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봉 잠언(秀峯箴言)

2011.02.05 01:16

정용진 조회 수:819 추천:259

<수봉 잠언>

“요지음 국내외에서 잘 알려진 문우들의 부음이 계속 들린다.
참으로 애석하고 마음 아픈 일이다. 남은세월을 아끼자.”

“오는 자는 막지 말고 가는 자는 잡지 말라.
업(業)으로 정해진 것은 인간의 힘으로는 능히 벗어날 수가 없다.  <불경>

떠나는 연습       정용진

온자가 가지 않은 자가 어디 있으며
간자가
다시 오고 싶은 마음을 어이 가누랴.
인생은 광음(光陰)과 같은 나그네
내 나이 70을 넘으니 덤으로 사는 심정이다.
이제는 모든 것에 극진한 미련이 없다.

먼 거리 여행을 떠나려니
마음에 걸리는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문단속은 제대로 하였나.
전열기에 불은 잘 껐나.
나의 수도경비 사령관인
백구, 황구의 밥은 충분한 가
비단잉어와 거북이들은 당분간
물이끼나 먹고 살아라.
산 것들은 배를 골치 말아야지

천여그루의 과일나무들은
자동 물시설이 잘 작동하는지
여러 곳에 마음이 쓰인다.
모두가 공수래 공수거로 떠나는 몸
불자가 아니고
수녀가 아닌 다음에야
무소유가 너무나 어렵구나.
그러나 떠나갈 때는 미련 없이
모두 버리고 떠나가리라
너에게 지상에서 오직 한번 베풀어진 삶을
하루를 천년같이
천년을 하루같이
성실하게 살아라.

아름다운 이세상이여.
사랑하는 사람들이여!

죽음예찬      정용진

죽음은 얼마나 아름다운 가

“나는 선한 싸움을 싸우고 나의 달려갈 길을 마치고 믿음을 지켰으니.
이제 후로는 나를 위하여 의의 면류관이 예비되었으므로 주 곧 의로우신
재판장이 그 날에 내개주실 것이며 내게만이 아니라 주의 나타나심을
사모하는 모든 자에게도니라.  <사도바울>
                                            
왕이 되어서 영원히 죽지안니하다면
어느 누가 다음 왕이 되며
걸인으로 태어나서
일생 걸인 행세만 한다면
이 세상은 얼마나 불공평한 가
아름다운 죽음에 조시는 얼마나 고귀하며
참다운 마침에 애도가는 애타게 가슴을 울리네.

아무리 잘났다는 자
이세상의 큰 부자들도 예외 없이
빈손으로 와서 빈손으로 가는 세상
얼마나 공평하며 공정하며 정의로운가.
아. 아. 진정 고귀하고 아름다운 죽음이여!

사랑하는 그대들이여!
지상에 사는 동안 이웃에 베풀며 아름답게 살아가거라.
인생은 결코 영원하지 않다.
밖에 나가면 외화내허(外華內虛)의 빈 수레소리가 요란하다.
먼 후일 후세들에게 길이길이 기억되려거든
너에게 주워진 오늘을 열심히 살아거라.

인간은 관 뚝겅이 덮인 후에야 평가되는 것.
아름다운 죽음을 맞이한 사람이
하나님의 크신 사랑을 가장 많이 받은 사람이다.
만인이 애통해하는 죽음은 아름다운 하나의 예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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