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9.06 07:47

8월 더위와 어머니

조회 수 397 추천 수 12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8월 더위와 어머니

동아줄 김태수


무더위 안고 내린 인천 공항
런던 올림픽 열기 만큼 달아오른 중복
섭씨 37도 웃도는 온고을
40년 만에 가장 열 받은 열대야 속으로 들어갔다

뒤척이다 새벽에 설잠 깨고 보면
열려있던 창문 닫혀있고
얇은 모시 홑이불 어느새 내 몸 덮고 있다
더워죽겠는데
창문 닫고 웬 이불 이래요 하면
내가 늙어서 추위를 타니까 하신다
다음다음 날도 또 그랬다

곡괭이처럼 굽은 어머니  
시들시들 갈증 난 황토밭에서
가꿔온 싱싱한 여름
아들 밥상에 올려놓고
고추처럼 빨갛고 오이처럼 시원한 어머니 사랑
들깻잎과 상추로 덧싸서 한입 베어 물면
어머니 흙냄새 그윽하게 온몸에 스민다

건강하셔야 혀 삼 년 있다 또 올랑게
나 걱정하지 말고 너희나 건강혀라 이~잉
실버타운 나서며
눈물 감춤과 보임 서로 겨루다
소낙비 햇살 속에 흠뻑 젖는데
바람은 벼포기 속살 키우려
땀 흘리며 말없이 돌보고
울어대는 매미 소리
빛바랜 늙은 소나무 가지 흔들어 댄다

찬 바람 덮고 잔 지난밤
불러온 배탈 재우려는 것처럼
청개구리 푸른 외침
불볕 재우려 비구름 부르는데
돌아온 앵커리지 공항
피서 나온 사람들 돌려보내며
벌써 선들한 가을 불러와  
어머니의 모시 홑이불 살그레 펼쳐놓고 있다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소설 김태수 약력 동아줄 김태수 2016.11.11 609
69 시조 행시 봄비 동아줄 2013.05.24 368
68 시조 시심[샘터 13년 1월호] 동아줄 2012.12.27 372
67 수필 400원의 힘[좋은수필 13년 11월호][2013 재미수필] 동아줄 김태수 2013.09.15 372
66 행시 이상기온[퓨전수필 13년 봄호] 동아줄 2013.03.25 384
65 수필 길[계간문예 2014 여름호][2014 재미수필] 동아줄 2014.07.27 388
64 시조 알래스카의 5월 1 동아줄 김태수 2018.05.09 388
» 8월 더위와 어머니 동아줄 2012.09.06 397
62 시조 된서리[중부문예 12년 11월 24호] 동아줄 2012.11.29 397
61 시조 행시 나이테 동아줄 2013.02.25 400
60 달님에게 하는 사랑고백[맑은누리 14년 여름호] 동아줄 2014.06.23 404
59 행시 제일회 재미수필 에세이 데이[퓨전수필 13년 겨울호] 동아줄 김태수 2013.12.01 407
58 시조 행시 폭풍은 지나가고[퓨전수필 12년 겨울호] 동아줄 2012.12.17 413
57 행시 너와 내가 동아줄 2013.04.27 416
56 시작 연습[나성문학, 12년 창간호] 동아줄 2011.12.05 424
55 수필 어머니와 매운 고추[2014 재미수필] 동아줄 2014.12.04 431
54 수필 해외 봉사활동이 꿈[제2회 8만시간디자인공모전 최우수상] 동아줄 김태수 2013.10.25 442
53 콩나물 동아줄 2012.05.31 451
52 새봄이다 동아줄 2012.04.25 456
51 가사 지구의 감기 몸살 [제14회 전국 가사. 시조 창작 공모전, 가사 장려상] 동아줄 김태수 2013.11.01 457
50 수필 C형과 삼시 세판[재미수필 13년 15집, 맑은누리 14년 여름호] 동아줄 2014.03.14 459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Next
/ 8

회원:
2
새 글:
0
등록일:
2015.03.19

오늘:
29
어제:
51
전체:
1,167,9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