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uck

조병화. 詩 모음.

조병화시인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조병화

생몰-1921년 5월 2일 (경기 안성시) ~ 2003년 03월 08일 (향년 81세)

학력-쓰쿠바 대학교 물리화학과

데뷔-1949년 시집 '버리고 싶은 유산'

수상-1985 대한민국 예술원상  외 6건

경력-1995 대한민국예술원 회장  외 7건

 

■ 늘 혹은 때때로 / 조 병 화

 

때때로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생기(生氣)로운 일인가

 

혹은

때때로

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

 

카랑 카랑

세상(世上)을 떠나는 시간(時間)들 속에서

 

혹은

때때로

그리워지는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인생(人生)다운 일인가

 

그로인()하여

적적(寂寂)이 비어있는 이 인생(人生)

가득히

채워 나갈 수 있다는 건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가까이 ,멀리,

때로는 아주 멀리

보이지 않는 그곳에서라도

 

끊임없이

생각나고,

보고싶고,

그리워지는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지금,

내가 아직도

살아있다는 명확(明確)한 확인(確認)인가

 

,

그러한

네가 있다는 건

얼마나 따사로운 나의 저녁놀인가.

 

■ 해인사 / 조병화

 

큰 절이나
작은 절이나
믿음은 하나

 

큰 집에 사나
작은 집에 사나
인간은 하나

 

■ 비를 좋아하는 사람은 / 조병화


비를 좋아하는 사람은 과거가 있단다.
슬프고도 아름다운 사랑의 과거가.....


비가 오는 거리를 혼자 걸으면서
무언가 생각할 줄 모른는 사람은
사랑을 모르는 사람이란다


낙엽이 떨어져 뒹그는 거리에.....
한줄의 시를 띄우지 못하는 사람은
애인이 없는 사람이란다.


함박눈 내리는 밤에 혼자 있으면서도
꼭 닫힌 창문으로 눈이 가지지 않는 사람은
사랑의 덧을 모르는 가엾은 사람이란다.

 

■ 개미 / 조병화.

 

개미는 왜 사는 질 따지지 않는다

온 힘 다하여 부지런히 살 뿐이다

밟히면 밟히는 대로

병신이 되면 병신이 된 대로

그저 부지런히 살 뿐이다

 

개미는 불평을 하지 않는다

고달프다든가

힘들다든가

억울하다든가

배가 고프다든가

팔다리가 아프다든가

말을 하지 않는다

그저 부지런히 일을 할 뿐이다

 

개미는 인간이 앓는 고독을 앓지 않는다

개미는 인간이 앓는 명성을 앓지 않는다

개미는 인간이 앓는 출세를 앓지 않는다

개미는 인간이 앓는 고민을 앓지 않는다

개미는 인간이 앓는 그런 병을 앓지 않는다

 

혼자서 살다가

혼자서 일하다가

혼자서 죽는다

 

개미는 왜  사는 질 따지지 않는다

그저 대지를 열심히 살 뿐

인간이 거는 시비를 걸지 않는다



회원:
1
새 글:
0
등록일:
2015.03.19

오늘:
1
어제:
10
전체:
647,6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