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구 영신

2005.12.21 17:39

박영호 조회 수:318 추천:11

하모니카 시/ 구자애 산등성이거나 고즈넉한 저녁이거나 바다 한 귀퉁이거나 가만히 귀를 대어보면 애잔한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처음엔 파도소리이거니 아니면 갈매기 소리거니 했지만 심해에 드리워져 있는 어망에서 나는 소리인 것이다. 나도 처음부터 이렇게 가냘프고 슬픈 소리를 가진 것은 아니었다 어렸을 적 조개잡이 나간 어머니를 기다리며 지쳐 쓰러질 때까지 울었다거나 가족위해 망망대해 고기잡이 나갔던 아버지가 영영 돌아오지 않았다거나 운이 좋을 때도 있지만 대부분 낚지 못한 어망이 잡히지 않는 희망, 허기진 한숨소리, 아련한 갈증들을 제 구멍구멍 사이에 고기대신 가득 채워 넣던 것이다. 가끔씩 어느 구멍에선가 청아한 소리가 나기는 했지만 그것은 드문일이었기에 금방 해일 속에 묻히고 만다 내 목소리가 무겁다거나, 가녀리다거나, 음울한 것은 쉴새없이 뒤채이는 파도 속에서 쓸리고 깎여 기다림의 상처와 잔해들이 아물어 가는 소리인 것이다. - 구자애 서재에서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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