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일지-곤드레밥-

2007.05.22 11:59

안경라 조회 수:694 추천:33

신평에 있는 '그루터기'로 곤드레밥 먹으러간다 엄마 가슴같은 산이 몇 번이나 안녕 안녕 인사를 하고 낮부터 내리는 비가 그대 살빛같은 흙을 타닥타닥 두드린다 나란히 한 책상에 앉아 내 땅 네 땅 금을 긋고 경계하며 국기에 대한 맹세를 암송하던 빗살 문안에 오롯이 갇힌 추억들 우리는 각자의 회전목마를 타고 창 밖으로 보이는 논밭의 모처럼 단정히 심겨진 옛 길을 돌지만 어느 한 지점에서 떨어지는 석양같이 쓸쓸한 불혹 K 의 남편은 그렇게 아주 갔고 S 는 힘차게 김밥을 말아 팔고 J 의 부러진 허리엔 눈물뼈 박히고... 밥속에 섞인 세월이 곤드레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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