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새해의 다짐 <새날의 지성>

2017-01-07 ()/ 한국일보 정용진 시인

 

새해가 되면 지난 한해의 잘못을 반성하고 새해의 계획을 세운다. 그러나 너무 거창한 계획을 세우다 보면 실행에 옮길 수가 없어서 작심삼일의 공약(空約)으로 끝나기가 쉽다.

 

중국 양나라 탕왕은 세수 대야에 일일신(日日新)’이라 써넣고 매일 아침 세수를 할 때마다 오늘도 새날이다, 새날이다 를 반복하며 자신을 다독였다는 고사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요순 임금의 반열에 오르는 영광을 얻었다.

 

해마다 세모가 되면 나는 존경하는 철학교수이셨던 안병욱 선생님께 카드를 올렸고, 선생님께서는 남을 대할 때에는 봄바람처럼 훈훈하게 대하라고 여춘풍(如春風)이나 마음을 맑게 씻고 혼을 정결하게 하라고 세심정혼(洗心精魂)을 써 보내주셨다.

 

서재에 걸려있는 선생님의 친필이요, 제갈량의 삶의 철학인 날이 맑으면 들에 나가 밭을 갈고 날이 흐리면 서재에 들어 책을 읽는다는 청경우독(晴耕雨讀)을 나의 인생 경전으로 음미하면서 아름다운 추억으로 삼고 있다.

 

사람들이 처음에는 크게 계획을 세우나 지속적으로 가지 못하고 중도에 멈추니 이를 용두사미(龍頭蛇尾)라 이른다. 사람은 실력을 갖춘 지성인과 능력을 구비한 기능인과 저력을 겸비한 노력인 이라야 세상에서 승리할 수 있다.

 

새해에 국가에 필요한 것은 국태민안(國泰民安)이요, 가정에 필요한 것은 가화 만사성(家和萬事成) 이다.

 

요즈음 우리 고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최순실의 국정농단 사건으로 송구영신이 아닌 송박영신(送朴迎新)이라는 말이 나왔다. 어쩌다 나라가 이 꼴이 되었는지 모르겠다. 한심한 두 여인의 농간에 국가와 국민들이 농락당하는 슬픈 지경에 이르렀다.

 

안병욱 선생님께서는 집안이 잘되려면 삼성(三聲)이 들려야 한다고 하셨다. 아이 우는 소리와 글 읽는 소리와 일하는 소리가 바로 그것이다.

 

아이 우는 소리가 안 들리면 대가 끈긴 집안이요, 글 읽는 소리가 없으면 미래가 깜깜한 집안이요, 일하는 소리가 안 들리면 가난이 둘러친 망조의 집안이다.

 

국태민안(國泰民安)과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은 국가가 바로 서는 길이요 가정이 행복한 길이다. 고국은 지금 국태민안과는 거리가 멀다. 나를 위해서는 국고를 허비한 일이 없다고 큰 소리를 치면서 자신과 협잡한 여인과 그 가족들이 수천억 원의 치부를 누린 데 대해 어떻게 책임을 질 것인가에 대하여서는 묵묵부답이다.

 

이런 와중에서도 박 사모 운운하며 피켓을 들고 다니는 자들은 과연 어느 나라 백성들인가 묻고 싶다.

 

우리 민족에게는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로서의 무거운 짐이 지워져 있고 먹을 것이 없어서 굶어 죽어가는 북한 동족들이 있다. 세월을 낭비해서는 안 된다.

 

2017년 새날이 밝았다. 조국 통일의 과업은 우리 민족 모두에게 주어진 하늘의 명령임을 분명히 깨달아야 한다.

 

<정용진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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