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운드 오버 뮤직 뒷 이야기

2007.11.07 06:33

성민희 조회 수:530 추천:14

영화개봉 40주년을 맞아 20세기 폭스사에서 '폰 트랩 가족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만들었다. 영화의 실제 모델이었던 폰 트랩 대령의 자녀들이 착하고 편안하게 늙은 모습으로 나와서 자신들의 지나온 삶을 솔직하게 털어놓았고,이제는 할머니가 된 쥬리앤드루스가 그 시절을 회상했다.고운 목소리는 어디 가고 갈라지고 쉰 목소리로. 3살에 어머니를 여의고,아버지에게서도 버림받은 '마리아'는 삼촌집에서 불행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십대 후반에 종교에서 위안을 얻고 수녀가 되기로 결심하여 논베르그 수녀원에 들어갔다.그러나 엄격한 규율에 잘 적응하지 못 하고 말썽을 일으키던 그녀를 원장수녀님이 폰 트랩 대령의 아이들 가정교사로 보냈다. 영화에서처럼 그녀는 상냥하지 않았고 억측스러웠다.애들을 엄하게 다루었으며,남편을 사랑하지도 않았다.자녀들은 마리아와 아버지의 결혼을 반대했다. 1차대전에 참전하여 큰 공을 세우고 남작의 작위를 받은 폰 트랩은 잠수함 함장으로,잠수함을 발명한 박사의 장녀와 결혼하고 막대한 재산을 상속받았다.7명의 아이를 남긴 채 아내 아가테가 성홍열로 죽고,47세의 나이로 22세의 마리아와 재혼해서 다시 딸 둘과 아들을 낳았다. 영화에서처럼 애들에게 엄격하지 않았으며 자상하고 따뜻한 남편이었던 대령은 돈에 대한 욕심이 없었고 취직을 할 생각이 없었다. 은행잔고가 바닥났을 때에야 살림의 규모를 줄이고 빈 방을 신학교 학생들에게 빌려주기로 했다.이 때 바스너 신부를 만나 가족합창단으로 출범하는 계기가 됐다.10명의 아이들과 함께 한 '폰 트랩 가족합창단'은 인기를 얻었으나 대령은 돈을 받고 공연하길 꺼렸다. 1936년 어느 토요일 오후에 숲속에서 노래연습을 하던 가족들을 본 'Lotte Lehmann'(독일이 낳은 최고의 가수-'장미의 기사'로 유명)이 본격적인 활동을 권유했고 이때부터 해외공연을 계획하게 됐다. 나치정부에서 폰 대령에게 독일해군이 될 것과 히틀러 생일에 가족이 공연할 것을 제의했으나 거역했고,장남의 비엔나 병원장 제의도 거절하고 오스트리아 짤쯔부르그를 떠났다.1938년이었다. 영화에서처럼 나치를 피해 산을 넘은 것이 아니라 기차역에서 이태리로 가는 기차를 탔고,다시 런던으로 해서 대서양을 건너 미국에 도착했다.뉴욕이민국에서 불법이민자로 분류되어 엘리스섬에 사흘간 감금되기도 했으나 카톨릭 단체의 도움으로 풀려났다. 엄숙한 표정으로 종교적 색채가 짙은 노래를 부르는 망명객 합창단을 미국인들은 별로 좋아하지 않았는데,어느날 공연중에 마리아가 파리를 삼켰다.이 얘길 관객들에게 하자 분위기가 유쾌해지고 반응이 좋았다.이후 관객과의 대화를 시도했고,화장을 하고 무대매너도 바꿨다.곧이어 매니저를 고용해서 본격적인 돈벌이에 나섰다. 4년만에 고향을 닮은 버몬트 스토우 지방에 농장을 마련했고,방문객들에게 민속춤과 노래를 가르치고 기념품도 팔았다.겨울엔 스키장을 열었고,메이플시럽을 만들어 팔기도 했다. 함께 일하고 함께 노래하는 공동체 생활이 무너지기 시작한 것은 아버지의 죽음이었다.1947년,폐암으로 67년의 생을 마감한 것이다. 자녀들의 독립과 결혼을 반대하고 외부세계와 철저히 격리시켰던 마리아에 대한 불만이 커지면서 가족해체의 문제점들이 서서히 표면화됐다.집을 나간 큰딸이 정신이상이 되어 발견되고,애인과 도망을 쳐 결혼을 선언한 딸도 있었다.전문가수들을 고용해 합창단을 유지시키려 했으나 더이상 인기를 끌 수 없었다. 1949년,마리아가 자서전을 썼고 이 책은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 일으켰다.어머니날에 의회에서 주는 어머니상을 수상했으며,인디아나 주립대학에서 명예음악박사 학위도 받았다. 뮤지컬(브로드웨이에서 1442회 공연)과 영화로 만들어져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으나,일찌감치 9천 달러에 판권을 팔아버린 마리아는 너무나 안타까와하며 제작현장이나 공연장을 찾아다니며 일일이 간섭하고 통제하길 좋아했다.영화속 '마리아' 쥴리앤드루스를 찾아가 불평을 늘어놓았고,공연장에서 '마리아' 메리마틴을 소개할 때는 자신이 함께 일어나 인사를 하기도 했다. 우리가 흔히 봐온 63년판 로버트 와이즈 감독의 영화에서는 오스트리아 민속의상을 입고 지나가는 행인으로 출연하기도 했던 그녀는 1987년,82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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