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밀도

2022.04.27 17:04

강화식 조회 수:41

 

봄의 밀도                 연선 강화식

 

 

 

 

 

얼음의 시간은 투명하게 멈췄고

 

동면을 이겨낸 봄의 신호가 땅 위로 스며들자

 

모닝 콜을 해주는 상큼한 봄비

 

 

 

누워버린 늙은 잡초 속에서

 

세상의 안부가 궁금해 부활한

 

연두 빛 떡잎들이 속살을 품은 채

 

얼굴을 내미는 조물주의 반사작용

 

 

 

겨울을 지낸 초록들에게

 

대화의 허기를 해결하려고 주저 앉아

 

속삭이며 스킨쉽을 하다가 알았다  

 

힘들게 겨울을 버티고 있었는지 

 

 

 

엉킨 건초들에게 겨울의 실타래를 넘기고

 

봄을 알리는 전령사들이 무대를 차지한다

 

보라색 노루 귀, 너도 바람꽃들이

 

젓 살을 이기고 꽃을 피워 향기를 쏟아내면

 

코로나(COVID-19)에 묶인 마음에 엔도르핀을 주겠지

 

정중하게 굽혀 수없이 코 인사를 하면 보상 받겠지

 

바이러스로 잃은 면역을

 

 

 

메마름의 겨울을 이겨낸 봄은

 

타오르는 여름과 마주할 수 있게

 

밀도 있는 삶을 주는 살가운 계절

 

 

 

2022-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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