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비/정용진 시인
2016.12.19 09:09
굴비
정용진 시인
굴비는
그물에 걸린 죄로
줄줄이 묶여서
화형을 당하고
식탁에 오른다.
세상이 험하다보니
머리가 좋다는 인간들이
탐욕에 눈이 멀어
몰래 주고, 몰래 받고
마침내는
자루가 터져
굴비처럼 줄줄이 엮여
감옥행이다.
주고도 안준 척
받고도 안 받은 척
모르쇠 일관이다.
오늘 아침
뉴스에도
줄줄이 사슬에 묶인
굴비의 행렬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선다.
대가성은 없었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
네 인생 대대로 그렇게 살아라.
이 고얀 망자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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