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
2010.11.12 12:46
자매 하나가 뒤를 캔다는 소릴 들었다
거기 내 뒤 뜰 낙엽 다 떨어져
휑하니 고독한데
뿌리없는 말들이 오가고
바람은 나 대신 입을 다문 채
가지에 앉은 새처럼 내려오지 않는다
나의 진짜 뒤는 무엇일까 이참에 생각해 본다
오늘도 며칠만에 힘들게 뒤를 보기는 했다만...
뒤 끝이 좀 아프긴 했다만...
아, 그런 것들도 다 부끄럽게
그녀의 녹슨 호미 끝에 잡혀야 하는 것들일까
만남 뒤에 이별 뒤에 눈물 뒤에
가을이 오고 있다
거기 내 뒤 뜰 가득 쌓이는 그리움
기왕이면 한 시절 푸르던 나의 진짜 뒤가 캐졌으면 좋겠다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39 | 꽃을 피우는 일 | 안경라 | 2012.02.20 | 368 |
138 | 분만 | 안경라 | 2012.02.20 | 198 |
137 | P 에게… | 안경라 | 2012.02.20 | 280 |
136 | 굿모닝, 하지복 집사님! | 안경라 | 2011.10.19 | 461 |
135 | 그냥 | 안경라 | 2012.02.20 | 203 |
134 | 겨울나무 | 안경라 | 2011.09.18 | 378 |
133 | 초경 | 안경라 | 2011.09.18 | 343 |
132 | 받침 하나 | 안경라 | 2011.09.12 | 513 |
131 | 꽃의 로댕 | 안경라 | 2011.09.12 | 302 |
130 | 치통-반성- | 안경라 | 2011.06.14 | 337 |
129 | 노송(老松) | 안경라 | 2011.03.05 | 390 |
» | 뒤 | 안경라 | 2010.11.12 | 442 |
127 | 딱지 | 안경라 | 2010.11.12 | 575 |
126 | 하나, 쓸쓸하고 단단한 | 안경라 | 2010.10.19 | 585 |
125 | 바람꽃 | 안경라 | 2011.03.24 | 461 |
124 | 아무는 것들 | 안경라 | 2010.08.31 | 493 |
123 | 사랑은 동사다 | 안경라 | 2010.08.31 | 599 |
122 | 하늘이 보이는 창 | 안경라 | 2010.05.13 | 575 |
121 | 나무 밥상 | 안경라 | 2010.02.22 | 777 |
120 | 모자를 쓰고 잠이 드셨네 | 안경라 | 2010.02.22 | 7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