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사랑/정용진 시인

2016.10.21 21:59

정용진 조회 수:173

인간과 사랑

                                  정용진 시인

 

사랑은 인간 삶의 아름다운 활력소다. 만물의 영장인 인간이나 육적인 삶에 치중하는 동물의 세계 속에서도 자기를 사랑하는 짝을 찾아 열정을 올리는 모습은 삶 그 자체의 진정한 모습이기 때문이다.

내가 사람의 방언과 천사의 말을 할지라도 사랑이 없으면 소리 나는 구리와 울리는 꽹과리가 되고 내가 예언하는 능력이 있어 모든 비밀과 모든 지식을 알고 또 산을 옮길 만한 모든 믿음이 있을지라도 사랑이 없으면 내가 아무 것도 아니요

내가 내게 있는 모든 것으로 구제하고 또 내 몸을 불사르게 내줄지라도 사랑이 없으면 내게 아무 유익이 없느니라 사랑은 오래 참고 사랑은 온유하며 시기하지 아니하며 사랑은 자랑하지 아니하며 교만하지 아니하며 무례히 행하지 아니하며 자기의 유익을 구하지 아니하며 성내지 아니하며 악한 것을 생각하지 아니하며 불의를 기뻐하지 아니하며 진리와 함께 기뻐하고 모든 것을 참으며 모든 것을 믿으며 모든 것을 바라며 모든 것을 견디느니라

사랑은 언제까지나 떨어지지 아니하되 예언도 폐하고 방언도 그치고 지식도 폐하리라

우리는 부분적으로 알고 부분적으로 예언하니 온전한 것이 올 때에는 부분적으로 하던 것이 폐하리라 내가 어렸을 때에는 말하는 것이 어린 아이와 같고 깨닫는 것이 어린 아이와 같고 생각하는 것이 어린 아이와 같다가 장성한 사람이 되어서는 어린 아이의 일을 버렸노라 우리가 지금은 거울로 보는 것 같이 희미하나 그 때에는 얼굴과 얼굴을 대하여 볼 것이요 지금은 내가 부분적으로 아나 그 때에는 주께서 나를 아신 것 같이 내가 온전히 알리라

그런즉 믿음, 소망, 사랑, 이 세 가지는 항상 있을 것인데 그 중의 제일은 사랑이라.‘(고린도 전서. 13)고 기록하고 있다. 이 구절은 세상의 어느 표현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사랑의 핵심적 표현의 언어의 절창이다.

고대 희랍인들은 사랑을 아가페(Agape), 에로스(Eros), 필리아( Phile)로 분류하였다.

아가페는 절대자인 신과 피조물인 인간과의 종적인 신앙적 연결을 의미한다. 하나님과 인간의 진정한 관계가 바로 이것이다. 기도가 믿는 자의 숨결이란 뜻 또한 바로 이것이다.

또 에로스는 남녀 간에 오가는 수평적이며 이성적 사랑을 말하며, 이는 뜨거운 열정이 따른다. 그리고 마침내 이로 인하여 사랑하는 남녀가 짝을 이뤄 가정을 탄생 시키고 자녀를 낳아 인류의 역사를 이어가는 원동력을 이룬다.

그리고 필리아는 수평적이면서 의리와 신뢰로 다져진 우정을 뜻한다, 우리의 선조들이 친구를 죽마고우(竹馬故友)라고 하여 귀히 여겼고, 신라의 화랑도(花郞徒)에서도 친구지간의 우정을 소중하게 기려 붕우유신(朋友有信)을 강조하였으며, 친구사이의 신의를 역설 하였다.

역사적으로 이름다운 우정으로는 동양에서는 춘추전국시대(春秋全國時代) ()나라의 관이오(管夷吾:管仲)와 포숙아(鮑叔牙:鮑叔)의 남달리 두터웠던 우정을 관포지교(管鮑之交) 또는 금란지교(金蘭之交)로 기리고, 구라파에서는 괴테와 실러의 애틋한 우정이 인류역사의 귀한 본보기로 전해진다.

사랑은 내리 사랑이라 하여 부모가 자식을 끔찍하게 사랑하는 무조건적 사랑과. 올려 사랑으로 부모를 향한 순종과 보호, 스승을 향한 존경심, 그리고 사회와 이웃을 향한 봉사정신을 으뜸으로 내세운다.

`논어`에서 공자의 사상 가운데 가장 중요한 핵심개념은 `()`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

은 공자의 철학을 `인의 철학`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따라서 공자가 창시한 유교의 기본 정

신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의 개념을 잘 살펴보아야 한다.

`()`이라는 글자는 `두 사람이 모여서 합성어로 이루어진 글자다. 따라서 둘 이상의사람

관계에서부터 ``이라는 개념이 출발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보통 우리가 `사람이 어질다.`

또는 `어진 사람`이라고 말할 때, 여기에는 이미 한 사람이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갖게 되

는 덕목이 포함되어 있다. 제자인 번지(樊遲)가 인에 대해 스승에게 물었을 때 공자는 한마

디로 `타인을 사랑하는 것 즉 애인(愛人)`이라고 대답해 주었다. , 인이란 타인에 대한 사

랑의 정신이다. 자기 몸이나 자기 욕망만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이외의 다

른 사람들에 대해서도 배려할 수 있는 여유 있는 마음 자세를 갖는 것이 바로 인의 근본 정

신이다. 따라서 인의 정신이란 막연한 어떤 관념이 아니라, 자기와 타인의 구체적인 관계에

서 출발하는 것이다.

`논어`에는 자기와 타인의 관계를 통해 인의 정신을 설명한 구절이 많이 나온다. 예를 들어

자신이 바라지 않는 것은 남에게도 바리지 말아야 한다.(己所不欲 勿施於人), 어진 사람은

자기가 서고자 할 때에는 남부터 세워 주고, 자기가 이루고자 할 때에는 남부터 이루게 한

.(仁者 己欲立而立人 己欲達而達人)라는 구절이 대표적이다. 결국 인이란 이기적인 마음을

넘어서서 자기와 더불어 살고 있는 타인에 대한 존중과 배려에서 피어나는 협동의 정신인

것이다. 인간의 삶이란 크게 보면 넓은 사회적 관계에서 고려될 수 있는 것이지만, 모든 사

회관계의 출발점은 바로 `나와 너`또는 `자기와 타인`이라는 가장 기초적인 단위에서 비롯된

다고 말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인간관계의 가장 기초적인 출발점에서의 마음의 자세가

결국은 한 사람의 사회적 관계를 결정한다고 할 수 있다.

또한 불교에서는 사랑의 표현으로 자비를 내세우는데 자비(慈悲)란 사랑과 연민을 뜻한다. ()는 사랑이고, ()는 연민을 의미한다. ()는 일체중생을 내 몸보다 더 깊게 사랑하는 것을 말하고, ()는 일체중생이 모두가 예외 없이 고통을 당하는데 그걸 안타깝게 생각하는 마음이다. 사랑은 어느 종교나 도덕적 차원에서도 최상의 자리를 차지하는 덕목이다.

인류 사회에서 가정이나 사회나 국가에 있어서도 사랑이 고갈되어가기 때문에 불행이 시작된다. 윤기 나고 아름다운 삶을 유지하기 위하여 너와 나는 가정과 사회와 국가 그리고 세계를 향하여 폭넓을 사랑의 정신을 펼치는 것이 중요하다. 분명 사랑은 인류를 행복하게 이끌어가는 소중한 윤활유다. 사랑이 없으면 인간은 결국 동물의 차원으로 전락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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