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에게…

2012.02.20 02:00

안경라 조회 수:280 추천:12

오래 전에 펜을 들려고 했으나 이 지면을 빌어 이제사 안부를 전합니다. 이 세상이 지구촌이라 하지만 그 ‘지구촌’이라는 말의 실감은 우리가 컴 앞에 앉아서 마우스를 이리저리 굴리며 세상 구석 구석을 한 눈에 볼 수 있을 때만 느낄 수 있는 것이고, 컴을 끄고 현실로 돌아와 일상 속에 살다 보면 우리의 현실의 반경이 얼마나 좁은지를 깨닫게 됩니다. 당장 눈 앞에 보이는 것에 충실할 수 밖에 없는 현대인의 바쁜 삶이 주는 한계이겠지요. 이제 잠시 옛날로 돌아가 그때 다 나누지 못했던 이야기를 나만의 충분한 시간을 갖고 그대가 내 앞에서 들어주듯 마저 할까 합니다. 어떤 모임이든 시간의 제한 속에서 충분한 만남이 이루어지지 못해 못내 아쉬워 뒤 돌아서게 되고 그리고 그 아쉬움의 끝은 늘 현실에 붙들려 더 이상의 열정을 품지 못하게 됩니다. 그래서 그대와의 또 다른 만남을 잠시 보류한 채 나는 그 때의 그 아쉬움의 끝을 다시 살려 기도하듯 이어가겠습니다. 우리의 대화가 ‘어떻게 하면 기도생활을 효과적으로 그리고 지속적으로 할 수 있을까’에서 더 이어지지 못했음을 그대도 기억하겠지요? 공교롭게도 그 순서는 내 앞에서 끝이 났었고… 오늘 지면을 이용하여 나의 기도생활에 대해 이야기 한다는 것이 만남을 통해 나누는 것 보다 덜 효과적이기도 하겠지만 또 다시 만날 날이 요원하니 나의 급한 마음 이해바랍니다. 저도 그대와 마찬가지로 ‘기도’하면 10분을 넘어가지 못했지요. 빨리 고개를 들면 창피하니까 고개를 숙이고 얼마나 많은 세월을 ‘가짜기도’의 모습으로 살아왔는지 모릅니다. 그런데 어느 날 새벽기도시간에 ‘요일마다 기도제목을 정하여 기도하라’는 마음의 생각이 들어서 노트에 구분하여 적어 놓고 실천 해 보았습니다. 그러나 이 방법이 정말 좋은 방법인지 의문이 생기더군요. 그런 상황에서 며칠이 지난 후 교역자세미나에서 어떤 목사님의 ‘기도생활’에 대한 간증을 듣게 되었는데 저와 똑 같은 방법으로 기도해 오셨음을 듣고 놀라움과 함께 참으로 기뻤습니다. 마음의 확고함을 위해 이런 방법을 통해 주님께서 또 다시 제게 알려 주신거죠. 저는 이렇게 기도합니다. 월요일-목회자, 선교사, 한국, 북한, 미국을 위해 화요일-내 가족(친정식구, 시댁식구를 포함하여)을 위해 수요일-각 속회의 속장, 내가 속한 속회회원 가정을 위해 목요일-병든자, 영혼구원을 위한 친구를 위해 금요일-새신자, 교회와 각 기관, 주일예배를 위해 내 노트에는 병마와 싸우는 친구, 교우들의 이름과 선교사들의 이름, 전도대상자의 이름들이 적혀 있습니다. 그 기도의 대상이 때에 따라 조금씩 바뀌고 있음을 그대도 아시겠지요. 어쩌다 한 번 못 한다 해도 다음 주간에 기도하게 되니 ‘쉬지말고 기도하라’는 말씀에 실천되어지는 생활이라 생각합니다. 중언부언하지 않게 되고, 오늘은 무엇을 기도하지? 고민하지 않게 되고, 남을 의식하지 않게 되고, 구체적으로 기도하게 되고, 때로는 시간과 장소에 구애 받지 않게 되고, 기도해야할 대상에 관심갖게 되고…. 어느 요일에 무슨 기도를 할 것인가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겠지요. 사랑하는 P에게 적극 추천하는 바, 그대와 하나님과의 일대일 만남속에서 이루어지는 교제, 기도시간을 통하여 그대의 영적성장에 필요한 많은 것들을 얻을 수 있음을 장담합니다. P, 그대를 위해서 목요일마다 기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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