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산의 운무(黃山 雲霧)
2018.11.20 01:59
황산의 운무(黃山 雲霧)
秀峯 鄭用眞
산은 돌기둥으로 서서
하늘을 찌르고
물은 천만 길 계곡을
살 가듯 빠르게 가는구나.
청산이야
천추만세를 초연히 서 있으련만
한번가면 다시 못 올 물은
어이하여 뒤도 돌아봄 없이
주야사시장철
저리 빨리 떠나가는가.
산이 좋아 산을 오르는 내 마음을
조금이나마 헤아린다면
산을 버리고 떠나가는
발길이 저리도 매정하랴.
가슴 깊숙이 숨긴 신비를
보여줄 듯 말 듯 운무(雲霧)는
우유 빛 커튼을 드리우고
내 연심(戀心)을 가없이 달구네.
한해면 삼백 여일이
운무에 쌓인다는 황산아
내가 너를 찾아옴을 알고
오늘도 태연히 서서
청수(淸秀)한 자태를 보여주니
고맙고 고맙다.
내가 죽은 후에는 백운이 되어
너를 찾으리니
부디 떠나가지 말고
나를 기다리고 천추만세 게 서있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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