우도 있고, 집에서 먹는 식품을 판매하는 경우도 있다. 바자 용품을 조달하는 방법도 다양하다. 교인들로부터 무상으로 제공받는 경우도 있고, 크리스찬 기업들로부터 무상으로 또는 염가로 제공받는 경우도 있다. 교회의 바자에서 판매되는 물건들의 값은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물건들의 값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저렴한 게 보통이다. 하지만 모든 경우에 다 그런 것은 아니다. 기금에 보탬이 되어야 한다고 오히려 시중에서 판매되는 것보다 더 비싼 값으로 판매가 되는 경우도 더러는 있다.

바자에서 어떤 물건을 판매하는지, 시중 가격에 비하여 비싸게 파는지 싸게 파는지 그런 것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 내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은 단 한 가지, “좋은 목적”을 위해서라면, “선한 목적”을 위해서라면 “바자”라고 이름 붙여진 매매행위를 교회에서 해도 괜찮느냐는 것이다. 그와 같은 매매 행위는, 예수님께서 말도 아니고 행동으로 분노를 표출하셨던, 그 매매 행위에 해당이 되지 않느냐는 것이다.

마태 복음 21장 12절은 “성전 안에서 매매하는 모든 자를 내어 쫓으시며”라고 되어 있다. 어떤 물건을 매매했건, 어떠한 목적으로 매매를 했건 상관치 않으시고 “성전 안에서 매매하는 모든 자”를 내어 쫓으셨다고 기록되어 있다.

성경에 자세한 기록이 나와있지는 않지만, 성전 안에서 매매 행위를 했던 사람들 중에는 사리 사욕에 눈이 멀었던 사람들도 있었을 것이고, 경제적인 형편이 어려워 생존을 위하여 어쩔 수 없이 장사를 했던 사람도 있었을 것이고, 뭔지는 모르지만 좋은 목적을 위하여 선한 목적을 위하여 장사를 했던 사람들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그런 사정을 전혀 고려치 않으셨다. 물어 보지도 않으셨고, 알려고도 하지 않으셨다. 어떤 이유가 됐건, 어떤 목적이 됐건 성전 안에서의 매매 행위는 결코 용납할 수 없다는, 성전 안에서의 매매 행위는 절대로 있어서는 안된다는 단호한 의지의 표현이셨다고 생각된다.

그렇다면 답은 자명해진다. 아무리 좋은 목적을 가진 것이라 하더라도 교회에서의 여하한 매매 행위도 허용해서는 안된다는 이야기다. 교회에서 행해지는 바자 뿐만 아니라 찬양 집회 후에 행해지는 “찬양 사역 후원을 위한” 테잎과 CD의 판매도 마찬가지로 허용돼서는 안된다. 간증 집회 후의 간증집의 판매도 허용되어서는 안된다. 교회 밖에서 행해지는 무슨 무슨 “기금 모금을 위한 골프 대회”도 그것이 교회의 이름으로 행해진다면 교회 안에서 이루어지는 바자와 다를 바가 없다고 생각한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새홈을 열며 [13] 오연희 2005.01.22 8434
3027 사랑한다. 올캐 대단하다,올캐, 또한 고맙다. 이부자 2009.07.10 775
3026 7월의 인사 오연희 2009.07.08 549
3025 실버보이님... file 오연희 2009.06.25 392
3024 우연과 필연 file 오연희 2009.06.25 360
3023 소풍날은 비오는 날 김동욱 2009.06.19 560
3022 공감! 공감! file 오연희 2009.06.17 387
3021 뒷 태 file 오연희 2009.06.17 463
3020 자살을 미화해서는 안돼! file 김동욱 2009.06.17 385
» 교회의 바자, 성경적인가? 김동욱 2009.06.16 521
3018 오랜 그리움처럼 file 장정자 2009.06.16 459
3017 부끄러워요 file 오연희 2009.06.15 377
3016 변치않는 file 오연희 2009.06.15 697
3015 못 자국 만지며 file 오연희 2009.06.15 491
3014 맨살나무 숲에서 file 오연희 2009.06.15 353
3013 따뜻한 사람 금벼리 2009.06.12 386
3012 해바라기 큰언니 2009.06.09 373
3011 밝은 웃음 찾아 조옥동 2009.06.07 419
3010 궁금궁금 정국희 2009.06.06 360
3009 노전대통령 죽음에 대한 정호승시인의 글 오연희 2009.06.03 572
3008 환해지는 이야기 file 오연희 2009.06.03 3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