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교

사랑이 어떻게 오는지..

나는 잊었다.

 

노동과 휴식을 바느질하듯 촘촘이 이어붙인 24시간을,

내게 남겨진 하루하루를 건조한 직설법으로 살며

꿈꾸는 자의 은유를 사치라 여겼다.

 

고목에 매달린 늙은 매미의 마지막 울음도

생활에 바쁜 귀는 쓸어담지 못했다.

 

여름이 가도록 무심코 눈에 밟힌 신록이

얼마나 시리도록 청청한지, 눈을 뜨고도 나는 보지 못했다.


 유리병 안에서 허망하게 시드는 꽃들을 나는 돌아보지 않았다

 의식주에 충실한 짐승으로 노래를 잊고

낭만을 지우고 심심한 밤에도 일기를 쓰지 않았다

 

어느날 당신이 내 앞에 나타나

비스듬히 쳐다볼 때까지 (최영미 / 어느새)

 

*발랄한 서른잔치의 영미시인이 EN을 상대/ top news!

바다건너 늘 늦게 접수

통쾌한 바람 한 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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