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이 올수록 - 창 -

2013.05.10 22:18

채영선 조회 수:389 추천:84

가까이 올수록
          - 창 -



가까이 올수록 골은 더 깊어지고
초점은 언제나 다른 곳에 있어요
더듬어 잡을 수 없는 눈길
'찡-'하는 걸 보여주려 기다리고 있을 뿐
소식도 없던 봄이 일찍 오든
뽕나무 야속한 그루터기에 변명도 못하고 움이 트든
와보라고 부르지만
여전히 나는 눈 밖에 있어요
아니 눈 안에 있어요
미소를 흘리며 당신은 물러나겠지요
따라 웃는 나는 보이지도 않겠지요

어젯밤 봄비에 겨우내 참은 눈물을 마음껏 흘렸어요
이름 모르는 당신도 눈물지었는지
이렇게 나란히 서 있는 것 언제까지인지
서릿발 오가는 눈총에 벌집이 되어
숨고 싶을 때
기대고 싶을 때
철이 나서 알게 되었지요
커튼을 내리고 싶은 밤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부끄럼타는 당신이 얼마나 소중한지
바라보며 애태울 수밖에 없겠지만

댓글 0

파일 첨부

여기에 파일을 끌어 놓거나 파일 첨부 버튼을 클릭하세요.

파일 크기 제한 : 0MB (허용 확장자 : *.*)

0개 첨부 됨 ( / )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04 꽃 이야기 채영선 2013.05.07 237
103 당신의 밤 채영선 2013.05.07 252
102 사랑한다면 채영선 2013.05.07 252
101 슬픔은 슬픔대로 채영선 2013.05.07 276
100 밤에도 하얀 걸까 채영선 2013.05.07 289
99 어른이 되어서 채영선 2013.05.09 319
98 이 아름다운 오월에 채영선 2013.05.10 688
» 가까이 올수록 - 창 - 채영선 2013.05.10 389
96 하루살이 채영선 2013.05.11 280
95 민들레 채영선 2013.05.11 268
94 생 일 채영선 2013.05.14 318
93 검은 노비 채영선 2013.05.14 377
92 창문을 열어줄까 채영선 2013.05.16 309
91 희망사항 채영선 2013.05.16 270
90 기다리는 마음 채영선 2013.05.16 302
89 가로등, 저 부드러운 눈빛은 채영선 2013.05.18 261
88 시, 기억의 이름 채영선 2013.05.18 346
87 생각해보니 채영선 2013.05.18 277
86 그 여름 채영선 2013.05.20 303
85 시카고 가는 길 채영선 2013.05.20 4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