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Eras 구장에서
2008.10.06 00:57
정용진
장비와 여포가
한판 벌린다기에
산중 선비가
세상 구경을 나갔것다.
장비가
장팔사모를 내두르며
비룡승천(飛龍昇天)의
묘기를 펼칠 때마다
6만 오천 개의 입에서
포호가 터져 나와
지축을 흔들고
여포의 장창이 한번 솟구치면
13만개의 팔 다리가
깃발처럼 나부끼며
태산 같은 구장이 요동을 친다.
저 광란의 힘은
과연 어디서 나오는 가
한번 북소리가 진동하면
하늘이 뚫리고
구름이 떠밀려가는구나
통술이 금새동이난다.
터치다운 한번에
바위가 갈라져 용암이 분출하고
천 만길 지하 수증기(水蒸氣)가
불을 뿜어댄다.
발산 하고픈 자의 욕망과
폭발 하는 자의 몸짓이
서로 맞아 떨어져
젊음의 욕구가 충족되는
광란의 현장.
삶의 온갖 스트레스와 고통을
굉음의 함성으로 쏟아버리고
버려진 휴지조각처럼 훌훌히
제 둥지로 흩어져 돌아가는
허전한 발길들
금문교 다리발을 흔드는
분노의 파도가
가슴을 두드리면
저들은 또다시 몰려와
고래고래
함성을 지르리라
폭발하리라.
여기는
대리만족의 거대한 동굴.
* 49Eras는 샌프란시스코 풋볼 팀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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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가 여기에도 적용되는군요.
모처럼 여유로우신 모습이 참 좋아보입니다.
좋은 시를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안녕히!
10.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