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5.15 15:43
연 어
소담 채영선
지하철이 교차하는 역엔 늘
밀려오는 사람들의 물결
무엇이든 넘어뜨릴 위세지
애를 써도 옮길 수 없는 발걸음
몸을 빼낼 수가 없다
저 쪽으로 가야 하는데
왜 그리 밀려가야 하는가
기를 쓰고 앞질러 가는 사람들
이 악물고 거슬러 가다가
힘들고 지쳐 끝내
물결 따라 떠내려 갈 수 밖에
거슬러 올라가려면 버려야할 것이 많아
쓸 데 없는 이기심이나 자존심
오해나 비웃음도 견뎌야하고
물살이 거친 계곡에선
지느러미가 찢어지도록 튀어 올라야한다
붉은 멍이 터져
온 몸에 상처가 나기까지
숨이 다하기 전에 다다를 수 있다면
그곳이 고향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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