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꽃은 아픔이다

민들레

까닭 없이 마음이 외로울 때는
노오란 민들레꽃 한 송이도
애처럽게 그리워지는데

아 얼마나한 위로이랴
소리쳐 부를 수도 없는 이 아득한 거리에
그대 조용히 나를 찾아오느니

사랑한다는 말 이 한마디는
내 이 세상 온전히 떠난 뒤에 남을 것

잃어버린다 못 잊어 차라리 병이 되어도
아 얼마나한 위로이랴
그대 맑은 눈을 들어 나를 보느니      -조지훈, <민들레> 전문.

민들레

민들레 풀 씨처럼  
높지도 않고 낮지도 않게            
그렇게 세상의 강을 건너는 수는 없을까
민들레가 나에게 가르쳐 주었네
슬프면 때로 슬피 울라고
그러면 민들레 풀 씨처럼 가벼워진다고

슬픔은 왜
저만치 떨어져서 바라보면
슬프지 않은 것일까
민들레 풀 씨처럼
얼마만큼의 거리를 갖고
그렇게 세상 위를 떠다닐 수는 없을까
민들레가 나에게 가르쳐 주었네
슬프면 때로 슬피 울라고
그러면 민들에 풀 씨처럼 가벼워진다고      -류시화, <민들레> 전문.

민들레

나를 어찌 알고
내 집 추녀 끝에
자리를 잡고
노랗게 피었느냐?

민들레야
민들레야.

해마다 봄이 오면
개나리, 산수유, 꽃다지
노오란 산천
머 언 고향하늘

내가 황인종인줄 알고
고향 내음 서린
황사 바람에
홀씨를 싣고 온 게로구나.

검은 땅을 덮은
흰 눈
엄동설한은
어머님의 가슴
깊숙이 살다가

이른 봄
잡초 속에 석여
해 같은 얼굴로
웃고 섰는 네 모습.

너는
가난하고
짓밟히고
추위에 떨고 있는
서러운 넋.

이제, 너와 나는
이민자로
내 뜨락에 함께
뿌리를 내리자
누가 뭐라거나 말거나
개의치 말자
여기는 너와 나만의
거룩한
공화국이 아니더냐.     -정용진, <민들레> 전문.

민들레

민들레는 누가 심었나
아무도 모르네
민들레는 누가 반겨주나
아무도 없네

나비가 날아간 자리
벌도 스쳐만 가고
노오란 꽃잎은 하늘만 보니
길섶엔 쇠똥구리 한 마리가 저 혼자 바쁘다

작은 주막처럼
나그네가 앉았다 간 자리
언젠가 바람에 날려
홀로 떠나갈 채비를 한다

머나먼 하늘에
그리움 두고 꿈꾸는 형상

별 밤에 뜨는 하얀 영혼으로
바람은 탄다
조용히 낙하
설레임 속에 숨어버리는 씨앗
깃털이 날린다                  -박리도, <민들레> 전문.
  
민들레

가장자리 틈새에도
생명을 업디고
허구한 날 밟혀도
울 줄도 몰라

빛으로만 다져져서
하늘길만 보는
하늘의 깃털
세상은 몰라

아침은 눈부셔라
꽃 속에 햇살
사랑만 쏟아주니
온통 하늘의 생명   -황갑주, <민들레> 전문.

민들레

솜털 같은 민들레의
꽃술이 하늘을 난다.
신석기시대의 돌 바람을 타고
세기말의 햇빛 속을 하얗게 반짝이며,

민들레꽃술은 민들레꽃술
그 꽃술 하나하나에
고유명은 붙여지지 않는다.
자연의 나날들이
일요일과 평일로 구별될 수 없는 것처럼.

지금 민들레 꽃을 하나 따 들고
그 꽃술을 향해 물어본다
“너의 이름은?”

나에게 이름이 있는 것처럼
이 민들레에게도
그런 고유명이 필요할 것일까

나는 길고 긴 둑길 위에 서 있다.
둑길 위에 서 있는 나는
풍경화 속의 인물,
수로에 떨어지는
붉은 노을 빛이
영원한 저녁을 알리고 있다.    –김윤성, <민들레> 전문.

민들레

눈부신 면류관
미련 없이 부수고
누리는 자유

산산이
홀로 되어
다시 만날 기약 없어도
쓸쓸 ㅎ 지 않아

속적삼
겉적삼
모두 다 벗어 들고
거침없는 알몸
정갈한 사랑

은빛 반득이는
머리칼 날리며
맨손 가득
눈부신 사랑.    -이경희, <민들레> 전문.

민들레

지상으로 추락한 별들인가
척박한 대지에
실낱같은 소망 뿌리내리고
기지개 켜고 노랗게 웃고 잇다

숱한 날을 배회하며
단단한 아스팔트 틈새
비명 같은 삶
질긴 목숨을 걸쳐놓고

아직 시리기만 한 봄
낮선 풍경 속에서
꽃샘추위, 온갖 시련도
저토록 환한 미소를 가졌으니

오직 너를 닮고 싶은
섣부른 꿈 한 자락,
숱한 좌절의 언덕 넘으면
나도 맑고 고운 빛의
향기로운 꽃 한 송이 피울 수 있을까    -이현숙, <민들레> 전문.

우리나라 민들레꽃

우리나라 중부지방 봄 들판에서
민들레로 피어나는 그대

그대가
하얀 그대가
뭇사람 앞에서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그대가
고운 깃털로 내 가슴에도 날라와
싹을 띄웠어요
굵은 뿌리 마음밭에 박히어
봄, 여름, 가을 없이
겨울도 없이
자꾸 자꾸 피어나요
우리나라 하얀 민들레꽃   -유병국, <우리나라 민들레꽃> 전문.

민들에 領土

기도는 나의 음악
가슴 한복판에 꽃아 놓은
사랑은 단 하나의
聖스러운 깃발

太初부터 나의 領土는
좁은 길이었다 해도
고독의 眞珠를 캐며
내가
꽃으로 피어나야 할 땅
애처로이 쳐다보는
人情의 고움도
나는 싫어

바람이 스쳐가며
노래를 하면
푸른 하늘에서
피리를 불었지

태양에 쫓기어
활활 타다 남은 저녁 노을에
저렇게 긴 江이 흐른다

노오란 내 가슴이
하얗게 여위기 전
그이는 오실까

당신의 맑은 눈물
내 땅에 떨어지면
바람에 날려 보낼
기쁨의 꽃씨

흐려오는
세월의 눈시울에
原色의 아픔을 씹는
내 조용한 숨소리

보고 싶은 얼굴이여    -이해인, <민들레의 영토> 전문.

민들레 사랑

민들레
꽃씨 바람에 날아

산에도 들
들어 낸 가슴 안기워

겨울 맞아
다시 피는 꽃 뿌리를 내립니다.

꽃은 파고
지는 세월 끝에도 피어

언제 까지나
빈들을 수 놓고

기대고 바람 막아
멀리 높이 떠 올라 빈들을 채웁니다.   –석정희, <민들레 사랑> 전문.

민들레

언덕배기에 피어
가장 봄을 먼저 전해주는
민들레 꽃을 나는 우연히 수풀 속에서 보았다.

노란 꽃잎은 방금 입에 물었던
아침이슬을 턴 애잔한 몸짓.

조금은 떨리고 불안해 하는
꽃의 몸가짐을 나는 주시했다.

해 나온 오월의 온화한 바람 속에
꽃은 어디 숨어있었나?
저 꽃은 어디서 왔다 하나?

언젠가 이 땅을 떠난 이들이
저 세상의 아름다움을 보이려고 왔다 하네.

이 불만의 세월 속에
영원한 꿈의 세계를 전하려고 왔다 하네.   –조윤호, <민들레> 전문.

민들레

마른 잔디 위에
목을 쑤욱 뽑아 올리고
일찌거니 피어난 꽃

별들이 조는 사이사이
깃털을 맵시 나게 두르고
지나가는 바람을 기다리고 선 그대
그래, 이번엔 어느 곳으로 날아가
눈뜨는 사랑을 적실까              -문금숙, <민들레> 전문.

민들레.4

돌아가지 않겠다
돌아갈 수 없으니까

바람 부는 대로 실려 가겠다
거스를 수 없으니까

발길 닿는 곳에
뿌리를 내리고
스스로 꽃을 피우겠다

시베리아 툰드라 단단한 얼음 위나
하와이 사탕수수밭 뙤약볕 아래

혹은,
로스엔젤레스 공동묘지
로즈힐(Rose Hill)이라도 찾아가
그곳의 흙이 되겠다

우리 형처럼,
우리 엄마처럼     -김동찬 <민들레.4> 전문.

황토 민들레

총탄인들
천 번을 명중한들

도르르
튈뿐.....
깃털 햇무리로
강강수월래

우주의 생명은
건드리지 못한다.

노스다코타주의
황무지...
불 같은 가뭄
붉은 속살까지
쩍쩍 벌어져도

떠날 채비를 한
민들레
잠만 잔
깃털...

내 집 뜰에 핀
민들레도
문안 길 나서고자
바람난

천사님의
속살
하늘의 황토(荒土) 민들레.     -황갑주, <황토 민들레> 전문.

시인들이 민들레 꽃을 화두로 떠올린 일이 많은 것은 그이 삶의 모습이 자신의 삶의 형상을 너무나 닮았기 때문일 것이다. 민들레는 분명 서민적 꽃이다. 찾는 이도 별로 없는 외로운 길녘에서 찬 서리를 맞고 서로의 처지를 동정이라도 하듯 이마를 맞대고 피어있는 군거의식(群居意識)이 민들레의 아름다운 특성이다.

패랭이꽃

외진 길녘에
밟히며 살아온
패랭이꽃.

기다리는 세월이
서러워
흐르는 한 순간이
마음 아파라

아침노을에
두 뺨이 붉었구나

그대가
서럽게 울던 자리에
밤마다 별빛이 가득.

엉겅퀴 손톱에
할퀴운 두 볼을
흐르는 바람이 씻어 준다.

외진 길녘에
천민의 혼으로 서 있는
애닯은 너의 모습
패랭이꽃

잘 자거라
이 밤을
기다리던 임이
네 품에 돌아와
고운 꿈길을
엮어 주리라.     -정용진, <패랭이꽃> 전문.

패랭이꽃

살아갈 날들보다
살아온 날이 더 힘들어
어떤 때는 자꾸만
패랭이꽃을 쳐다본다
한때는 많은 결심을 했었다
타인에 대해
또 나 자신에 대해
나를 힘들게 한 것은
바로 그런 결심들이었다
이상하지 않은가 삶이란 것은
자꾸만 눈에 밟히는
패랭이꽃
누군가에게 무엇으로 남길 바라지만
한편으로는 잊혀지지 않는 게 두려워
자꾸만 쳐다보게 되는
패랭이꽃               -류시하, <패랭이꽃> 전문.

패랭이꽃

높새바람 부는 들머리
하도한 잡초들 사이

겨자씨만한 하늘을
담아올린 패랭이꽃

진실로 눈물겨웁기
저미도록 아프다

바늘 구멍으로도
한 우주를 보는 이치

목숨의 위대한 뜻을
깃발처럼 펄럭인다

시인아 추운 영혼아
너도 울면 안 된다     -김호길, <패랭이꽃> 전문.

패랭이꽃

사랑인 듯 들길을 걸어오는
발자국 소리를 들었는가

영리한 너의 향기가
악을 분별하여 꿀을 보전했구나

소박한 몸에 숨겨진
조촐한 진실을 찾아
정직함으로 네 가슴을 여는
생명이 없었구나

작고 겸손한 이름의 꽃

명성이 없어도
당당한 맑음을 보라

태양이 없는 날에도
늘 상 햇살 같은 누이야   -정정인, <패랭이꽃> 전문.

채송화

내일을 위해
향연을 장식하는
음악입니다.

슬픈 사람을 위해
마음을 푸는
낯도 이름도 없는
동정입니다.

여운에 젖어
흐르는
보드라운 무지개

안타까움에
쏟아진 물감, 촉촉함에
얼룩진 무늬
하늘에 박힌 별처럼
답답함입니다.

긴 고백이
뺨을 스쳐 아물어 간 속에는
계절이 푸근히

마음이 있습니다.     -추소련, <채송화> 전문.

채송화

지은 죄 한 벌 없이
멍석말이 물타작질로
에미는 동헌(東軒) 논죄(論罪) 마당을 가다, 빡빡 기어
대다

연분홍 양수(羊水) 터지다
세월은 노랗고
퍼내지를 새끼는 희고
혓바닥 깨물고 끊는 탯줄은 붉어라

부리센 삽작으로 기어들다
하늘 땅 덮고 깔고
원 없던 씹자리 그 숨량 닳던 굽도리까지
푸서리도 한 뼘 재며 재며
자리개 모진 손갈퀴날로 빡빡 기어들다    

*푸서리… 거칠고 잡초가 무성한 땅
*자리개… 짚으로 만든 굵은 줄   -. 천승세, <채송화> 전문.

복엽 채송화
                 -오월 광주의거를 기념하는 시-

해마다 이맘때면 꽃이여 오는구나.
와서는 겹겹 묻어나는 얼굴로 웃는구나.
내 시름시름 아파하기 무척 오래 전부터
꽃이여, 너희 그렇게 오고 있었구나.
여린 잎들이었지만 흙에 흐느끼던 뿌리로
하늘의 푸른 내력 우러르다 자지러지듯
붉은 꽃이 되곤 하던 너희.
온 강산에 낭자하던 피, 서러움, 진분홍 꽃,
이제 내 누추한 뜨락에도 서러움은 되살아,
하지만 지난날의 통곡도
내 강산 구릉 구릉에 쓰러진 수많은 상여도
이젠 꽃술에 묻은 분가루인 양
차마 울음 대신 웃음으로 피어나는 너희.
해마다 이맘때면 꽃이여 오는구나.
와서는 겹겹 묻어나는 얼굴로 웃는구나.
내 시름시름 아파하기 무척 오래 전부터
꽃이여, 너희 그렇게 오고 있었구나.
와서는 다시 해를 보는구나.
그래, 보아라. 겹겹 묻어나는 얼굴로 보아라 해를.
해 속엔 늦은 봄 서러움도
정말로 눈물겨운 너희 꽃 상여도
너희 어머니 진분홍 가슴도
내 쓸모없는 시 혼도 모두모두 함께 있었구나.     -이세방, <복엽 채송화> 전문.

우리집 채송화

우리집 뒤뜰에 채송화가 한창입니다
간밤에 내린 비에 감기라도 들 가봐
담장 가에 오기종기 웅크린 바위를
감싸 안은 채 졸고 있습니다.

천하게 피었지만 궁중 보라색으로
산자락을 온통 색칠하고
빛 따라 얼굴이 폈다 구겨졌다 하지만
동쪽에 임이 오는 길목에선
빛 죽기 한 자락만 늘어져도
집안은 환한 마음으로 가득합니다.

선 바위 누운 바위 사이에 꽃 잔치마당
구룸 떼 몰려오면 빛깔이 삭을 까 걱정인데
꽃 송이마다 입술에 새벽이슬 머금고
눈을 들어 하늘에 모자랄게 없다 합니다.   –이재학, <우리집 채송화> 전문.

오랑캐꽃

어스름 달 밤,  네 앞에 서면
어디 선가 애끓는 호궁(胡弓)소리
그윽히 들리는 듯.....

상념(想念)은 어느 새 역사를 거슬러
[로맨쓰]의 화석(化石) 찾아 두만강 기슭을 더듬나니.....    -김동명,<오랑캐꽃> 전문.

오랑캐꽃.1

나를 짓밟아 다오
수세식 변소에 팔려 온 이 비천한 몸
억울하게 모가지 부러진 채
유리컵에나 꽂혀 썩어가는 외로움을
이 눈물겨운 목숨을, 누가 알랴.
말라비틀어진 고향의 얼굴을 만나면
죽고 싶다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슬픈 전라도 계집애의 죄,
풀꽃들만 흐느끼는 낯익은 핏줄의 벌판은
이미 닳아진 자를 받아주지 않는다.
쑥을 뜯고 있는 주름살의 어머니에게
마지막으로 갈 수 있을까.
이 곪아 터지지도 못하는 아픔
맥주잔에 넘치는 비애의 거품을 마시고
더럽게 더럽게 웃는 밤이여
나를 짓밟아다오 제발       -이가림, <오랑케꽃.1> 전문.

오랑캐꽃

안악도 우두머리도 돌볼 새 없이 갔단다
도래샘도 띳집도 버리고 강 건너로 쫏겨 갔단다
고려 장군님 무지무지 처 들어와
오랑캐는 가랑잎처럼 굴러 갔단다

구름이 모여 골짝 골짝을 구름이 흘러
백년이 몇 백년이 뒤를 니어 흘러갔나

나는 오랑캐의 피 한 방울 받지않았건만
오랑캐꽃
너는 돌가마도 텔메투리도 몰으는 오랑캐꽃
두 팔로 해 ㅅ 빛을 막아줄게
울어보렴 목놓아 울어나 보렴 오랑캐꽃     - 이용악, <오랑캐꽃> 전문.

들꽃

축포가 터지고
관중들이 발을 구르고
건각들은 일제히 뛰었다.

땀에 흥건히 적시며 온 몸으로 밀고 나가는
저 필사의 역주(力走),
승패의 호각(互角),
그리고 스탠드에서 터지는 함성,
여기서 지면 안 된다.

하나의 큰 운동장, 이 세상을 보며
신도 고함을 지르고 계실까,
그라운드 가득히 흙먼지가 일고
승자의 머리엔 월계 꽃  꽂혀지지만

운동장은 안다.
꺾인 꽃은 언제인가 버려진다는 것을,
해가 저물고
관중들이 뿔뿔이 흩어진 뒤
보라, 그라운드에 버려져 시든 꽃잎들을,
그러나 비어 있는 운동장은
외롭지 않다.
조용히 누워 우주를 향해 눈을 뜨는
저 충만의 시간,
승자의 발에 짓밟힌 땅에도 그는
한 그루의 들꽃을 키우는 까닭에.      -오세영, <들꽃> 전문.

들꽃

천년의 정적이
낡은 시간들처럼
소리없이 쌓이는
후미진 산록에
홀로 서서
임을 기다리는
들꽃 한 송이.

지나는 바람결에
가슴 떨며 손을 흔들고
애타는 마음을
향으로 피워내는
외로운 들꽃.

아침 햇살에
노을 빛 색동옷은
가려 입고
볼 붉히는 너는
순결의 화신(化身).

애틋한 사연을
유채화로 담아
청산에 둘러두고
오늘도
그리운 임을 기다리는
슬픈 들꽃아.           –정용진, <들꽃> 전문.

들꽃

초록색 융단 위에
별이 쏟아졌다
저기 보아라
바람에 흔들리는
너와 내가 있다

속살거리는 연인들의 웃음
가장 고운 옷 입고 부르는
어린 노래
가난한 이들의 몸짓

한번은 맛보고 싶었던 평화
이젠 배부르다

가고싶은 하늘나라
황금길이 아니어도 좋아라
초록 들판 위에
들꽃 가득하다면
바람에 흔들리는
너와 내가 있다면   -이경자, <들꽃> 전문.

별풀꽃

가을이 치마자락을 끌며 서리 묻은 버선발을 내밀 때쯤이면 안다
비개인 뒷날 밤 강둑이나 들에 나가보면 안다
별들은 하늘에만 있는 것이 아니란 것쯤
하늘의 별들이 속 깊은 강물에 총총이 박힐 때쯤이면
지상에는 물에 씻긴 깨끗한 별들이 별꽃 풀로 피어
하늘 거울 속에서 눈꽃이 되어 반짝이고 있음을
그 작고 어여쁜 생명들이
사랑의 보조개를 만들어
축복 받을 아무것도 없는 세상에 축복을 보내고 있음을

흉흉한 소문들만 무성한 날들에
사람아, 가을엔
비인 강둑이나 들에 나서서
별꽃 풀과 만나 아낌없는 축복을 받으시라   -김여정, <별꽃풀> 전문.

찔레꽃

순이네 집에
찔레꽃이 화알짝
피었습니다.

새빨간 꽃이
정말
복스러웠습니다.

영이는 순이 몰래
하나만 따려다가

그만 가시에
꼬옥 찔렸습니다.

찔레꽃처럼
새빨갛게
피가 돋아 났습니다.     -이중한, <찔레꽃> 전문.

찔레꽃

결핵을 앓아
거친 숨결로
살구나무 고개를 넘던
내 누이의 하얀 얼굴
찔레꽃.

공동묘지 가는 길녘에도
홀로 피어서
슬픈 찔레꽃.

춘삼월
보리 고개를 넘느라
칠 남매 자식들의 입에
풀칠을 시키기 위하여
허리띠를 졸라매던
부모님을 따라

왜놈 몰래 일군 뙈기밭이랑
감자 골 계곡에
뚜 깔 나물 캐러
호미 들고
따라 나서던 내 누이

이 봄도
무덤 곁에
달빛으로 피어 오른
애달픈 찔레꽃
푸른 혼.           -정용진, <찔레꽃> 전문.  

찔레꽃

부드럽고 여린 꽃잎 어디에
이토록 우아한 향취 품었을까
희디 흰 꽃송이마다
애틋한 향내로 피어나는
짙은 그리움

매혹적인 장미도 부럽지 않은
야생의 청아한 얼굴
바람은 말없는데
눈가에 이슬마저 향기를 머금었네

퍼져가는 어두움과 고요
무성한 찔레꽃 넝쿨너머
향나무 검은 그늘
듣고 있어도 전설 같은
소쩍새 울음소리 가슴 베이네
애수의 빛깔로 번득이는
빛 잃은 시간들이여

눈길 뗄 수 없는 아름다움
새털구름처럼 흩어져버린
또다시
오월을 기다리고
유월을 기다린다.     -정양숙, <찔레꽃> 전문. * 필자의 여동생

찔레꽃

고개 넘어
저 멀리 쑥국새 소리

조심하세요 발길의 패인 도랑을
돌아서서 일일이 기다려 주며
한 부락에 피난 갔던
키 큰 아저씨

어쩌다
먼 산에 총소리 나도
쑥국새 소리는 그치지 않고

하는 보고 혼자 말로
오매, 짠한거
어머니는 일어나 광주리를 이셨다

높은 산
아무도 없는
고갯길 돌짝 밭에
해맑은 찔레꽃은 왜 피었던가   -이상묵, <찔레꽃> 전문.

철쭉꽃

철쭉은
산적의 딸들인가.

손님 온 기척에, 고운 얼굴로
와락 문 열고 뛰어나와서도
웃을 줄 모르네.

산길 걷는 나그네는, 해를 따라
금새 두 등을 넘어 가고

두견새 울음
이제사 그치면, 또
산비둘기 울음으로 이어지는데,

떠가는 잠자리 비행기 소리 먼
오후가
못 견디게 외로워
하늘 높은 흰 구름과
짝지어 보고 싶을 때는
그 얼굴 그 자리에 둔 채,
치마폭 곱게 여미어
하늘로 오른다.

구름 배 타고 돌아오는 길
중간 어디쯤에서
나와 만나자.      -김선현, <철쭉 꽃> 전문.

물 길러온 철쭉

언제부턴가 철쭉은 물긷는 소리를 냈습니다
온몸에 주렁주렁 물동이 매다는 소리
정원 쪽에서 물동이 매다는 소리
들려왔지만, 벌써 봄이 온 것인가?
나는 대수롭지 않게 중얼거렸습니다 무시로
제 집을 드나드는 고양이라도 보는 것처럼

며칠 전에 철쭉은 어느 틈에
떠나갈 채비를 마친 듯했습니다
온몸에 주렁주렁 매달린 물동이가
천근이나 무거운 듯 휘청, 일어서는
순간을 하필이면 보아버린 나는
그 전날 처음으로 다가가 물통 속에
빠진 봄을 물끄러미 들여다봤습니다

갑자기 사나운 모래바람이 불었습니다
나는 어떻게 해서 돌아가겠느냐?
물동이 하나 하나를 깨트려 제 발등에
불을 끄면서 사막을 건너 왔다는
발뒤꿈치에서 자갈 부닥치는 소리가
딱딱! 났다는 철쭉은 동이 하나를
느닷없이 팍! 집어 던졌습니다   -한혜영, <물 길러온 철쭉> 전문

두루봉에 핀 산철쭉

두루봉 피 묻은 산철쭉 피어
산은 지금도 어린아이 소리를 낸다
사내도 계집도 아닌 산이 낳은 아이
산아래 세상 기웃거리다 눈멀었다던
시름시름 앓다가 숨 거둔 아기 무덤
봄마다 늙은 여우가 뿌리고 가는 꽃
두루봉 동굴이 세상에 알려지던 날
늙은 여우는 목쉰 울음을 컹컹 토했다
소문엔 여우 잡으러 동굴 들어간 광부
자신의 간 꺼내 늙은 여우 잡았으나
눈 맞아 살림 차려 낳은 아이일거라고
늙은 여우가 언제부터 그솟에 살았는지
사만 년 지난 올 봄도 산철쭉이 피었다
불타는 별똥별이 떨어진 자리
간이 없는 광부의 유골과
성기가 없는 아이 뼈가 발굴된 동굴
지금도 늙은 여우가 살고 있는지
산기슭에 새 주막집이 생기고
아룐히 주술 같은 아기 울음 들린다
봄마다 늙은 여우가 뿌리고 가는 꽃   -한길수, <두루봉에핀 철쭉꽃> 전문.

장미와 백합은 사랑의 상징이요, 표현이다. 그러나 장미가 남녀 간, 이성간의 그리움의 심볼 임에 비하여, 백합은 종교적 사랑의 꽃으로 표현되고 있다.
장미는 에로스적이요, 백합은 아가페적 사랑의 상징이 된 것도 결코 우연이 아니다. 장미가 감성적( Patos)이라면 백합은 이성적(Logos)이다. 시인 릴케가 사랑하는 연인에게 장미꽃을 선물하기 위하여 장미 가지를 자르다가 찔린 화농으로 유명을 달리하였다는 일화는 너무나 유명하다.
3천 여 평의 온실에 6만주의 형형색색의 장미를 재배하는 내가 그와 같은  시대에 태어났던들 그도 살고 나도 유명한 시인이 되었을 터인데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장미의 꽃말은 “불타는 사랑” “아름다움”이다. 사랑의 신 주피터가 어머니 비너스의 로맨스를 누설치 말라고 침묵의 신에게 부탁하자 그 답례로서 침묵의 신은 장미 꽃다발을 보냈다. 이것이 오늘날 밀회의 비밀을 지켜주는 꽃이 된 시초가 된 것이다. 영국이나 미국이 다  같이 장미를 국화로 정한 것도 결코 우연이 아니다. 이들은 뿌리가 같은 종족이요 그리고 장미를 사랑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결혼 10주년 애니버서리 파티를 위하여 1년 전부터 3,650송이의 장미를 주문하던 하와이의 어느 노부부의 생각이 떠오른다.
장미가 울안에서 만인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바에 비하면 찔레꽃은 야생 장미꽃이면서도 길가나 산록에 버려진 채 저 홀로 피고 지면서 천민의 혼으로 버티고 살아간다. 민초들의 끈끈하고 한결같은 삶의 모습 같다.


달맞이꽃

해가 지면
어둑 어둑
해 가지면
얼굴이 훤하다.

어두워 갈수록
노란 맘은 가고
하얗게 말갛게
편안하다.

달아나 별이
없어도 좋다.

세상과 달리
어두움을 밝게
빛나게 맞이하는
어둠맞이 꽃.         -고원, <달맞이꽃> 전문.

달맞이꽃

그리움 가득 채우며
내가 네게로 저물어 가는 것처럼
너도
그리운 가슴 부여안고
내게로 저물어 옴을 알겠구나
빈 산 가득
풀벌레 소낙비 처럼
이리 울고
이산 저 산 소쩍새는
저리 울어
못 견디게 그리운 달 둥실 떠오르면
징 소리 같이 퍼지는 달빛 아래
검은 산을 헐고
그리움 넘쳐 내 앞에 피는 꽃
달맞이꽃.                        -김용택, <달맞이꽃> 전문.

달맞이꽃

첫여름 하얀
달밤이 되면
그만 고백해 버리고 싶다
그대 내 사랑이라고

키 큰 포풀러 바람에 흔들리고
수런수런 풀 냄새 온몸에 젖어 들면

입으로 부르면
큰일나는 그 사람
하르록? 향기로 터뜨리고 싶다

그만 확 확 달맞이꽃으로
피어나고 싶다             -문정희 <달맞이꽃> 전문.

달맞이꽃

풀벌레가 달빛을 통해
땅덩이를 바라보고 있었다.
총탄은 홀로
이 들판을 울면서 지나갔다.
죽어 넘어진 달빛理
풀벌레 등에 얹히고,
노오란 방죽길이
메아리처럼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     -양채영, <달맞이꽃> 전문.

달맞이꽃

누구를 기려 그토록 피는가
달이 진 컴컴한 밤
비가 오는 적막한 시간
전설로 피는 너의 혼

강변에
마지막 달이 돋던 저녁
흘러서 공허한 하늘 끝에
바람으로 지던 너

별빛으로
찬란한 별빛으로
잎을 키우며
오랜 세월을
침묵으로 기다리던
초심(初心)의 연가
달맞이꽃

바위가 된 내 가슴
모래알로 부서져
천년을 살고 싶은
기다림

또다시 달을 보며
연가를 부르는
수줍은 꽃이여,
첫사랑이여.          -권순창, <달맞이꽃> 전문.

달맞이꽃

살아서 남긴 발자국은 달랐지만
저승으로 오는 길은
모두가 똑같아야 한다는 죽음의 명령
사람들은 비로서 말 잘 듣는다
할리우드 공원의 고만고만한 묘지들
서로 이름 불러주며
고만고만 살아가는 무덤과 무덤
살아서 이름마다 그 색깔 틀렸을 지라도
한 생각으로 묻히면 모두가 같은 씨앗,
여름 밤 너무 깊으니 문 열어 놓으라는
죽음의 명령
봉인된 무덤의 울타리마다
가만히 문 열고 나와
손을 흔드는 이들     -장용철, <달맞이꽃> 전문.

달맞이 꽃

가장 현란한 태양아래서
가장 쓸쓸해지는 꽃

흑암의 빗장을 열고
아득히 먼 길을 더듬다 보면
하늘 깊이의
심장 하나 만나질까

정제된 고요가 아니면
가슴을 열 수 없는
오만을 담은 죄

모든 아픔의 이름으로
모든 어둠의 운명으로

떨리는 고독의 이치를 건너
대지의 별이 된 이브.       –정정인, <달맞이 꽃> 전문.

섬진강의 달맞이꽃

강 구비마다
달맞이꽃이 후줄근히
밤 오길 기다려
노오란 낮잠.

강 건너 꿈 깔린 백사장으로
강물 가르는 나룻배에는
꽃 꺾어든 사람
아무도 없네.

강물 따라 오 십리 육 십리
입 다  물은 달맞이꽃
이 밤도 이뤄지나
달과의 사랑.

달에 물든 노오란 마음
변치 않아
햇빛 강물에 어른거리면
이내 고개 떨구네.

섬진강 긴긴 강가 달맞이꽃
물에 달 그림자 뜨면
마음 스스로 풀려
다시 피는가.         -박만영, <섬진강의 달맞이꽃> 전문.

장다리꽃

저 언덕 아래
가느다란 몸매 타고 피어 오른
장다리꽃

내 어린 날엔
장다리꽃 사이로
머리 수건 동여맨 그 아지매가
티없는 웃음꽃을 노랗게
꽃 사이로 함께 피웠지

오늘도 장다리는 분주히
나비들을 불러 피어도
마냥 먼 하늘가
그날
그때,
그 장다리꽃만 그리워짐은
어인 일일까                 -이은일, <장다리꽃> 전문.

녹두 꽃

빈손 가득히 움켜쥔
햇살에 살아
벽에도 쇠창살에도
노을로 붉게 살아
타네
불타네
깊은 밤 넋 속의 깊고
깊은 상처에 살아
모질수록 매질 아래 날이 갈수록
흡뜨는 거역의 눈동자에 핏발로 살아
열쇠소리 살아져 버린 밤은 끝없고
끝없이 혀는 짤리어 굳고 굳고
굳은 벽 속의 마지막
통곡으로 살아
타네
붉타네
녹두꽃 타네
별 푸른 시구문 아래 목 베어 횃불 아래
횃불이여 그슬러라
하늘을 온 세상을
번뜩이는 총검 아래 비웃음 아래
너희, 나를 육시토록
끝끝내 살아.          –김지하, <녹두 꽃> 전문.

개별 꽃

올해 대학간 딸애의
생활기록부 보호자 직업란에
나는 선뜻 ‘시인’이라 써준다
딸애는 시인이 무슨 직업이냐며
역정을 내듯 화이트로 지운다
다른 애들은 장관 사장 교수 군인
변호사 의사 또는 이사라고 썻던데…
아하, 그런데 나는
시인을 직업으로 알다니!
뭉개진 여백 다시 들여다본다
어느새 시인은 간 곳 없고
몸둘 바 몰라 허 허 허허 웃는 꽃
개별꽃만 하얗게 홀로 부시다
-생계를 위해 일상적으로 하는 일
아하, 그래서 나는
직업을 시인이라 쓰다니!
나는 그만 열쩍게 누워
이 나라 대가의 “자화상”을 읽는다
-애비는 종이었다
밤이 깊어도 오지 않았다
………………………………….

어떤 이는 내 눈에서 죄인을 읽고 가고
어떤 이는 내 입에서 천치를 읽고 가나
나는 아무것도 뉘우치진 않을란다    -임영조, <개별 꽃> 전문. *일명 미치광이풀.

봉선화(鳳仙花)

울밑에선 봉선화야
네 모양이 처량하다
길고 긴 여름철에
아름답게 꽃 필적에
어여쁘신 아가씨들
너를 반겨 놀았도다

어어간에 여름 가고
가을바람 솔솔 불어
아름다운 꽃송이들
모질게도 침노하니
낙화로다 늙어졌다
네 모양이 처량하다     -김형준, <봉선화> 전문.

봉선화
-1950년대

나는 가난뱅이 올 아비의 작은 딸
나의 배고팠던 누님이 아이 보게 떠나면서 보고보고 울던 꽃

석양처럼 남아서 울던 꽃 울던 꽃   -서정춘, ,봉선화> 전문.

봉숭아(鳳仙花)

계절은 밀려가고 있었다.

한여름
봉숭아 꽃잎 따라
물들인
누이동생의 손톱엔
이젠
계절이 밀려가고 있었다.

봉숭아 꽃잎이 물든
누이의 손톱에는
반쯤 밀려난 흔적으로
계절이 그만큼 멀어져 간다는
아픔만큼
누이의 생명마저 밀려가고 있었다.

물든 봉숭아 꽃잎이
누이의
손톱에서 벗겨져나간 그 때쯤

누이의 생명은
손톱 밖으로 밀려나고 있었다.     -조병무, <봉숭아> 전문.

고추 밭에 봉숭아꽃

고추 밭에 봉숭아꽃
붉은 고추 시새워 저도 붉단다.
구추씨 받자하니
봉숭아가 저 먼저 씨주머니 터뜨린다.    –엄한정, <고추밭에 봉숭아꽃> 전문.

봉숭아

긴여름
태양을 향하여 젖 몽우리 서듯
수줍었던 그리움

할머니 손톱 물들이고
엄마 손톱 물들이던
발그래했던 처녀적 꿈

언젠가 찐하게 물들었던
첫사랑 그리움은
꽃잎에 맺힌 이슬로 포개어져

열 손가락 손끝마다
핏물 들어
석고상 되어버린
화상에 물든 마음 뒤척이며

애기입술 같은 꽃잎 곱게 빚어
열 손톱 발갛게
부푼가슴에 물드는 봉숭아
딸의 고운꿈 엿본다        -박영숙영, <봉숭아> 전문.

봉숭아꽃

올해도 잊지않고
흙덩이를 밀고 올라와
수척해진 내 기억을
불러내는 너

쑥부쟁이 모깃불로 타던
고향의 여름밤
앞마당 멍석위에
너놔 마주 앉으면
손톱 끝까지 붉게 달아로르먼 마음
밤새도록 욱신거렸지

희끗희끗해진 머리카락만큼
메꿀 수 없는 시간 저편에서
너와 함께 붉게 붉게 물들던 밤이
별이 기울도록 손톱 위에서 운다

캄캄한 여름밤
빨간 봉숭아꽃
밤새도록 피 뚝뚝 흘려
나를 적신다.            –차신재, <봉숭아꽃> 전문.

백일홍.2

빛 좋은 가을 하늘
백일의 영광 위해
봄의 유혹 참아내고
폭염 태풍 견뎠도다

별들과 새들의
온갖 핀잔 듣고서도
모질게 참았더니
오늘의 영광이 찾아 왔다   -이종섭, <백일홍.2> 전문.

백일홍은 백일초라고도 한다. 여름부터 가을 까지 화단을 지키는 꽃으로 100일을 간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전설에는 목 셋을 가진 이무기가 마을에 나타나 마을 사람들을 괴롭히니 마을 린 벗을 그리다. 이다.에서 는 이를 피하기 처녀에게 화관을 씌워 해마다 바쳤는데 김씨의 딸 차레가 되는 해 그 여인을 사랑하는 한 무사가 여인으로 변장하고 젯상에 앉아있다가 칼로 이무기의 목을 처서 서 떨어뜨리니 이무기는 목 하나를 잃고 연못으로 도망치고 김 씨의 딸은 무사와 결혼하여 잘 살았다는 전설이 있다. 백일홍의 꽃말은 떠나버 사랑이다.

안개꽃

지하도 입구까지 온 봄은
쓸쓸하다.

플라스틱 통 속에는
온 종일 팔리지 않은
안개꽃 묶음들.

갑자기 어리둥절해서 핀
빈혈의 얼굴들이 창백하다.

따스한 햇살에
뺨을 대고 등을 기대며
제 가끔의 슬픔을 꺼내며 만지작거린다.

어떤 꽃은 먼 하늘만 바라다본다.
눈가의 눈물 자국을 말리고 나갈 때마다
고개를 묻는 안개꽃들.
쌀 톨 만한 연모(戀慕)의 마음이 일렁인다.

그 발치에 서서
무서움에 울고 있는
열 살바기 단발머리와
배를 깔고 누운
옛날의 갯벌이 보여

지하도 입구까지 온 봄은
쓸쓸하다.                     -노향림, <안개꽃> 전문.

안개꽃

내 어깨를 와서 물던 세살박이의 흰 앞니,
꼭 고만큼씩 한 꽃잎들이 모여 핀 꽃이
안개를 이루며 죽은 딸을 회상케 한다.
정관수술의 매듭을 풀고 애를 갖고 싶다.    _강우식, <안개꽃> 전문.

안개꽃

꽃이라면
안개꽃이고 싶다

장미의 한복판에
부서지는 햇빛이기보다는
그 아름다움을 거드는
안개이고 싶다

나로 하여
네가 아름다울 수 있다면
네 몫의 축복 뒤에서
나는 안개처럼 스러지는
다만 너의 배경이어도 좋디

마침내 너로 하여
나조차 향기로울 수 있다면
어쩌다 한 끈으로 묶여
시드는 목숨을 그렇게
너에게 조금은 빚지고 싶다    -복효근, <안개꽃> 전문.

안개꽃

가녀린 몸매
허공에 나붓대며
실성한 여인처럼
하얀 웃음 까르르
말라 바스러질 때까지
연신 희득거리며
모음(母音)으로 쏟아놓은
오 백치.                         -이희선, <안개꽃> 전문.

안개꽃

안개꽃 들판을 바라보면 막막해진다.

뜻을 읽을 수가 없다 부르는 듯 하기도 하고 고개를 돌리는 듯
하기도 하다 웃는 듯 하기도 하고 우는 듯 하기도하다 바라볼
수록 가물가물 안개만 피워 올린다.

평생 내색하지 않던 아버지도
찾아갈 때마다 산은 안개로 대답했다.

안개꽃 얼굴이 항상 흰 무명처럼 개어 있다고 믿은 것이 돌이
킬 수 없는 불효가 되었다 지칠 대로 지친 날 안개꽃에 불을 비
벼보면 안다 끝내 네게서도 더욱 더 난감한 안개가 피어오르기
마련이다.

안개꽃 들판을 바라보면 확확 달아오른다.    –유장균, <안개꽃> 전문.

안개꽃

눈물이야
달무리 성긴 별 밭 보며
꿈을 헤던
말 못하던 누이 가슴에 고인,

가슴 알이야
차오르는 아픔
홀로 다스리며 세월 따라
흔들리며 커져버린,

그리움이야
퍼내어도 퍼내어도
밑이 안 보이는
펼쳐 보일 수 없어
날마다 살 깎아 몸 비비는
아니, 혼백이야
눈물과 가슴알이와
그리움으로만 살다 간
우리 누이의 희디 흰 넋,
소리 없는 함성이야       -김행자, <안개꽃> 전문.

접시꽃

봄부터 부지런히
심장 같은 넓은 잎 대궁이 세우며
쑥쑥 자라더니
한더위 봉긋 봉긋 꽃망울 만드는 접시꽃
들일 하다 돌아와 점심을 먹고
느긋한 마음으로
하양 빨강 노랑,
화사한 꽃송이들 그려본다
담 너머 이웃들 인심마저 도
곱게 안아 피어날 꽃
오늘도 하늘하늘 몸놀림이 바쁘다    -박명춘, <접시꽃> 전문.  

접시꽃 씨를 묻으며

모든 것이 떠나고 돌아오지 않는 들판에
사랑하는 사람이여, 나는 이 꽃씨를 묻습니다
이 들녘 곱디고운 흙을 손으로 파서
그 속 꽃씨 하나를 묻는 일이
허공에 구름을 심는 일처럼 덧없을 지라도
그것은 하나의 약속입니다
은가락지같이 이 꽃씨를 풀어 묻으며
내가 당신의 순하던 손에 끼워주었고
그것을 몰래 빼서 학비를 삼아주던
당신의 말없는 마음처럼
당신에게로 다시 돌려주는 내 마음의 전부입니다
늦은 우리의 사랑처럼 저문 들판에
접시꽃 씨를 묻으며
잊혀지는 세월 지워지는 추억 속에서도
꼭 하나 이 땅에 남아 있을 꽃 한 송이 생각합니다.    
-도종환, <접시꽃 꽃씨를 묻으며> 전문.

촉규꽃(蜀葵花)

장독대 또약 볕에 바가지 널어 두고
어디로 다 가고 아무도 없는가?.

븬 사립을 들어서자 자즈러지게 소리치는 건
혼자가 혼자가 겨운
울가 빨간 촉규의 화안한 얼굴!     -유치환, <촉규꽃> 전문.

갈대밭에서

서포 갈대밭에서
그 갈대 바람 속에서
나는 갈대가 아니다
나는 갈대가 아니라고 소리쳐도
아무도 들어주지 않는 갈대바람 속에서
오래된 해골 바가지를 밟았다
40년 전 그때 죽어
오늘 나의 유일한 동지인가
나는 갈대가 아니라고 소리치면
그것이 듣고 있다

나는 그것을 부여 않았다가 던졌다     -고은, <갈대밭에서> 전문.

캘리포니아 갈대

모여 살아도 따습지 않고
부비며 지내도 허허한 마음
하늘 휘저으며 몸부림쳐도
잊혀지지 않는 강산아
훌 훌 갈꽃으로 날아가도
바람벽에 부딪치는 망향.

서러운 바람결에
퉁소소리 들린다
날 부르는 소리
어제는 강 마을 갯벌에서
야윈 갈대와 서걱 이다가
간 밤에는 진달래 만발한
언덕에서 딩굴었지.

태평양 기슭
청석돌산 벼랑에 발돋움하고
망부석인양
긴 목 드리우고
보라 빛 기별 기다린다.

모여 살아도 그리움은
나날이 짙어가고
기대고 마주해도
돌아 앉는 타인의 등
훌 훌 갈꽃으로 날아가도
바람벽에 부딪치는 망향.     ㅡ이성호, <캘리포니아 갈대> 전문.

갈대

너였구나
철새의 깃털 주워 모아
계절의 수의를 만들 때
하얗게 부서져 내리던
휘파람 소리

너였구나
순금의 무게로 가라앉아
추억을 손질하던 강변,
흐드러진 햇살 헤치고
바람처럼 다가오던
그 수런거림

바로 너였구나   -황현미, <갈대> 전문.

억새꽃

싸늘한 바람결에
출렁이는
은빛 파도
쪽빛 하늘 및
산자락의
춤추는 한 마당

하늘 향한
하얀 흔들림

가을 정취에
온몸 던진다   -김진상, <억새꽃> 전문.

억새들의 춤

억새들은
산간에 몰려 서서
낮에는
산바람에 칼을 갈고
밤에는
제주 은 갈치 물결로
전신을 마구 흔들어댄다.

달빛이
눈송이처럼 부서져 내리는 밤
군무(群舞)를 추는
백조들의 푸른 자태여.

너와 나
나와 너
언제 이 푸른 광야에서
인생을 춤추었던가 싶구나.

자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어서 신발 끈을 조이고
광란하는 달빛 아래
몸을 맡기자.

저 푸른 달빛이
사라지기 전에
강강 수월래
강강 수월래.   –정용진, <억새들의 춤> 전문.

원산지가 남아메리카인 달맞이꽃은 진홍 빛 저녁노을이 서산에 걸리면 마을 앞 시냇가와 철로 변에 연노랑 색으로 또는 흰색으로 피어올라 눈송이처럼 부서져 내리는 달빛에 취하여 손을 흔든다. 더구나 어스름  달밤에 길 떠난 임을 기다리는 것 같은 모습은 측은해 보이기까지 하다. 꽃말은“기다림”이다.
봉숭아는 한 때는 봉선화로 조국을 잃은 민족의 애환을 노래한 민족의 꽃이다. 김형준 시인은 구구절절이 우리의 아픔을 시로 엮고 그리고, 노래로 불렀다. 또한 이를 누이의 아픔으로 조병무 시인은 은유적으로 읊고 있다.
우리 선조들은 망국의 설움을 울밑에서 슬프고 구슬프게도 울음 울었다.
꽃말은 “나를 다치지 마세요.“이다. 희랍의 신화에 의하면 올림푸스 산에서 어떤 여인이 도둑의 누명을 쓰고 쫏겨나 누명을 벗지 못하고 억울하게 죽었는데 너무 억울하여 자기의 몸을 뒤져 보았으나 아무것도 없었다.
그 후 가련한 넋이 봉숭아로 태어나 누가 살짝 다치기만 하여도 씨 주머니를 터뜨려 자신의 결백을 보여 준다는 슬픈 전설이 서린 꽃이다.
안개꽃은 주종이 아닌 싸이드 꽃으로 큰 대접을 받지 못하는 가냘픈 꽃이다. 장미에 섞여, 카네션에 섞여, 해바라기에 섞여, 남의 모양새를 위하여 늘 희생을 감수하는 가여운 꽃, 여학생들이 국군묘지에 헌화할 때에는 빼놓을 수가 없는 단골 꽃이다. 싸락눈이 내리 듯 안개가 내리 듯 자신의 존재를 숨기고 늘 뒷전에서 숨어 봉사하는 희생의 꽃이다. 그러나 표정은 늘 애잔하다. 이희선 시인은 실성한 여인 같다고 표현 하였다.
접시꽃은 촉규화(蜀葵花)라고 도 한다. 무궁화과의 다년생 초로 접시모양의 붉은색, 흰색, 자주색이 있고 장미처럼 요염하지도, 난초처럼 청초하지도 않으나 서민처럼 겸허해 보이는 모습에 만인의 사랑을 받는 꽃이다. 꽃말은 “단순. 평안”이다.

박꽃

흰 옷자락 아슴 아슴
사라지는 저녁 답
썩은 초가지붕에
하야게 일어서
가난한 살림살이
자근자근 속삭이며
박꽃 아가씨야
박꽃 아가씨야
짧은 저녁 답을
말없이 울자.       -박목월, <박꽃> 전문.  

박꽃

돌담을 끼고 황홀히 돌아 나간 외딴 오두막
호젓한 박꽃이 종이 등 같이 켜지는 저녁

세월은 물처럼 흘러간다 해서
물처럼은 되돌아 올 줄 모르고

백발이 들창 밖에서 애기처럼 보채니
수양버들 한 사 싫어라 손을 젓는다.

구름이 양 떼 같이 내려오는 잔디밭에
내 토끼처럼 누어서 잠을 자고

꽃잎이 지는 호수에
어족처럼 쉬다가 가려오.     -이설주, <박꽃> 전문.

한 송이 박꽃

깊은 한밤중
산맥이 울고
기이한 나그네 발길
솔밭에서 자취 없어라
자취 없어라
희미한 별빛에 돌들만이 빛나라

이리하리
저리하리 내 어찌하리
베개닛 몸부림 타는 혀끝에

산맥이 울고
내버린 낫들 일어서
쏘아보는 한 송이 박꽃      - 김지하, <한 송이 박꽃> 전문.

박꽃

솔숲을 가르는
천년의 바람 한 점
성하(盛夏)에도 설경(雪景)으로
가지마다
학(鶴)이 내려

선비의 지조로
그윽한
솔의 향기.

외진 산모롱이
돌담 길을
살포시 돌아서면

초가지붕마다
누님의 동정같이
하아얀 달빛으로
피어나는 박꽃.     -정용진, <박꽃> 전문.

씀바귀

달큼하기가 싫어서
미지근하기가 싫어서
혀끝에 스미는 향기가 싫어서

온몸에 쓴 내를 지니고
저만치 돌아 앉아
앵도라 진 눈동자
결코 아양 떨며 웃기가 싫어서

진종일 바람은 설레 이는데
눈물 죽죽 흘리기가 싫어서
애원하며 매달려 하소연하기가 싫어서

온몸에 툭 쏘는 풋내를 지니고
그대 희멀쑥한 손길 뿌리쳐
눈웃음치며 그대 옷자락에 매달려
삽상 하게 스미는 봄바람이 싫어서

건달들 하룻밤 입가심.
기름 낀 그대 창자 속
포만한 하품 씻어내는 디저트가 되기 싫어서

뿌리에서 머리끝까지 온통 쓴 내음
어느 흉년 가난한 사람의 빈 창자 속에 들어가
맹물로 피를 만드는
모진 분노가 되었네
그대 코끝에 스미는
씁스름 한 향기가 되었네.      –문병란, <씀바귀> 전문.

씀바귀

남은 날
모두 주고
얻고 싶던 단 한 사람

이를 수 없는
엉겅퀴 가로놓여
생으로 앓다가

쓰디쓴 그리움은
하얗게 익어간다

뿌리가
더 쓴
씀바귀라던가
사랑은.             -박경석, <씀바귀> 전문.

망초꽃

어느 한 순간도
떳떳하지 못하였다고,
중얼거리며 들판에 나앉은 그는
생애를 힘들여 짐지지 않은
자신의 죄를 모두 풀었다

제대로 살아 보아야겠다고
내일부터는 누군가를 도와야겠다고,
중얼거림으로 만 끝난 그의 전생을
다 들키기로 하고 있다

털어놓은 마음의 수더분함이
몹시 귀하여 그리운 시대
그리운 꽃이 된 망초꽃,
꽃이 된 것이 민망스러워
해가 진 뒤에까지 얼굴이 하얗다.     -한영옥, <망초꽃> 전문.

망초꽃

우리가 울지 않았다면
우리가 눈물 흘려 마른 땅 적시지 않았다면
저리도 이쁜 꽃
망초꽃
어찌 볼 수 있었겠니

우리들 흘린 눈물 자국 마다에서
가늘디가는 못 치켜들고
옛날의 설어움 되살리려고
억지로 피어난
눈물의 꽃
가엾고 서러운 망초꽃
설어워 흘린 우리들 눈물로
망초꽃 피었구나

들에 나가 보면
천지에 깔려있는 망초꽃
모여 서서 함성도 지르지 못하고
바람에 바람에
미미하게 흔들리누나
흔들리며 흔들리며
서로의 몸 비비누나
큰소리 한번 못 치기는 죽어서도 여전하고
헛기침 한번 못 해보기도 그대로 여전한
망초꽃
지금도 괜히 당신들 눈치만 살피며
숨죽이고 피어 있는
불쌍하고 가엾은 망초꽃

이제 보니
망초꽃 천지에 가득 채우기 위하여
우리들 울 일이
아직도 아직도
이렇게 많았구나.   –김혜숙, <망초꽃> 전문.

망초꽃

길 밖으로 밀려나 조용히 한 떼의 사람들이 살고 있습니다. 사
람들에 밀려 풀꽃들에 밀려 도달한 곳,
여기도 샘명붙이가 사는 땅?

일생을 숨어 살아온 자가
숨어 들어
깨끗이 꿈 속을 비우거나
꿈의 위치를 바꿔 놓습니다, 바다 쪽으로

오, 몸부림 쳐 시원하게 몸부림을 버리는 바다.     –신대철, <망초꽃.2> 전문.

망초

검소와 내일이라는 이름으로
세월을 묶어놓고
계획의 변명
누구의 말에도 감중연

가장 잘하고 있다는
자기 도취의 망초
아무도 돌보지 않는 개망초

고집 센 잔자지 잔뜩 버티고
바람마저 외면할 속 빈 강정

손 가지 끝으로 수 없이 찔려
잎이 뜨는데
혹시나 하는 침묵으로
손가락만 꼽는가

망초의 허상 구름 되고
푸른 하늘 높기도 하지   -조재화, <망초> 전문.

앉은뱅이

노비산(鷺飛山) 모통이는 어린 내 자라던 곳
이 봄도 그 언덕엔 앉은뱅이 피련마는
따갑던 그 날의 가방은 버린 대로 모르겠네      -노산 이은상, <앉은뱅이> 전문.

앉은뱅이꽃 배웅

잠깐
거기 쪼크리고 앉으라 했다
눈 지그시 감고
귓속말도 좀 들어보라 했다
노리다께나 본차이나 따위
날렵한 찻잔은 없노라 했다
다만
살 두터운 할머니 손바닥으로
쓰으윽 문지르는
한 사발 보리숭늉이라도
마시고 가라 했다

엄마의 땅 가까이에서
작은 손 흔들며 기다리노니
제발
허리 쭈욱 펴고
잘 다녀 오라 했다

사랑머리 하얗도록
기다리마 했다.   –추영수, <앉은뱅이꽃> 전문.


앉은뱅이꽃

전에는 목을 길게 뽑고
오래 오래 마주보더니
오늘은 가늘고 짧은 목으로
질책하듯
잠깐 쳐다보고 마는
하얀 너

사방으로 갈라진 땅에서
내가 입힌 병든 옷을 걸치고도
생명으로 피어야 하는 숙명의
저 오만한 눈빛을
나는 오래오래 무릎을 꿇고
마주 보고있다              -고영준, <앉은뱅이꽃> 전문.

할미꽃

보리밭 가에
찌그러진 무덤-
그는 저 찌그러진 집에
살던 이의 무덤인가.

할미꽃 한 송이
고개를 숙였고나.

아 아 그가 살던 밭에
아 아 그가 사랑턴 보리.

푸르고 누르고
끝없는 봄이 다녀 갔고나.

이 봄에도
보리는 푸르고 할미꽃이 피니
그의 손자 손녀 손에
나물 캐는 흙 묻은 시칼이 들렸고나.

변함없는 농촌의 봄이여
끝없는, 흐르는 인생이여.     –춘원. 이광수, <할미꽃> 전문.

할미꽃

봄에 피는 진달래
진달래 동산
붉은 꽃잎 지는 때
뻐꾸기 울고

어린 동생 무덤가
할미꽃 필 때
세월에 바랜 설움
비가 내리네
오늘도 하늘은
높푸른데
이승에서 저승까지
멀기도 하지.

고향 길은 무겁고 답답하여라.
불러 봐도 불러 봐도
말이 없구나.                    -신협, <할미꽃> 전문.

할미꽃

나이를 묻지 마소
날 때부터 할미라오

꽃이라 불러주니
그나마도 황송하오

수줍어
부끄러운 양
고개 숙인 할미꽃   -오정방, <할미꽃> 전문.

할미꽃

하얀 서릿발에
은비녀  쪽진 머리
벌겋게 멍울진 가슴을
베 적삼에 감추시고

막걸리 한 사발에
가랑가랑 눈물 앞세우고
한풀이 하시던
허리 깽깽 할미 닮은
네 모습 애처롭다

골바람 낮게 드리운 산골짝
홀로 핀 외로움에
네 눈물 강이 되면
할미 그리움도 떠내려가니

소리 새야 장단 맞춰
노래 노래 불러 주렴    -강영미, <할미꽃> 전문.

할미꽃

꽃샘추우가 지나가면
하늘향기가 내린다고
벌써부터 알고게신 할머니

햇빛 남은 가슴이
따뜻한 사람이라고
바람에게 노란 수술을
내 주셨지

잘 되라 잘 돼서
가진 것 나누라고
들녁에서
새벽마다 잣빛 몸으로
기도를 드리시더니

지금도 하늘에서
하얀 솜털을 몸에 돋우시며
내려다보시는 할머니        -정국희, <할미꽃> 전문.

백두옹(白頭翁)의 사랑

어느 해 봄
바람 많이 부는 산기슭에 피어 있던
수수한 꽃
흰 털로 덮여 있어도
꽃잎은 타는 듯 검붉고
샛노란 수술
내가 찾고있는 사랑이 이 꽃과 같을 거라고
숨어서 타고 있는 異端, 背敎의 아픔
그런 사랑을 만나면 순교해도 좋다고 생각했네

내 가슴에는 사랑의 꽃을 피울 수 있는
창문을 열면 햇빛과 바람으로 가득 차는
빈 방이 있는데
나의 지난 여정에서 샛노란 수술을 가진
그런 사랑을 만나지 못했어
못보고 그냥 지나쳐 왔나 봐
지난 가을 바람 많이 불고 비오던 밤
그 사랑을 찾았어
언제 들어왔는지
가슴 속 外出
햇빛도 바람도 없는 방에서 살고 있었어

나는 이제 굽은 머리 흰머리로
해 저무는 강가에 혼자 서있네
법의 심판을 받은 나의 사랑아
가슴의 배교의 낙인이 찍혀 있지만
나는 부끄러워 하지 않는다
슬퍼 하지도 않는다
나는 이제 강을 따라
한참을 더 걸어야 하리
샛노란 수술을 가진 이단의 사랑을 위하여
해 저무는 강가를 혼자 걸어야 하네         -기영주, <백두옹의 사랑> 전문.

쑥부쟁이

가을날 언덕배기에
앉아있던 내 모습

외로움에 겹쳐도
그리움만으로 한 세상 살면
그렇게 해맑은 얼굴이 되는 걸까

이름만으로도
늘 목말라
고향처럼 저려오던 너

약속이 없어도
해마다 이쯤에서
다시 찾아오는 네가
새삼 눈물겨운 이유는

어머니의 손끝에
쑥 냄새로 젖어있던
그 싸아하던 이름
쑥부쟁이
바로 너였기 때문이다.   –차신재, <쑥부쟁이> 전문.

박꽃은 소복한 여인의 한(恨)처럼 슬프고 외롭다. 부서질 듯 하얀 달빛이 쏟아지는 한밤중에 홀로 피었다가 화사한 햇살이 돋아오면 입을 굳게 다물어 버린다. 여인이 한을 가슴속에 숨기고 홀로 삭이듯 한여름 폭염과 싸우면서도 넓은 치마폭 속엔 은빛 달덩이 같이 영근 박을 숨겨 놓는다.
옥양목을 가을 햇볕에 바래 놓은 것 같이  티 없이 맑은 박꽃은 한여름에 보는 설경 같다. 성하(盛夏)에 노송(老松) 위에 내린 학같이 고결하고 청순한 모습이다. 그러나 그 심중에는 기인 여름의 격정과 싸워온 고뇌와 번민이 응혈 져 하나의 박 덩이로 완성된 시심의 결정체 같기도 하다.
목월의 저녁답에 아가씨를 애절하게 부르는 서정의 아름다움, 담 시 “오적”으로 서슬이 시퍼런 박정권 시절 무수한 고난을 당하며 독재정권에 저항하였던 올곧은 김지하 시인의 순수한 시심이 우리의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
씀바귀는 쓴맛으로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야생초에 속한다. 잎보다도 뿌리가 더 쓰다. 사랑을 달콤한 꿀에 비유하는 것이 반하여 박경석 시인은 쓴 뿌리에 사랑을 은유로 표현 하였다.
망초꽃도 들꽃으로 늘 사람들의 발길에 외면당한 채 외롭게 피었다 지는 꽃이다. 한영옥의 시는 주지적인 표현으로 쓰여 진 표현이 돋보인다.
할미꽃은 해마다 봄이면 무덤가에 고개를 숙이고 피어난다. 갓 태어날 때부터 꼬부라져 할미꽃이란 이름을 얻은듯하다. 할미꽃을 시조로 옮긴 오정방의 작품이 돋보인다.
온몸에 솜털을 뒤집어쓰고 얼굴을 붉히면서 수줍은 듯 고개를 숙이는 슬픈 할미꽃, 중국에서는 노인의 백발 같다 하여 백두옹(白頭翁)이라 부른다 한다. 꽃말은 “충성”이다.
기영주 시인은 남가주에서 의사로 봉사하고 있으면서 시와 시조 그리고 논문을 쓰는 분이다. 일찍이 아버님을 여의고 강변 무덤가에 피어있는 할미꽃을 보고 사랑의 심정을 뼈아프게 가슴에 새기고 있다.
쑥부쟁이는 남한강변 경기 여주(驪州. 驪江)변에 군락지를 형성하고 자라는 꽃인데 양이 그리 많지 안아 보호꽃으로 4대강 사업으로 수장 될 처지에 빠져 신륵사(神勒寺) 건너편 금은 모래밭 공원에 집중적으로 재배하고 있는 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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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1 볼리비아 이 상옥 2007.12.28 18035
1940 한국의 슈바이쳐 선우경식 원장님의 명복을 빕니다 존경 2008.04.19 174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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