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의 향기
2018.11.04 22:43
계절의 향기
정용진 시인
봄은
햇살을 따라 찾아오고
가을은
바람을 타고 흘러온다.
들풀들이
꽃다발을 들고
환호하는 봄길
한겨울 얼었던 시내가
걸음마를 시작하며
응어리를 시작하고
산새들도 덩달아
자작곡으로 합창을 한다.
소슬한 바람결에
손을 흔들던 나뭇잎들도
간밤내린 찬 서리로
주홍으로 물들고
단풍잎 사이로
수줍게 얼굴을 내미는
성숙한 과일들의
짙은 향기
창밖에는
솜털같이 부드럽던
봄 햇살이
어느새
가을불볕으로
영글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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