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천(乾川)
2006.12.17 09:53
건천乾川
말라버린 물을 보았다
말라서 돌처럼 굳어버린 물을 보았다
굳어가는 제 힘을 견디다 못해
살갗마다 갈갈이 터진 흉터를 보았다
물은
한 때
냇가를 가득 채우며 흐르던 일을 기억했을 거다
제 길을 온 몸에다 새겨 넣었을 거다
그 기억의 힘으로
물은
자신이 흐르던 그 곳에 온전히 남기를 결심했고
구름이 되기를 거부했을 것이다
물의 지독한 고집이
건천 바닥에 딱딱하게 붙어있었다
손에 힘을 주자 흙이 가루가 되어 흘러내렸다
손가락 사이로 물 보다 더 부드럽게 흘러내렸다
말라버린 물을 보았다
말라서 돌처럼 굳어버린 물을 보았다
굳어가는 제 힘을 견디다 못해
살갗마다 갈갈이 터진 흉터를 보았다
물은
한 때
냇가를 가득 채우며 흐르던 일을 기억했을 거다
제 길을 온 몸에다 새겨 넣었을 거다
그 기억의 힘으로
물은
자신이 흐르던 그 곳에 온전히 남기를 결심했고
구름이 되기를 거부했을 것이다
물의 지독한 고집이
건천 바닥에 딱딱하게 붙어있었다
손에 힘을 주자 흙이 가루가 되어 흘러내렸다
손가락 사이로 물 보다 더 부드럽게 흘러내렸다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242 | 뿌리 | 이윤홍 | 2007.02.03 | 122 |
241 | 물 | 이윤홍 | 2007.02.02 | 124 |
240 | 이브 -이브 4- | 이윤홍 | 2006.09.19 | 126 |
239 | 더 낡아지게 하소서 | 이윤홍 | 2007.02.02 | 126 |
238 | 발자국 | 이윤홍 | 2007.02.02 | 126 |
237 | 마켓주인, 떨다 | 이윤홍 | 2006.12.17 | 130 |
236 | 레몬 | 이윤홍 | 2007.02.02 | 130 |
235 | 베드로 | 이윤홍 | 2007.02.02 | 133 |
234 | 조기해체 | 이윤홍 | 2007.02.03 | 134 |
233 | 눈물 | 이윤홍 | 2007.02.02 | 137 |
» | 건천(乾川) | 이윤홍 | 2006.12.17 | 138 |
231 | 눈 | 이윤홍 | 2007.02.02 | 141 |
230 | 무슨 마음에 속해있는 것일까 | 이윤홍 | 2007.02.02 | 141 |
229 | 싹 | 이윤홍 | 2007.02.03 | 141 |
228 | 시월 | 이윤홍 | 2007.02.03 | 142 |
227 | 능금 -이브 2- | 이윤홍 | 2006.09.19 | 143 |
226 | 도둑 | 이윤홍 | 2007.02.02 | 143 |
225 | 죽어도 죽지 않으려고 | 이윤홍 | 2007.02.03 | 143 |
224 | 죽어도 죽지 않으려고 | 이윤홍 | 2006.10.12 | 146 |
223 | 물소리 | 이윤홍 | 2007.02.02 | 14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