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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놀은


동아줄 김태수 


햇살의 칼질 따라 잘려 인 핏빛 구름

드러난 희끗 껍질 바람이 다듬는다

싱싱히 붉어진 속살 수평선에 울리고

 

해안선 눕혀놓고 회 뜨기 바쁜 저녁

날생선 눈 부릅떠 주방을 노려보고

뻣뻣한 지느러미에 엄마 칼질 무디다

 

미혼에 혼혈 자식 낳 기른 엄마 손길

기득의 지느러미 도리다 상처 나도

피 멍울 웃음꽃 피워 덧난 속병 키우고

 

수술을 앞둔 엄마 사위는 내색 않고

칼 받는 바다 되어 내 가슴 저미는데

해 품은 구름 하늘의 눈시울이 참 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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