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바다에 눈은 내리고
동아줄 김태수
매운 겨울 바다 위에
별들이 이렇게 눈처럼 쏟아져 내렸으면 할 때가 있다
가물가물 서로에게 안부를 물으며 다가가고 싶을 때
바라보는 사람에게만 보인다는 별이 암만 바라봐도 보이지 않을 때
갈매기처럼 하늘 위로 힘껏 날아가도 바다 제자리를 맴돌 때
별을 소망 속에 담으면 곱게 내려앉을까 확인해 보고 싶을 때
부서질수록 눈부신 꽃을 피워내는, 별빛 머금은 눈 속으로 끌려들어 간다
나의 별 들이 내려와 숨 쉬고 있는 겨울 바다
눈 내리는 바닷바람 바라보며 맨발로 서서 기다리는
눈雪빛 맑은, 눈目물겨운 나무의 눈芽이 숨어있던 나를 볼 수 있게 한다
눈빛에 흐린 생각
마음대로 삐져나오려는 생각
살얼음 기웃거리며, 바람이 갈겨 써놓은 하얀 글이 되어 바닷속에 묻힌다
별을 품고 잠든 겨울 바다
시린 감촉에 단잠에서 깨어나
따스함 실어오려 물컹해진 해 눈비비며 바라보겠지
물에 잠긴 바람도 하얀 이 드러내 웃으며
간직했던 글 갈피들 들고 나와 꺼내놓겠지
지금 별 볼 일 없다고 이 별 들 보지 않으면 아주 이별이라니까
별일 아닌 듯 쌓이는 아쉬움이 지금 나의 별들이라니까
겨울 바다 위의 그 별들이 이렇게 눈처럼 쏟아져 내리고 있다니까
시한 내내 가시처럼 얼음 돋운 이 바닷가에서 나의 별을 건져야 한다니까
겨울 바다에 눈은 내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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