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송(老松)
2011.03.05 06:05
롱비치 바닷가 한적한 공원
바람의 뒷 모습만 바라보다
등이 굽은 소나무
물새들만 시계추 인양
쉼 없이 왔다 갔다 왔다 갔다
태평양 건너서
사춘기 손주들 처음 보시는 어머니
나무껍질 같은 세월이
손등에 묻어 오고
그림자 십분의 일은 어디로 갔을까
바람같이 몇 번이나 흔들던 손
다시 잡아보는 반가움의 눈물까지
뿌리처럼 깊숙히 숨기시며
물 다른 딸의 세계에서
무탈(無脫)하시는 시간들
옛 얘기 그칠 줄 모르는
몇 번의 밤과 낮을 지나
청춘의 제스쳐 아직 풍부한
희수(稀壽)를 통과하여
끝없이 불혹(不惑)으로 향하는
등 휘도록 푸른 마음 원 없이 보네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39 | 꽃을 피우는 일 | 안경라 | 2012.02.20 | 368 |
138 | 분만 | 안경라 | 2012.02.20 | 198 |
137 | P 에게… | 안경라 | 2012.02.20 | 280 |
136 | 굿모닝, 하지복 집사님! | 안경라 | 2011.10.19 | 461 |
135 | 그냥 | 안경라 | 2012.02.20 | 203 |
134 | 겨울나무 | 안경라 | 2011.09.18 | 378 |
133 | 초경 | 안경라 | 2011.09.18 | 343 |
132 | 받침 하나 | 안경라 | 2011.09.12 | 513 |
131 | 꽃의 로댕 | 안경라 | 2011.09.12 | 302 |
130 | 치통-반성- | 안경라 | 2011.06.14 | 337 |
» | 노송(老松) | 안경라 | 2011.03.05 | 390 |
128 | 뒤 | 안경라 | 2010.11.12 | 442 |
127 | 딱지 | 안경라 | 2010.11.12 | 575 |
126 | 하나, 쓸쓸하고 단단한 | 안경라 | 2010.10.19 | 585 |
125 | 바람꽃 | 안경라 | 2011.03.24 | 461 |
124 | 아무는 것들 | 안경라 | 2010.08.31 | 493 |
123 | 사랑은 동사다 | 안경라 | 2010.08.31 | 599 |
122 | 하늘이 보이는 창 | 안경라 | 2010.05.13 | 575 |
121 | 나무 밥상 | 안경라 | 2010.02.22 | 777 |
120 | 모자를 쓰고 잠이 드셨네 | 안경라 | 2010.02.22 | 7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