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오와 글 사랑*을 열며

2017.01.22 21:53

채영선 조회 수:29

아이오와 글 사랑을 열며

존경하는 H교수님은 말씀하셨습니다. 혼자 외따로 지내고 있으니 이제부터 한 사람이라도 가르쳐보라는 것입니다. 이렇게 깜짝 놀라기 잘하고, 누가 뭐라면 후다닥 도망가 버리고 싶은 새 가슴으로 누구를 가르치며, 누가 부족한 제게 배우려할까요, 속으로만 묻어둔 생각입니다.

 

그리고 몇 년이 지났을까요. 작년 말부터 소그룹을 만들어 보겠다는 분이 계셨습니다. 이곳 아이오와시티의 특성으로 볼 때 이곳이야말로 문학의 본 고장이며, 이곳에는 문학을 사모하는 이들이 곳곳에 숨어계실 것이 분명합니다.

 

새해부터 언제든지 모일 수 있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부족한 저를 믿어주시고 함께 배우며 문학의 길을 같이 걸어가겠다는 것입니다. 다행히도 한국으로 몇 년간 문학 연수를 다녀온 경험과 그 동안 준비해둔 서적들이 길잡이가 되어줄 수 있을 것 같기에 시작하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30여 년 다른 영역에서 살아오다가 문학을 만난 그 기쁨과 첫 사랑을 생각하면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함께 나누고 싶은 생각입니다. 전혀 문외한이었던 사람에게 미지의 세계에 대한 호기심내지 불안감은 겪어보지 못한 사람은 이해가 되지 않을 것입니다.

 

주위에 동지도 없는 상태에서 무작정 나선 문학의 길에서 누구와도 나눌 수 없던 속앓이를 조금이라도 덜어줄 수 있다는 이 행복을 무엇으로 바꿀 수 있을까요. 한국과 미국의 모임에서 여러 방면으로 두루 보고 느낀 점도 함께 나누며 아직 작은 소규모의 그룹이지만  다시 첫사랑을 만들어 볼 생각입니다.

 

주립대학 도시인지라 구성원의 열정과 기본도 만만치 않은 수준임을 보고 하나님의 놀라우신 은총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심어놓으면 자라는 나무처럼 조금씩 자라다보면 언젠가 뿌리 깊은 나무가 될 수 있겠지요. 하나님의 도우심과 은혜 안에서 말입니다.  감사합니다...

2017123일 소담 채영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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