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시인이었다면
2008.05.05 00:41
매일같이 눈물의 시를 썼을 것이다
사내들만 주루룩 낳다가 맨 꼴찌로 태어난
여자아이
어느날 천혜의 공포가
모래알갱이 몰고와서
삽시간에 폭풍우 휘몰아 쳐 오더니
여자에게
생명보다 귀중하다는 얼굴이
만신창이 되어 뒤뚱거리는 모습을
먼발치에서 지켜봐야 했던,
몰래 혼자 눈물 닦으며
그리 서러워 울던 아이를
어찌할 줄 몰라 그냥 몰래 울었을,
그것을
시로 풀어 냈으면
유명한 시인이 됐을텐데
나이가 차도
그 흔한 사랑한번
제대로 못하고 가슴알이
하얀밤 지새울 때도
한숨만 흘려 보냈을
그냥 그냥 함께 우는 것만으로
누가 됐든지 아무에게나 덥썩 손을 내밀고
우리 아이 맡아달라던
아비없어 고생만 했다고
내 죽어 없어도 잘 살기를
평생 가슴모아 울던 엄마가
시인이었으면
지금쯤
유명한 시인이 되었을텐데
인생의 참혹한 소용돌이 휘돌아 가는 길 위에서
모래같은 작은 흠집 하나
누구에게나 있는 것이
늘
그림자 드리우고 서 있는
숨바꼭질 같은 걸
엄마가 시인이었으면
눈물의 시를 매일 썼을 것이다.
장 정자
사내들만 주루룩 낳다가 맨 꼴찌로 태어난
여자아이
어느날 천혜의 공포가
모래알갱이 몰고와서
삽시간에 폭풍우 휘몰아 쳐 오더니
여자에게
생명보다 귀중하다는 얼굴이
만신창이 되어 뒤뚱거리는 모습을
먼발치에서 지켜봐야 했던,
몰래 혼자 눈물 닦으며
그리 서러워 울던 아이를
어찌할 줄 몰라 그냥 몰래 울었을,
그것을
시로 풀어 냈으면
유명한 시인이 됐을텐데
나이가 차도
그 흔한 사랑한번
제대로 못하고 가슴알이
하얀밤 지새울 때도
한숨만 흘려 보냈을
그냥 그냥 함께 우는 것만으로
누가 됐든지 아무에게나 덥썩 손을 내밀고
우리 아이 맡아달라던
아비없어 고생만 했다고
내 죽어 없어도 잘 살기를
평생 가슴모아 울던 엄마가
시인이었으면
지금쯤
유명한 시인이 되었을텐데
인생의 참혹한 소용돌이 휘돌아 가는 길 위에서
모래같은 작은 흠집 하나
누구에게나 있는 것이
늘
그림자 드리우고 서 있는
숨바꼭질 같은 걸
엄마가 시인이었으면
눈물의 시를 매일 썼을 것이다.
장 정자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66 | 패자 부활전 | 장정자 | 2008.08.16 | 408 |
65 | 가장 가까운 것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 장정자 | 2008.08.12 | 463 |
64 | 노을 | 장정자 | 2008.08.12 | 385 |
63 | 외로운 꽃 앞에서 | 장정자 | 2008.08.12 | 403 |
62 | 이래저래 한 세상 살아가다 보면 | 장정자 | 2008.08.06 | 431 |
61 | 무화과 나무 | 장정자 | 2008.08.06 | 454 |
60 | 다시 부르는 노래 | 장정자 | 2008.07.16 | 428 |
59 | 내 생애 가장 아름다웠던 하루 | 장정자 | 2008.07.15 | 421 |
58 | 산다는 것은 | 장정자 | 2008.07.12 | 383 |
57 | 손녀와 참새 | 장정자 | 2008.06.21 | 464 |
56 | 빛의 찬가 | 장정자 | 2008.06.20 | 376 |
55 | 어머! 이런 일이 | 장정자 | 2008.06.18 | 306 |
54 | 떠나지 않는 미열같이 | 장정자 | 2008.06.17 | 307 |
53 | 눈물로 쓴 편지 | 장정자 | 2008.06.02 | 331 |
52 | 그럼, 나는? | 장정자 | 2008.05.23 | 409 |
51 | 아! 우리 며느리 | 장정자 | 2008.05.20 | 657 |
50 | 시린 5월 | 장정자 | 2008.05.16 | 366 |
49 | 어느 곡예사의 옹이 | 장정자 | 2008.05.05 | 347 |
48 | 천원 애가 | 장정자 | 2008.05.05 | 359 |
» | 엄마가 시인이었다면 | 장정자 | 2008.05.05 | 36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