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2007.02.03 01:39

이윤홍 조회 수:159 추천:14

           소리





          차에 받혀 우지끈- 허리꺾는 소리는
          언젠가 호피인디언의 산에서 들은 소리와는
          얼마나 다른가
          삼일의 야영을 끝내고 바람의 산등성일 지나갈 무렵
          우리는 들었던 것인데
          계곡 위 울울창창 숲에서 쿵-하는 소리가
          산을 흔들고 우리를 흔들었던 것인데
          그 울림이 얼마나 크고 깊던지
          그 울림이 얼마나 깊고 부드러웠던지
          한 순간 우리는 가슴 깊이 떨리는 저릿한 느낌을
          받았던 것이다

          환하게 드러난 햇살길의 눈부신, 눈부신 숲속에
          길게 누워있는 거목의 장엄 또한 그러하여
          차마 그곳을 떠나지 못했던 것인데
          밤새도록 산 전체를 감아도는 저 긴- 긴- 여운에
          우리는 그만 두 귀 모두 산속에 놓아두고 돌아왔던 것이다

          천년도 더 서 있었을 나무가
          어느 날 제 스스로 벼락치듯 천둥치듯 드러눕는 소리는
          후진하던 콘테이너에 받히는 소리와는 사뭇 다르다
           오늘 한 낮 소리엔 가시가 돋아있다 피가 배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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