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480 추천 수 136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도시 개발
                                           동아줄 김태수

자작나무 서 있는 도심 냇가
                                                                                          
기다림의 무게 견디지 못하고 나뭇잎 하나 떨어져 떠내려간다 그리움이 나뭇잎 타고 가볍게 떠내려간다 더 위로만 내달리려는 떠들썩한 세상소리 들으며 아래로만 흐르는 작은 물길 따라 떠내려간다 빌딩 숲 만큼이나 높이 길든 편리함 속으로 밀려 떠내려간다

헌 집 다오 새집 줄게, 낡은 집들이 재개발 속으로 떠내려간다 부연 먼지 속에서 황금알을 파내려는 굴착기 쇳소리 들으며 떠내려간다 플라스틱 포크에 찔린 배를 움켜잡고 몸부림치고 있는, 한때 배부름을 담아 날랐던 비닐봉지 옆을 지나 떠내려간다 부서진 삶의 조각을 마셔댔을 깨진 소주병 속을 들여다보며 떠내려간다 콘크리트 현실에 부딪히고 좌초 같은 철근 뿌리에 걸려 넘어지며 떠내려간다 과욕의 찌꺼기 냄새에 취해 떠내려간다

내 눈동자 속에는 기억이 살아 움직이고 있다. 덤불 보금자리 물 위에 떠있고 물풀 헤집고 물오리는 부지런히 굴착기 같은 부리로 물속을 파헤치며 황금알을 걷어 올리고 있다 피라미는 물살 친구 삼아 자맥질하고, 물속에 잠긴 작은 모래알 들은 하늘을 품으려 아른거리고 있다 새소리 물소리 꽃향기 물빛에 취한 추억 속으로 떠내려간다

달과 별과 하늘을 떠안았던 발가벗은 무논이 여기저기 철갑옷을 걸치고 땀 뻘뻘 흘리며 멀대처럼 서 있다 그 아래 아스팔트로 자동차들이 송사리 떼처럼 흘러가면 개구리의 혼들이 소리 지르며 발광發光한다 울음소리 요란하다

사랑해야 했던 것들은 무거움 안고 먼저 가볍게 사라진 것들이었다
?

  1. 김태수 약력

    Date2016.11.11 Category소설 By동아줄 김태수 Views609
    read more
  2. 지구의 감기 몸살 [제14회 전국 가사. 시조 창작 공모전, 가사 장려상]

    Date2013.11.01 Category가사 By동아줄 김태수 Views457
    Read More
  3. 지구의 감기 몸살

    Date2012.10.18 Category시조 By동아줄 Views494
    Read More
  4. 즐기는 골프를 하려면[퓨전수필 12년 겨울호]

    Date2012.06.28 Category칼럼 By동아줄 Views815
    Read More
  5. 중심고을/고운 누리

    Date2013.01.22 Category행시 By동아줄 Views615
    Read More
  6. 주객전도

    Date2012.03.29 Category By동아줄 Views515
    Read More
  7. 좌선[뉴욕문학 24집, 2014년)

    Date2014.11.07 Category시조 행시 By동아줄 Views92
    Read More
  8. 좋은 표어 짓기

    Date2016.04.28 Category수필 By동아줄 김태수 Views606
    Read More
  9. 종이 커피 컵

    Date2017.09.19 Category시조 By동아줄 김태수 Views125
    Read More
  10. 제일회 재미수필 에세이 데이[퓨전수필 13년 겨울호]

    Date2013.12.01 Category행시 By동아줄 김태수 Views407
    Read More
  11. 제1회 미당문학 신인작품상 당선작

    Date2016.10.25 Category시조 By동아줄 김태수 Views308
    Read More
  12. 저녁놀은[미당문학 17년 상반기, 미주문학 17년 여름호]

    Date2017.02.11 Category시조 By동아줄 김태수 Views129
    Read More
  13. 잔설[월간 샘터 2015년 4월호]

    Date2015.03.16 Category시조 By동아줄 Views159
    Read More
  14. 자작나무 서 있는 도심 냇가[미주문학 12년 여름호]

    Date2012.07.24 Category By동아줄 Views480
    Read More
  15. 자강불식(自强不息)

    Date2012.01.21 Category By동아줄 김태수 Views612
    Read More
  16. 이타행

    Date2018.01.04 Category시조 By동아줄 김태수 Views64
    Read More
  17. 이중 구조

    Date2012.03.19 Category수필 By동아줄 Views565
    Read More
  18. 이상은 현실 사이로 흐른다[나성문학 12년 창간호]

    Date2011.12.05 Category By동아줄 Views586
    Read More
  19. 이상기온[퓨전수필 13년 봄호]

    Date2013.03.25 Category행시 By동아줄 Views384
    Read More
  20. 의병의 꽃이 핀 제천[전국의병문학작품공모전 동상 수상작][맑은누리 2016 신년호]

    Date2015.10.13 Category시조 By동아줄 김태수 Views279
    Read More
  21. 음식이 건강이다

    Date2018.04.27 Category시조 행시 By동아줄 김태수 Views105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Next
/ 8

회원:
2
새 글:
0
등록일:
2015.03.19

오늘:
44
어제:
52
전체:
1,168,0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