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꽃은 아픔이다.

달맞이꽃

해가 지면
어둑어둑
해가지면
얼굴이 훤하다.

어두워 갈수록
노란 맘은 가고
하얗게 말갛게
편안하다.

달아나 별이
없어도 좋다.

세상과 달리
어두움을 밝게
빛나게 맞이하는
어둠맞이 꽃.      -고원, <달맞이꽃> 전문

달맞이꽃

그리움 가득 채우며
내가 네게로 저물어 가는 것처럼
너도
그리운 가슴 부여안고
내게로 저물어 옴을 알겠구나
빈 산 가득
풀벌레 소낙비 처럼
이리 울고
이산 저 산 소쩍새는
저리 울어
못 견디게 그리운 달 둥실 떠오르면
징 소리 같이 퍼지는 달빛 아래
검은 산을 헐고
그리움 넘쳐 내 앞에 피는 꽃
달맞이꽃.      -김용택, <달맞이꽃> 전문

달맞이꽃

풀벌레가 달빛을 통해
땅덩이를 바라보고 있었다.
총탄은 홀로
이 들판을 울면서 지나갔다.
죽어 넘어진 달빛이
풀벌레 등에 얹히고,
노오란 방죽길이
메아리처럼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     -양채영, <달맞이꽃> 전문

달맞이꽃

누구를 기려 그토록 피는가
달이 진 컴컴한 밤
비가 오는 적막한 시간
전설로 피는 너의 혼

강변에
마지막 달이 돋던 저녁
흘러서 공허한 하늘 끝에
바람으로 지던 너

별빛으로
찬란한 별빛으로
잎을 키우며
오랜 세월을
침묵으로 기다리던
초심(初心)의 연가
달맞이꽃

바위가 된 내 가슴
모래알로 부서져
천년을 살고 싶은
기다림

또다시 달을 보며
연가를 부르는
수줍은 꽃이여,
첫사랑이여.      -권순창, <달맞이꽃> 전문

섬진강의 달맞이꽃

강 구비마다
달맞이꽃이 후줄근히
밤 오길 기다려
노오란 낮잠.

강 건너 꿈 깔린 백사장으로
강물 가르는 나룻배에는
꽃 꺾어든 사람
아무도 없네.

강물 따라 오 십리 육 십리
입 다  물은 달맞이꽃
이 밤도 이뤄지나
달과의 사랑.

달에 물든 노오란 마음
변치 않아
햇빛 강물에 어른거리면
이내 고개 떨구네.

섬진강 긴긴 강가 달맞이꽃
물에 달 그림다 뜨면
마음 스스로 풀려
다시 피는가.     -박만영, <섬진강의 달맞이꽃> 전문

장다리꽃

저 언덕 아래
가느다란 몸매 타고 피어오른
장다리꽃

내 어린날엔
장다리꽃 사이로
머리 수건 동여맨 그 아지매가
티없는 웃음꽃을 노랗게
꽃 사이로 함께 피웠지

오늘도 장다리는 분주히
나비들을 불러 피어도
마냥 먼 하늘가
그날
그때,
그 장다리꽃만 그리워짐은
어인 일일까   -이은일, <장다리꽃> 전문

봉선화(鳳仙花)

울밑에선 봉선화야
네 모양이 처량하다
길고긴 여름철에
아름답게 꽃 필적에
어여쁘신 아가씨들
너를 반겨 놀았도다

어어간에 여름가고
가을바람 솔솔 불어
아름다운 꽃송이들
모질게도 침노하니
낙화로다 늙어졌다
네 모양이 처량하다     -김형준, <봉선화> 전문

봉숭아(鳳仙花)

계절은 밀려가고 있었다.

한여름
봉숭아 꽃잎 따라
물들인
누이동생의 손톱엔
이젠
계절이 밀려가고 있었다.

봉숭아 꽃잎이 물든
누이의 손톱에는
반쯤 밀려난 흔적으로
계절이 그만큼 멀어져 간다는
아픔만큼
누이의 생명마저 밀려가고 있었다.

물든 봉숭아 꽃잎이
누이의
손톱에서 벗겨져나간 그 때쯤

누이의 생명은
손톱 밖으로 밀려나고 있었다.     -조병무, <봉숭아> 전문

안개꽃

지하도 입구까지 온 봄은
쓸쓸하다.

플라스틱 통 속에는
온 종일 팔리지 않은
안개꽃 묶음들.

갑자기 어리둥절해서 핀
빈혈의 얼굴들이 창백하다.

따스한 햇살에
뺨을 대고 등을 기대며
제 가끔의 슬픔을 꺼내며 만지작거린다.

어떤 꽃은 먼 하늘만 바라다본다.
눈가의 눈물 자국을 말리고 나갈 때마다
고개를 묻는 안개꽃들.
쌀 톨 만한 연모(戀慕)의 마음이 일렁인다.

그 발치에 서서
무서움에 울고 있는
열 살바기 단발머리와
배를 깔고 누운
옛날의 갯벌이 보여

지하도 입구까지 온 봄은
쓸쓸하다.         -노향림, <안개꽃> 전문

안개꽃

가녀린 몸매
허공에 나붓대며
실성한 여인처럼
하얀 웃음 까르르
말라 바스러질 때까지
연신 희득거리며
모음(母音)으로 쏟아놓은
오 백치.                 -이희선, <안개꽃> 전문

접시꽃 씨를 묻으며

모든 것이 떠나고 돌아오지 않는 들판에
사랑하는 사람이여, 나는 이 꽃씨를 묻습니다
이 들녘 곱디고운 흙을 손으로 파서
그 속 꽃씨 하나를 묻는 일이
허공에 구름을 심는 일처럼 덧없을 지라도
그것은 하나의 약속입니다
은가락지같이 이 꽃씨를 풀어 묻으며
내가 당신의 순하던 손에 끼워주었고
그것을 몰래 빼서 학비를 삼아주던
당신의 말없는 마음처럼
당신에게로 다시 돌려주는 내 마음의 전부입니다
늦은 우리의 사랑처럼 저문 들판에
접시꽃 씨를 묻으며
잊혀지는 세월 지워지는 추억 속에서도
꼭 하나 이 땅에 남아 있을 꽃 한 송이 생각합니다.   -도종환, <접시꽃 꽃씨를 묻으며> 전문

촉규꽃(蜀葵花)

장독대 또약 볕에 바가지 널어 두고
어디로 다 가고 아무도 없는가?.

ㅂㅢㄴ 사립을 들어서자 자즈러지게 소리치는 건
혼자가 혼자가 겨운
울가 빨간 촉규의 화안한 얼굴!     -유치환, <촉규꽃> 전문

갈대밭에서

서포 갈대밭에서
그 갈대 바람 속에서
나는 갈대가 아니다
나는 갈대가 아니라고 소리쳐도
아무도 들어주지 않는 갈대바람 속에서
오래된 해골 바가지를 밟았다
40년 전 그때 죽어
오늘 나의 유일한 동지인가
나는 갈대가 아니라고 소리치면
그것이 듣고 있다

나는 그것을 부여않았다가 던졌다     -고은, <갈대밭에서> 전문

캘리포니아 갈대

모여 살아도 따습지 않고
부비며 지내도 허허한 마음
하늘 휘저으며 몸부림쳐도
잊혀지지 않는 강산아
훌훌 갈꽃으로 날아가도
바람벽에 부딪치는 망향.

서러운 바람결에
퉁소소리 들린다
날 부르는 소리
어제는 강마을 갯벌에서
야윈 갈대와 서걱이다가
간 밤에는 진달래 만발한
언덕에서 딩굴었지.

태평양 기슭
청석돌산 벼랑에 발돋움하고
망부석인양
긴 목 드리우고
보라빛 기별 기다린다.

모여 살아도 그리움은
나날이 짙어가고
기대고 마주해도
돌아 앉는 타인의 등
훌훌 갈꽃으로 날아가도
바람벽에 부딪치는 망향.     ㅡ이성호, <캘리포니아 갈대> 전문

원산지가 남아메리카인 달맞이꽃은 진홍빛 저녁노을이 서산에 걸리면 마을 앞 시냇가와 철로 변에 연노랑 색으로 또는 흰색으로 피어올라 눈송이처럼 부서져 내리는 달빛에 취하여 손을 흔든다. 더구나 어스름  달밤에 길 떠난 임을 기다리는 것 같은 모습은 측은해 보이기까지 하다. 꽃말은“기다림”이다.
봉숭아는 한 때는 봉선화로 조국을 잃은 민족의 애환을 노래한 민족의 꽃이다. 김형준 시인은 구구절절이 우리의 아픔을 시로 엮고 그리고, 노래로 불렀다. 또한 이를 누이의 아픔으로 조병무 시인은 은유적으로 읊고 있다.
우리 선조들은 망국의 설움을 울밑에서 슬프고 구슬프게도 울음 울었다.
꽃말은 “나를 다치지 마세요.“이다. 희랍의 신화에 의하면 올림푸스 산에서 어떤 여인이 도둑의 누명을 쓰고 ㅉㅗㅈ겨나 누명을 벗지 못하고 억울하게 죽었는데 너무 억울하여 자기의 몸을 뒤져 보았으나 아무것도 없었다.
그 후 가련한 넋이 봉숭아로 태어나 누가 살짝 다치기만 하여도 씨 주머니를 터뜨려 자신의 결백을 보여 준다는 슬픈 전설이 서린 꽃이다.
안개꽃은 주종이 아닌 싸이드 꽃으로 큰 대접을 받지 못하는 가냘픈 꽃이다. 장미에 섞여, 카네션에 섞여, 해바라기에 섞여, 남의 모양새를 위하여 늘 희생을 감수하는 가여운 꽃, 여학생들이 국군묘지에 헌화할 때에는 빼놓을 수가 없는 단골 꽃이다. 싸락눈이 내리 듯 안개가 내리 듯 자신의 존재를 숨기고 늘 뒷전에서 숨어 봉사하는 희생의 꽃이다. 그러나 표정은 늘 애잔하다. 이희선 시인은 실성한 여인 같다고 표현 하였다.
접시꽃은 촉규화(蜀葵花)라고도 한다. 무궁화과의 다년생 초로 접시모양의 붉은색, 흰색, 자주색이 있고 장미처럼 요염하지도, 난초처럼 청초하지도 않으나 서민처럼 겸허해 보이는 모습에 만인의 사랑을 받는 꽃이다. 꽃말은 “단순. 평안”이다.

박꽃

흰 옷자락 아슴아슴
사라지는 저녁답
썩은 초가지붕에
하야게 일어서
가난한 살림살이
자근자근 속삭이며
박꽃 아가씨야
박꽃 아가씨야
짧은 저녁답을
말없이 울자.       -박목월, <박꽃> 전문  

박꽃

돌담을 끼고 황홀히 돌아 나간 외딴 오두막
호젓한 박꽃이 종이 등 같이 켜지는 저녁

세월은 물처럼 흘러간다 해서
물처럼은 되돌아 올 줄 모르고

백발이 들창 밖에서 애기처럼 보채니
수양버들 한사 싫어라 손을 젓는다.

구름이 양떼같이 내려오는 잔디밭에
내 토끼처럼 누어서 잠을 자고

꽃잎이 지는 호수에
어족처럼 쉬다가 가려오.     -이설주, <박꽃> 전문

한 송이 박꽃

깊은 한밤중
산맥이 울고
기이한 나그네 발길
솔밭에서 자취 없어라
자취 없어라
희미한 별빛에 돌들만이 빛나라

이리하리
저리하리 내 어찌하리
베개닛 몸부림 타는 혀끝에

산맥이 울고
내버린 낫들 일어서
쏘아보는 한 송이 박꽃      - 김지하, <한 송이 박꽃> 전문

박꽃

솔숲을 가르는
천년의 바람 한 점
성하(盛夏)에도 설경(雪景)으로
가지마다
학(鶴)이 내려

선비의 지조로
그윽한
솔의 향기.

외진 산모롱이
돌담길을
살포시 돌아서면

초가지붕마다
누님의 동정같이
하아얀 달빛으로
피어나는 박꽃.     -정용진, <박꽃> 전문

씀바귀

달큼하기가 싫어서
미지근하기가 싫어서
혀끝에 스미는 향기가 싫어서

온몸에 쓴 내를 지니고
저만치 돌아 앉아
앵도라 진 눈동자
결코 아양 떨며 웃기가 싫어서

진종일 바람은 설레 이는데
눈물 죽죽 흘리기가 싫어서
애원하며 매달려 하소연하기가 싫어서

온몸에 툭 쏘는 풋내를 지니고
그대 희멀쑥한 손길 뿌리쳐
눈웃음치며 그대 옷자락에 매달려
삽상 하게 스미는 봄바람이 싫어서

건달들 하룻밤 입가심.
기름 낀 그대 창자 속
포만한 하품 씻어내는 디저트가 되기 싫어서

뿌리에서 머리끝까지 온통 쓴 내음
어느 흉년 가난한 사람의 빈 창자 속에 들어가
맹물로 피를 만드는
모진 분노가 되었네
그대 코끝에 스미는
씁스름 한 향기가 되었네.      –문병란, <씀바귀> 전문

씀바귀

남은 날
모두 주고
얻고 싶던 단 한 사람

이를 수 없는
엉겅퀴 가로놓여
생으로 앓다가

쓰디쓴 그리움은
하얗게 익어간다

뿌리가
더 쓴
씀바귀라던가
사랑은.        -박경석, <씀바귀> 전문

망초꽃

어느 한 순간도
떳떳하지 못하였다고,
중얼거리며 들판에 나앉은 그는
생애를 힘들여 짐지지 않은
자신의 죄를 모두 풀었다

제대로 살아 보아야겠다고
내일부터는 누군가를 도와야겠다고,
중얼거림으로 만 끝난 그의 전생을
다 들키기로 하고 있다

털어놓은 마음의 수더분함이
몹시 귀하여 그리운 시대
그리운 꽃이 된 망초꽃,
꽃이 된 것이 민망스러워
해가 진 뒤에까지 얼굴이 하얗다.     -한영옥, <망초 꽃> 전문

망초꽃

길 밖으로 밀려나 조용히 한 떼의 사람들이 살고 있습니다. 사
람들에 밀려 풀꽃들에 밀려 도달한 곳,
여기도 샘명붙이가 사는 땅?

일생을 숨어 살아온 자가
숨어 들어
깨끗이 꿈 속을 비우거나
꿈의 위치를 바꿔 놓습니다, 바다 쪽으로

오, 몸부림 쳐 시원하게 몸부림을 버리는 바다.     –신대철, <망초꽃.2> 전문

할미꽃

보리밭 가에
찌그러진 무덤-
그는 저 찌그러진 집에
살던 이의 무덤인가.

할미꽃 한 송이
고개를 숙였고나.

아 아 그가 살던 밭에
아 아 그가 사랑턴 보리.

푸르고 누르고
끝없는 봄이 다녀 갔고나.

이 봄에도
보리는 푸르고 할미꽃이 피니
그의 손자 손녀 손에
나물 캐는 흙 묻은 시칼이 들렸고나.

변함없는 농촌의 봄이여
끝없는, 흐르는 인생이여.     -춘원 이광수, <할미꽃> 전문

할미꽃

봄에 피는 진달래
진달래 동산
붉은 꽃잎 지는 때
뻐꾸기 울고

어린 동생 무덤가
할미꽃 필 때
세월에 바랜 설움
비가 내리네
오늘도 하늘은
높푸른데
이승에서 저승까지
멀기도 하지.

고향 길은 무겁고 답답하여라.
불러 봐도 불러 봐도
말이 없구나.                -신협, <할미꽃> 전문

할미꽃

나이를 묻지마소
날 때부터 할미라오

꽃이라 불러주니
그나마도 황송하오

수줍어
부끄러운 양
고개 숙인 할미꽃   -오정방, <할미꽃> 전문

백두옹(白頭翁)의 사랑

어느 해 봄
바람 많이 부는 산기슭에 피어 있던
수수한 꽃
흰 털로 덮여 있어도
꽃잎은 타는 듯 검붉고
샛노란 수술
내가 찾고있는 사랑이 이 꽃과 같을 거라고
숨어서 타고 있는 異端, 背敎의 아픔
그런 사랑을 만나면 순교해도 좋다고 생각했네

내 가슴에는 사랑의 꽃을 피울 수 있는
창문을 열면 햇빛과 바람으로 가득 차는
빈 방이 있는데
나의 지난 여정에서 샛노란 수술을 가진
그런 사랑을 만나지 못했어
못보고 그냥 지나쳐 왔나 봐
지난 가을 바람 많이 불고 비오던 밤
그 사랑을 찾았어
언제 들어왔는지
가슴 속 外出
햇빛도 바람도 없는 방에서 살고 있었어

나는 이제 굽은 머리 흰머리로
해 저무는 강가에 혼자 서있네
법의 심판을 받은 나의 사랑아
가슴의 배교의 낙인이 찍혀 있지만
나는 부끄러워 하지 않는다
슬퍼 하지도 않는다
나는 이제 강을 따라
한참을 더 걸어야 하리
샛노란 수술을 가진 이단의 사랑을 위하여
해 저무는 강가를 혼자 걸어야 하네          <기영주>

박꽃은 소복한 여인의 한(恨)처럼 슬프고 외롭다. 부서질 듯 하얀 달빛이 쏟아지는 한밤중에 홀로 피었다가 화사한 햇살이 돋아오면 입을 굳게 다물어 버린다. 여인이 한을 가슴속에 숨기고 홀로 삭이듯 한여름 폭염과 싸우면서도 넓은 치마폭 속엔 은빛 달덩이 같이 영근 박을 숨겨 놓는다.
옥양목을 가을 햇볕에 바래 놓은 것 같이  티 없이 맑은 박꽃은 한여름에 보는 설경 같다. 성하(盛夏)에 노송(老松)위에 내린 학같이 고결하고 청순한 모습이다. 그러나 그 심중에는 기인 여름의 격정과 싸워온 고뇌와 번민이 응혈져 하나의 박 덩이로 완성된 시심의 결정체 같기도 하다.
목월의 저녁답에 아가씨를 애절하게 부르는 서정의 아름다움, 담시 “오적”으로 서슬이 시퍼런 박정권 시절 무수한 고난을 당하며 독재정권에 저항하였던 올곧은 김지하 시인의 순수한 시심이 우리의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
씀바귀는 쓴맛으로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야생초에 속한다. 잎보다도 뿌리가 더 쓰다. 사랑을 달콤한 꿀에 비유하는 것이 반하여 박경석 시인은 쓴 뿌리에 사랑을 은유로 표현 하였다.
망초꽃도 들꽃으로 늘 사람들의 발길에 외면당한 채 외롭게 피었다 지는 꽃이다. 한영옥의 시는 주지적인 표현으로 쓰여 진 표현이 돋보인다.
할미꽃은 해마다 봄이면 무덤가에 고개를 숙이고 피어난다. 갓 태어날 때부터 꼬부라져 할미꽃이란 이름을 얻은듯하다. 할미꽃을 시조로 옮긴 오정방의 작품이 돋보인다.
온몸에 솜털을 뒤집어쓰고 얼굴을 붉히면서 수줍은 듯 고개를 숙이는 슬픈 할미꽃, 중국에서는 노인의 백발 같다 하여 백두옹(白頭翁)이라 부른다 한다. 꽃말은 “충성”이다.
기영주 시인은 남가주에서 의사로 봉사하고 있으면서 시와 시조 그리고 논문을 쓰는 분이다. 일찍이 아버님을 여의고 강변 무덤가에 피어있는 할미꽃을 보고 사랑의 심정을 뼈아프게 가슴에 새기고 있다.

코스모스

청초한 코스모스는
오직 하나인 나의 아가씨,

달빛이 싸늘히 추운 밤이면
옛 소녀가 못 견디게 그리워
코스모스 핀 정원으로 찾아간다.

코그모스는
귀또리 울음에도 수집어지고,

코스모스 앞에선 나는
어렸을 적처럼 부끄러워지나니,

내 마음은
코스모스의 마음이오
코스모스의 마음은 내 마음이다.     -윤동주, <코스모스> 전문

코스모스

이슬비 비오듯 내리는데
비오듯 내리는 이슬에 젖어
고은한 황혼이
황혼의 어둠 속에 피어있는 코스모스.
그 꽃을 꺽으며 꺽으며
벌레소리
요란스런 벌레소리 함부로 밟고 가면
외로움 가슴에 차고
먼 하늘엔 작은 별 하나.          -장만영, <코스모스> 전문

코스모스
            - H의 무덤에서-

푸른 하늘이
산을 넘어 가고
해오리도 넘어 가고
바다가 보이는
고개를 넘어 가면
네 무덤엔
코스모스가 두 송이.

탄흔(彈痕)같은
빨간 코스모스에
나는
네 체온을 찾는다.     - 신석정, <코스모스> 전문

코스모스

빛난다
유리 같은 공기 속에서!
뽑은 듯 나릿한 몸매
살랑거리는 모양이 눈에 보인다.
가벼운 속삭임이 흘러
눈썹을 간지린다.

밖엔
고달픈 애수가 헤매고 있다.
벗은 나무들 피곤한 팔 드리우고
가을바람은 마른 잎을 뿌린다.

웃음과 눈물
좀더 가까이 서자.

빛난다
유리 같은 공기 속에서!
밝게! 차게!             -백국희, <코스모스> 전문

코스모스

1
투명한 작은 우주
텅 비인 가슴이라
가을을 앞세우고
숨차도록 달리는데

적막한 허허벌판에서
빨간 웃음 볼에 진다.

2
가을철 잡초 속에
조심스레 하늘이면

말갛게 씻긴 고독
그리움에 묻히는데

먼 고향 슬픈 사연이
노을 밭을 비껴간다.

3
불타는 정열이사
된서리가 내려와도

시달리던 어매처럼
가는 허리 정정한데

그늘진 꽃 마음 곁엔
누구 혼이 머무는가.     -김해성, <코스모스> 전문

코스모스

봄꽃이 피는 L A에서
너를 만났다
눈물을 머금고 있는 너
영문을 모르는 파란 눈의 할머니는
담담히 물을 주고 계셨지만
네 목마름을 알 수 있었다
언어마저 공허하게 울리는
척박한 화단의 한 쪽에서
옛 그림자를 붙드는 너
옷깃을 스칠만큼의 바람이라도 부는 날은
눈썹너머 아리아리 넘어가는
한국의 가을을 불러 오려무나
눈물 찡 솟는 가을 들판에 서면
후둑후둑 떨어질 네 설움
어깨가 젖도록 실컷 울어보려무나   -김한주, <코스모스> 전문

가을과 코스모스

초가지붕
돌 담장 사이로
호수처럼 파아란
하늘이 열리면
한여름 자란 꿈을
모으는 내 소녀.

순결한 마음은
미풍에도 떨고
산 머루가 영글면
오신다던 임을
기다리는
티 없이 고운 바램

찬란한 햇살에도
잔잔한 호심(湖心)에 내려
영혼을 씻는 이 가을에
소녀여
크스모스여

살뜰히 접어
가슴 깊이 간직한
우리
사랑의 노래 일랑
함께 부르자꾸나.      -정용진, <가을과 코스모스> 전문

국화(菊花)

지금 뜰에는 국화가 한창이다.

국화의 향기와 모양이 드러나도록
하늘의 섭리는 먼저 온갖 꽃들을 저렇게 시들이시고
얼마간의 냉도와 맑은 공기 속에 국화를 두시었다.

마지막 꽃에 얼맞도록, 국화는
가냘픈 꽃잎을 벌리고 몸을 떤다.
몸 향기를 바람에 태워
세상을 황홀하도록 향기 속에 적시고 있다.

지금 뜰에는 국화가 한창이다. ...    -박남수, <국화> 일부

수국(水菊)

연보라 피는 꽃이
탐스럽고 깨끝하이

한겨울 살아 넘겨
        더부룩이 피어났네

우리도 이 고비 넘겨
        풍성하게 지내고저      -김용팔, <수국> 전문

울안에 핀 수국앞에서

7월 한 여름 아침
집 울 안에
푸른 수국이 피어 있을 때
그 앞에 서면
자꾸 하늘을 쳐다보게 된다

수국은 왜 하늘 빛깔을 닮았을까
그리움이 다 하면
저렇게 색깔도 옮아지는가

오늘도
수국의 갈한 목을 추겨주며
하늘 한 번, 수국 한 번
또 수국 한 번, 하늘 한 번
번갈아 쳐다본다

어느 새
나도 닮아 푸른 마음이 된다    -오정방, <울 안에 핀 수국앞에서> 전문  


들국화

산등성 외따른 데
애기 들국화.

바람도 없는데
괜히 몸을 뒤뉘인다.

가을은
다시 올 테지.

다시 올까?
나와 네 외로운 마음이
지금처럼 .              -만해. 한용운, <들국화> 전문

들국화

갈 곳이 있는 사람은
얼마나 행복한 가
돌아올 곳이 있는 사람은
또 얼마나 행복한 가

고개 숙여 돌아오는 길
누가 우러러보지 않아도
하늘이야 얼마나 아스라이 드높으신지

내 조상대대의 산자락이거든
거기 불현듯 손짓 있어
어떤 이름도 붙일 수 없는 들국화
한 송이
한 송이와 더불어
얼마나 행복한 가       -고은, <들국화> 전문

들국화

가을 햇살 따스한
돌담 울타리

들국화의 하얀 얼굴이
말 없이 고개를 흔들고 있다

황소 발자국 깊이 패인
진흙길 돌아온
서러운 긴긴 세월
가슴 깊은 곳
주름으로 피어 있어도
새벽 길가 풀 잎에
맑은 이슬로 남아
눈물되어 흘러 내린다

기억의 열매들이
하나 둘씩
넓은 뒷뜰 마른 낙엽에
싸여 숨쉬고
하얀 들국화의 웃음은
석양을 바라보는 두 쪽이 된 가슴에
짙은 향기로 살아나
포근히 안아 준다   -박효근, <들국화> 전문

들국화

모두들 떠났는데
우리
뒤돌아보지 말자

늦은 꽃으로
다 주워버린
하얀 가슴

서리가 성성한데
그만
손짓으로 떠나자

머뭇거리는
아쉬운 눈빛
늦가을 향기여     -최석봉, <들국화> 전문

인동화

아름다운 꽃이여
곱게도 피었구나
이 조용한
그리 눈에 띠지 않는 그늘에 숨어
사람 손에 닿지 않고 너 꿀 먹은 꽃은 피고
사람 눈에 띠지 않고 네, 가냘픈 가지는 흔들리고
소풍하는 이의 발밑에 밟히는 일 없이
귀찮은 손에 걸려 눈물짓는 일도 없다.

자연은 널 백사(白砂)의 입성으로 단장시키고
속계(俗戒) 눈에 띠지 않도록 하여
여기 호위(護衛)의 그늘을 장만해 놓고
집에서 속삭이는 시내를 보냈다.
이리하여 조용히 네 여름은 지나가고
너의 그날그날
편안한 잠에 기울어 간다..... .     -프레노오, < 인동화> 전문

샐비어

춤을 추어라
떠날 사람 떠난 자리

아끼던 속울음도
진홍빛 각혈로 터지고

불현듯 내려앉는
가을 하늘이여

다시 노래 부르리
아득한 네 등 뒤에서

소스라치는 세월
일으켜 안으며

한 목숨 떠돌다 가는
신들린 넋으로        -박영희, <샐비어> 전문

씨그라멘

넓다란 유리창 속으로
사랑과 같이 따스한 아침볕이 쏟이저 들어온다.
씨그라멘의 화분 곁에 서면
역시 사랑과 같은 꽃향기가 난다.

이아침
나는 시 같은 편지가 쓰고 싶다.
편지 같은 시가 쓰고 싶다.      -장만영, <씨그라멘> 전문

능소화

누굴 위해
그리
슬피 운 날 없건만
너는 밤새
나를
울어 주었구나
발아래
뚝. 뚝.
꺾어놓은 네 울음
이 아침
나는
결코 처참치 않으리
누군가
나를
울어 붉은 날은   -강학희 <능소화>  전문

코스모스의 원산지가 멕시코라면 의아해 할 사람이 많을 것이다. 마치 한국이 원산지인 것처럼 우리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꽃이기 때문이다.
호수처럼 파란 하늘이 열리고 가을하늘이 높아 가면 우리의 고유명절 추석을 맞아 고향을 떠났던 사람들이 향수에 젖어 고향으로 되돌아오는 귀향의 계절, 둥근 달빛이 부서져 내리는 철도 연변에 줄지어 늘어선 코스모스의 환호를 받으면서 정든 가족과 친지들을 만난다. 가녀린 소녀의 몸매처럼 코스모스가 소슬한 가을바람에 손을 흔들어대는 모습, 이는 분명 그의 꽃말 “소녀의 순정”처럼 애잔하고 슬퍼 보인다. 코스모스는 가을이주는 우수와 상념의 심상을 우리 모두에게 진솔하게 전해주는 순정의 꽃이다. 국화는 사군자에서 이미 다루었다.
수국은 무더운 여름철 소나기가 지나간 후 소담한 꽃다발로 무지개 빛으로 피는 꽃이다. 잎은 윤기가 가득하고 이슬을 머금은 모습이 청순하다. 꽃말은”변하기 쉬운 마음. 처녀의 꿈”이다.
들국화는 늦가을 시골 길녘에 지천으로 피어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는 서민적 꽃의 대명사다. 작은 키에 진한 향기를 지니고 야산과 들판 그리고 길가에 무리를 이루고 피어서 달밤 바람결이 살랑 이는 모습은 귀엽다 못하여 애처롭지만 시적인 감흥을 불러 다 주는 꽃이다.
만해 한용운 시인은 스님으로 3.1절 조선독립을 선언한 33인의 한분이요,
민족의 독립을 위하여 혼신의 힘을 기울이신 분으로 그의 시 “님의 침묵‘은 많은 사람들이 암송하는 명시다.
고은 시인은 들국화와 더불어 행복을 느낀다고 진솔하게 고백하고 있다.
여러 번 노벨문학상 후보로 올라 각축을 벌리고 있는 분이다.
샐비어 또한 푸른 가을 하늘아래 울 가에서 진홍 각혈을 토해내는 열정의 꽃이다. 꽃말은 “건강. 정력절륜(精力絶倫)”이다.
시클라멘은 풍염하고 단정한 모습에 꽃 모양은 나비가 떼 지어 나는 군무(群舞)의 모습이다. 지중해 연안이 원산으로 꽃말은 “시기. 질투. 의혹”이다.
능소화는 중국과 미국에 두 종류가 있다. 땅을 기어가다 지쳐 슬픔에 빠져 있는데 소나무가 나에게 개대렴 하는 소리에 반가워 소나무를 타고 올라 나팔꽃 모양의 주황색 꽃을 피우는전설이 있는데 절이나 담장에 기어오르며 핀다. 꽃말은 여성이다.

낙화(落花)

꽃이 지기로서니
바람을 탓하랴.

주렴 밖에 성긴 별이
하나 둘 스러지고

귀촉도 울음 뒤에
머언 산이 다가서다.

촛불을 꺼야하리
꽃이 지는데

꽃이지는 그림자
뜰에 어리어

하아얀 미닫이가
우련 붉어라.

묻혀서 사는 이의
고운 마음을

아는 이 있을까
저허하노니

꽃이지는 아침은
울고 싶어라.        -조지훈, <낙화> 전문

낙화(落花)

가야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봄 한 철
격정을 인내한
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

분분한 낙화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
지금은 가야 할 때

무성한 녹음과 그리고
머지않아 열매 맺는
가을을 향하여
나의 청춘은 꽃답게 죽는다.

헤어지자
섬세한 손길을 흔들며
하롱하롱 꽃잎이 지는 어느 날

나의 사랑, 나의 결별
샘터에 물 고인 듯 성숙하는
내 영혼의 슬픈 눈.              -이형기, <낙화> 전문

낙화(落花)

돌돌돌 가랑잎을 밀치고
어느덧 실개울이 흐르기 시작한 뒷골짝에
멧비둘기 종일을 구구구 울고
동백꽃 피 뱉고 떨어지는 뜨락.
창을 열면
우유빛 구름 하나 떠 있는 항구에선
언제라도 네가 올 수 있는 뱃고동이
오늘도 아니 오더라고
목이 찢어지게 알려오노니.
오라 어서 오라.
행길을 가도 훈훈한 바람결이 꼬옥
향긋한 네 살결 냄새가 나는 구나
네 머리칼이 얼굴을 간질이는구나.
오라 어서 오라.
나의 기다림도 정녕 한이 있겠거니
그때사 네가 온들
빈 창 밖엔

멧비둘기만 구구구 울고
뜰에는 나의 뱉고 간 피의 낙화!     -유치환, <낙화> 전문

낙화(落花)

나는 가네.
옷을 찢고 가슴을 때리며
타는 숲 죽은 나무
꽃 지는 비탈.
나는 가네. 가시덤불
헤치며 가네.
잠든 넋 부르고
회오리바람 속,
만수천산 다리 절며
머리 풀고 가네.      -양성우, <낙화> 전문

낙화(落花)

늦은 봄날
울밑에 잠든
삽살개 잔등위로
솔솔이는 실바람.

나무 그늘을 지나는
여인의 옷깃에
꽃물결 무늬가
일고 있다.

지금은
어느 계집아이의
어머니가 되었을
세월인데

뒷집 아이가 날린
연(鳶)이
높이 떠올라
이별이 아픈
골목길.

시들은 꽃을 버리고
떠나가는
나비의 몸짓으로
낙화가 일고 있다.

멀리서는
추억이 슬픈
강물소리

그대와 함께 거닐던
거리에
꽃노을이 붉은
이 저녁

몸살을 알아
수척해진
너의 모습이
무척 그립다.     -정용진, <낙화> 전문

편편화심(片片花心)

꽃이 지누나
기다려도 무심한 봄날
봄이 무거워 꽃이 지누나.

진관사 가는 언덕
훨훨 날리는 꽃.

꽃이 피어도 님 없는 봄날
꽃이 지누나
세상에 한 번 피어
가는 날까지 소리 없는 자리
님 그리다 마는 자리

하늘이 넓어 산이 깊어
가지에 피어도
피다 지는 마음은 나 여기 마음.

꽃이 지누나
진관사 깊은 골에
봄이 무거워 봄이 지누나.     -조병화, <편편화심> 전문

  청록파 시인 조지훈. 박두진. 박목월은 우리 시단에 세 큰 수레바퀴와 같다.
조지훈은 “승무‘로 우리에게 너무 잘 아려진 올곧은 선비 시인이다. 그도 꽃이 소리 없이 지는 낙화 앞에서는 하나의 청순한 소년으로 되돌아와 울고 싶어 한다. 시의 생명이 진실과 순수임을 잘 증명해 주고 있다.
꽃이 피고, 열매를 맺고, 낙엽이 지고, 산천에 눈이 쌓이는 것은 신의 섭리요, 자연의 리듬이며, 맥박이요, 질서다.
낙화의 시를 통하여 이형기 시인은 떠나갈 때를 알아 스스로 떠나가는 자연의 질서를 여인의 뒷모습으로 표현하고 애태워 하면서도 떠나는 자를 위하여 진심으로 축가를 불러주고, 박수를 보내는 여유를 보여 주었다.
이는 결별의 아픔을 내심에 담고 영혼의 슬픈 눈으로 자신을 스스로 감싸 안는 명편이다. 울며불며 애태우고 칼부림하는 세속적 사랑의 결별을 일깨워주는 아름다운 충고다. 시 낙화를 통하여 사랑의 아름다운 추억을 가슴 속 깊이 간직할 수 있는 힘, 사랑의 묘약을 발견하기를 당부한다.
청마 유치환은 ‘깃발“ ”바위“ ”생명의 서“의 시인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편운 조병화 시인은 이승을 떠날 때 어머님의 심부름을 하러 왔다가 이제 어머님의 심부름을 마치고 어머님 곁으로 간다고 떠난 시인이다.

이슬 꽃

간밤
창가에 서린
봄 달
애잔한 그 모습이
마음에 걸려
잠 못 이루고

한겨울
동면의 시간들을
인내로 견디다가
아침 이슬비로
벗은 나무 가지마다
초롱초롱 열린
이슬 꽃.

여린 가슴마다 어린
칠색 무지개 빛
앳된 꿈이
영롱하구나

올해도 너와 나의 삶이
거짓 없이 투명한
한해가 되기를.     -정용진, <이슬 꽃> 전문

여름 꽃

그대와 마주 서기는
그대 눈동자 바로 보기는
두렵고 또 두려운 일이어서

자기 뜨락에 핀 꽃
여름꽃을 보고있다.
어두움의 끝에서
몸을 활짝 열었던 아침꽃들
정오가 오기 전에
꽃잎으로 제 얼굴을 가리고
안으로 돌아가 있다
해를 바로 보기가 어려울 것이다

어려서 여름꽃은
꽃잎을 모아 합장한다
여름꽃은 자기 안으로 들어가
해의 눈동자가 된다     -이문재, <여름꽃>

서리꽃

서리꽃 하야게 들을 덮은 아침입니다
누군가의 무덤가에 나뭇짐 한 단 있습니다
삭정이다발 묶어놓고 무덤가에 앉아
늦도록 무슨 생각을 하다 그냥 두고 갔는지
나뭇가지마다 생각처럼 하얗게 서리꽃이 앉았습니

우리가 묻어둔 뼈가 하나씩 삭아가는 동안에도
우리들은 남아서 가시나무 가지를 치고
삭정이다발 묶으며 삽니다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우리는 가져갈 수 있는지 모
르지만
오늘도 가야 할 몇 십 리 길이 있습니다
오늘도 서리꽃 하얗게 길을 덮은 아침들에 나섭니다      -도종환, <서리꽃> 전문

서리꽃

손발이 시린 날은
일기를 쓴다.

무릅까지 시려오면
편지를 쓴다
부치지 못할 기인 사연을

작은 이 가슴마저
시려드는 밤이면
임자 없는 한 줄위
시를 찾아 나서노니

사람아
사람아
등만 뵈는 사람아
유월에도 녹지 않는
이 마음을 어쩔래
육모 서리꽃
내 이름을 어쩔래.        -유안진, <서리꽃> 전문


달 꽃

철들어 여태까지
땅에는 별빛만
깔린 줄 알고 살았더니
그게 아니네.
땅에도 달이 있구려.

어느새 내가
그 달 속에 들어가 있네.
대낮에도 달 속에 사네.

하늘과 땅을
달이 이어놓고는
달 속에서 꽃이 피네.
달 꽃이
달아오르네.

샛말간 분홍
달 꽃이 밝아
달뜨락
하늘만 하네.     -고원, <달 꽃> 전문

별 풀꽃

정월 밭둑에서 쥐불 놓는 아이들
그 떠들썩한 소리에
산마을 온통 흔들릴 때
살촉얼음 비집고 새봄 눈뜨는 풀 뿌리
맑은 피가 돌기 시작하는
너는 새였다.

시린 손끝 다죄면서
어두움의 굳은살 긁고 또 뜯어 내리는
아직도 서슬 푸른 동토(凍土)
그 굳어진 가슴 사이
뼈 속 마디마디 얼음 박히는
아픔 깊을수록 투명해지는
눈빛 감추는 새.

네 영혼이 끌어안고 뒹구는
갈대만의 땅 어두운 들녘
잡풀들 일어서는 날
키 낮은 풀잎 그 밑에 더 낮게
작은 꽃으로 피었다가
다소곳 곱포갠 깃 털며
또렸한 꽃불로 날아오르고 싶은
너는 새였다.          - 한여선, <별 풀꽃> 전문

눈꽃

슬픔 슬픔
너의 슬픔
차마 슬픔이라 말 않겠네.

예까지 밀려 떠돌며
가까스로 피어오른 뜻.

밤새도록 울며 쌓여
기어이 황홀한 모습 들어냈고,

밤 풍경
밤 사연
한 올 한 올 짜내서

바람 불면 무너 진다
슬픔으로 쌓은 공
놓칠세라
꼬옥꼬옥
끼리끼리 얼싸안네.      -조태일, <눈꽃> 전문

눈꽃

보아라
벌리는 손도 없이
낮은 것을 먼저 채우고
나중 것으로만 쌓아올린


무욕의.     -정용주, <눈꽃> 전문  * 저자의 남동생

얼음 꽃

그대는 나의
꿈,
의지,

그대는 나의
희망,
절망,

그대는 나의
기도,
그리움,

아, 그대는 나의
얼음 꽃      -김행자, <얼음 꽃> 전문

붉은 꽃

어디쯤일까  어디쯤일까
그리움 가는 길에 발돋움하고
누구를 향한 마음에
이렇게 몸부림쳐 붉은 꽃일까
먼발치로 사라지는 세월을 두고
한세상 마당귀에 불을 지르네     -정희성, <붉은 꽃> 전문

꽃 노을

연지 찍고
곤지 찍고

간밤
꿈길을 밟고
임 만나러 가는
구름 한 점.

서산마루를 오르다
발이 부르터
옷깃에 배인
붉은 꽃  노을.

연지 찍고
곤지 찍고

그리움 품고 자란
내 아씨는
애련의 설움
옷고름에 씻고

저녁마다
수줍어
가슴 달아오르는
붉은 꽃 노을.      -정용진, <꽃 노을> 전문

인간은 세익스피어의 말처럼 만물의 영장이기 때문에 상상력이 하늘을 날고 땅에 가득 넘친다. 여기 상상의 날개를 펴고 피어나는 갖가지 상상의 꽃을 보라 얼마나 화려하고 찬란한가?
꽃은 나무나 풀처럼 생명의 세계를 통하여 나타나기도 하지만 이슬이나 눈 같은 형상으로 우리에게 다가오기도 한다.
마른 나무 가지 위에 진주로 영롱하게 열리는 이슬 꽃, 그리고 벗은 나무 가지 위에 햇솜  처럼 곱고 풍성하게 내려 안는 눈꽃은 축제의 대상이 되기도 하다. 자연의 아름다운 변화를 통하여 천연의 미를 발견하고 새로운 세계를 발견하는 기쁨이 여기에 있는 것이다.
밤하늘에 총 총히 반짝이는 별들과 아침저녁 하늘을 붉게 물들이는 노을은 그 자체가 시요, 예술이며, 한 폭의 그림이다. 노을을 보면 연지 찍고 곤지 찍고 시집가던 누님이 생각난다. 아름답고 그리운 추억이다.
도종환 시인은 “접시꽃 당신“의 연가 시인으로 유명하다. 정의로운 투쟁으로 몸을 많이 상하고 요양 중이란다.
정희성 시인에게는 ”저문 강에 삽을 씻고“명 편이 우리의 심금을 울린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허경옥의 문학서재가 개설 되었습니다. 미주문협 2023.09.17 562
공지 '차덕선의 문학서재'가 개설 되었습니다. 미주문협 2022.05.21 632
공지 김준철의 문학서재가 개설되었습니다. [2] 미주문협 2021.03.18 40610
공지 정종환의 문학서재가 개설되었습니다. 미주문협 2021.03.17 15893
공지 민유자의 문학서재가 개설되었습니다. 미주문협 2021.02.24 911
공지 박하영의 문학서재가 개설되었습니다. 미주문협 2021.02.24 52469
공지 ZOOM 줌 사용법 미주문협 2021.01.04 807
공지 줌 사용법 초간단 메뉴얼 미주문협 2021.01.04 816
공지 안규복의 문학서재가 개설되었습니다. 미주문협 2019.09.10 930
공지 박복수의 문학서재가 개설되었습니다. 미주문협 2019.06.26 1364
공지 김원각의 문학서재가 개설되었습니다. 미주문협 2019.02.26 1018
공지 하정아의 문학서재가 개설되었습니다. [3] 미주문협 2019.01.21 1281
공지 안서영의 문학서재가 개설되었습니다. [3] 미주문협 2019.01.21 1042
공지 '전희진의 문학서재'가 개설되었습니다 [1] 미주문협 2019.01.09 1111
공지 김하영의 문학서재가 개설되었습니다. 미주문협 2018.09.26 1033
공지 신현숙의 문학서재가 개설되었습니다. 미주문협 2018.09.26 1020
공지 최은희의 문학서재가 개설되었습니다. [1] 미주문협 2018.06.16 1199
공지 '이신우의 문학서재'가 개설되었습니다. [1] 미주문협 2018.04.27 963
공지 이효섭의 문학서재가 개설되었습니다. 미주문협 2017.12.14 1232
공지 이만구의 문학서재가 개설되었습니다. [1] 미주문협 2017.12.14 1844
공지 양상훈의 문학서재가 개설되었습니다. 미주문협 2017.12.04 1056
공지 라만섭의 문학서재가 개설되었습니다. 미주문협 2017.12.04 1003
공지 김태영의 문학서재가 개설되었습니다. [3] 미주문협 2017.08.01 1209
공지 '조형숙의 문학서재'가 개설되었습니다. [1] 미주문협 2017.07.07 1168
공지 '조춘자의 문학서재'가 개설되었습니다. [3] 미주문협 2017.07.07 1137
공지 '이일영의 문학서재'가 개설되었습니다. 미주문협 2017.05.08 1096
공지 '이산해의 문학서재'가 개설되었습니다. 미주문협 2017.04.10 1100
공지 강화식의 문학서재가 개설되었습니다. 미주문협 2017.02.24 1130
공지 최선호의 문학서재가 개설되었습니다. 미주문협관리자 2016.11.30 1636
공지 강신용의 문학서재가 개설되었습니다. 미주문협관리자 2016.07.21 1073
공지 정문선의 문학서재가 이전 완료되었습니다. 미주문협관리자 2016.06.23 1053
공지 강창오의 문학서재가 개설되었습니다. 미주문협관리자 2016.04.04 1204
공지 '이원택의 문학서재'가 개설 되었습니다. 미주문협관리자 2015.09.08 1215
공지 '장선영의 문학서재'가 개설되었습니다. 미주문협관리자 2015.09.08 1071
공지 '강성재의 문학서재'가 이전 완료 되었습니다. 미주문협관리자 2015.08.07 1111
공지 '김영수의 문학서재'가 이전 완료 되었습니다. 미주문협관리자 2015.08.07 1048
공지 '박무일의 문학서재'가 개설 되었습니다. 미주문협관리자 2015.07.21 1095
공지 '임혜신의 문학서재'가 이전 완료 되었습니다. 미주문협관리자 2015.07.18 1065
공지 '백남규의 문학서재'가 이전 완료 되었습니다. 미주문협관리자 2015.07.18 1016
공지 '최익철의 문학서재'가 이전 완료 되었습니다. 미주문협관리자 2015.07.16 1047
공지 '오영근의 문학서재'가 이전 완료 되었습니다. 미주문협관리자 2015.07.16 1038
공지 '이기윤의 문학서재'가 이전 완료 되었습니다. 미주문협관리자 2015.07.16 11004
공지 '윤금숙의 문학서재'가 이전 완료 되었습니다. 미주문협관리자 2015.07.16 1073
공지 '구자애의 문학서재'가 이전 완료 되었습니다. 미주문협관리자 2015.07.16 1059
공지 '신영의 문학서재'가 이전 완료 되었습니다. 미주문협관리자 2015.07.16 975
공지 '박정순의 문학서재'가 이전 완료 되었습니다. 미주문협관리자 2015.07.16 1005
공지 '박경숙의 문학서재'가 이전 완료 되었습니다. 미주문협관리자 2015.07.16 1018
공지 '김혜령의 문학서재'가 이전 완료 되었습니다. 미주문협관리자 2015.07.16 1057
공지 '조정희의 문학서재'가 이전 완료 되었습니다. 미주문협관리자 2015.07.16 1034
공지 '김사빈의 문학서재' 가 이전 완료 되었습니다. 미주문협관리자 2015.07.16 1025
공지 '배송이의 문학서재'가 이전 완료 되었습니다. 미주문협관리자 2015.07.16 1045
공지 '지희선의 문학서재'가 이전 완료 되었습니다. 미주문협관리자 2015.07.16 1042
공지 '정어빙의 문학서재'가 이전 완료 되었습니다. 미주문협관리자 2015.07.15 1024
공지 '권태성의 문학서재'가 이전 완료 되었습니다. 미주문협관리자 2015.07.15 1052
공지 '김동찬의 문학서재'가 이전 완료 되었습니다. 미주문협관리자 2015.07.15 1114
공지 '서용덕의 문학서재'가 이전 완료 되었습니다. 미주문협관리자 2015.07.15 1089
공지 '이상태의 문학서재'가 이전 완료 되었습니다. 미주문협관리자 2015.07.14 1063
공지 '백선영의 문학서재'가 이전 완료 되었습니다. 미주문협관리자 2015.07.14 1055
공지 '최향미의 문학서재'가 이전 완료 되었습니다. 미주문협관리자 2015.07.14 1072
공지 '김인자의 문학서재'가 이전 완료 되었습니다. 미주문협관리자 2015.07.14 1071
공지 '정해정의 문학서재'가 이전 완료 되었습니다. 미주문협관리자 2015.07.14 1065
공지 '이영숙의 문학서재'가 이전 완료 되었습니다. 미주문협관리자 2015.07.13 1133
공지 '안선혜의 문학서재'가 이전 완료 되었습니다. 미주문협관리자 2015.07.13 1011
공지 '박효근의 문학서재'가 이전 완료 되었습니다. 미주문협관리자 2015.07.11 1040
공지 '장정자의 문학서재'가 이전 완료 되었습니다. 미주문협관리자 2015.07.11 1027
공지 '미미박의 문학서재'가 이전 완료 되었습니다. 미주문협관리자 2015.07.11 1030
공지 '최영숙의 문학서재'가 이전 완료 되었습니다. 미주문협관리자 2015.07.10 1038
공지 '이성열의 문학서재'가 이전 완료 되었습니다. 미주문협관리자 2015.07.10 998
공지 '정찬열의 문학서재'가 이전 완료 되었습니다. 미주문협관리자 2015.07.10 1015
공지 '장효정의 문학서재'가 이전 완료 되었습니다. 미주문협관리자 2015.07.09 1068
공지 '손용상의 문학서재'가 이전 완료 되었습니다. 미주문협관리자 2015.07.09 1070
공지 '오연희의 문학서재'가 이전 완료 되었습니다. 미주문협관리자 2015.07.06 1127
공지 '이윤홍의 문학서재'가 이전 완료 되었습니다. 미주문협관리자 2015.07.05 1076
공지 '차신재의 문학서재'가 이전 완료 되었습니다. 미주문협관리자 2015.07.05 1016
공지 '윤혜석의 문학서재'가 개설되었습니다. 미주문협관리자 2015.07.01 1079
공지 '김명선의 문학서재'가 이전 완료 되었습니다. 미주문협관리자 2015.05.30 1073
공지 '고대진의 문학서재'가 이전 완료 되었습니다. 미주문협관리자 2015.05.30 1080
공지 '최상준의 문학서재'가 이전 완료 되었습니다. 미주문협관리자 2015.05.30 1057
공지 '전지은의 문학서재'가 이전 완료 되었습니다. 미주문협관리자 2015.05.27 1036
공지 '박봉진의 문학서재'가 이전 완료 되었습니다. 미주문협관리자 2015.05.27 1149
공지 '홍인숙의 문학서재'가 이전 완료 되었습니다. 미주문협관리자 2015.05.27 1194
공지 '기영주의 문학서재'가 이전 완료 되었습니다. 미주문협관리자 2015.05.20 1058
공지 '최문항의 문학서재'가 이전 완료 되었습니다. 미주문협관리자 2015.05.15 1040
공지 '김현정의 문학서재'가 이전 완료 되었습니다. 미주문협관리자 2015.05.14 1067
공지 '연규호의 문학서재'가 이전 완료 되었습니다. 미주문협관리자 2015.05.12 1093
공지 '홍영순의 문학서재'가 이전 완료 되었습니다. 미주문협관리자 2015.05.12 17064
공지 '이용애의 문학서재'가 이전 완료 되었습니다. 미주문협관리자 2015.05.08 1030
공지 '김태수의 문학서재'가 이전 완료 되었습니다. 미주문협관리자 2015.05.07 1067
공지 '김수영의 문학서재'가 이전 완료 되었습니다. 미주문협관리자 2015.05.05 1097
공지 '김영문의 문학서재'가 이전 완료 되었습니다. 미주문협관리자 2015.05.05 1045
공지 '김희주의 문학서재'가 이전 완료 되었습니다. 미주문협관리자 2015.05.04 1058
공지 '박인애의 문학서재'가 이전 완료 되었습니다. 미주문협관리자 2015.05.04 1061
공지 '노기제의 문학서재'가 이전 완료 되었습니다. 미주문협관리자 2015.04.30 1078
공지 '김학천의 문학서재'가 이전 완료 되었습니다. 미주문협관리자 2015.04.30 1095
공지 '이용우의 문학서재'가 개설 이전 완료되었습니다. 미주문협관리자 2015.04.30 1061
공지 '최미자의 문학서재'가 이전 완료 되었습니다. 미주문협관리자 2015.04.29 1044
공지 '김영강의 문학서재'가 이전 완료 되었습니다. 미주문협관리자 2015.04.29 1112
공지 '조옥동, 조만연의 문학서재'가 이전 완료 되었습니다. 미주문협관리자 2015.04.28 1506
공지 '성민희의 문학서재'가 이전 완료 되었습니다. 미주문협관리자 2015.04.27 1072
공지 '전상미의 문학서재'가 이전 완료 되었습니다. 미주문협관리자 2015.04.27 1055
공지 '한길수의 문학서재'가 이전 완료 되었습니다. 미주문협관리자 2015.04.27 1077
공지 '박영숙영의 문학서재'가 이전 완료 되었습니다. 미주문협관리자 2015.04.24 1125
공지 '채영선의 문학서재'가 이전 완료 되었습니다. 미주문협관리자 2015.04.23 1352
공지 '강학희의 문학서재'가 이전 완료 되었습니다. 미주문협관리자 2015.04.23 1088
공지 '정국희의 문학서재'가 이전 완료되었습니다. 미주문협관리자 2015.04.22 1086
공지 '성영라의 문학서재'가 이전 완료 되었습니다. [2] 미주문협관리자 2015.04.17 1128
공지 '안경라 문학서재'가 이전 완료 되었습니다. 미주문협관리자 2015.04.17 1192
공지 '고현혜(타냐고)문학서재'가 이전 완료 되었습니다. 미주문협관리자 2015.04.14 36327
공지 "김영교 문학서재"가 이전 완료 되었습니다. 미주문협관리자 2015.03.25 1123
공지 "석정희 문학서재"가 이전 완료 되었습니다. 미주문협관리자 2015.03.24 1187
공지 "장태숙 문학서재"가 이전 완료 되었습니다. 미주문협관리자 2015.03.23 1084
공지 "이월란 문학서재"가 이전 완료 되었습니다. [4] 미주문협관리자 2015.03.22 1151
공지 '문인귀 문학서재'가 이전 완료 되었습니다. 미주문협관리자 2015.03.21 22577
공지 '정용진 문학서재'가 이전 완료 되었습니다. 미주문협관리자 2015.03.20 1085
공지 '이주희 문학서재'가 이전 완료 되었습니다. 미주문협관리자 2015.03.19 1216
공지 "유봉희 문학서재"가 이전 완료 되었습니다. 미주문협관리자 2015.03.18 1209
1942 볼리비아 이 상옥 2007.12.28 18050
1941 한국의 슈바이쳐 선우경식 원장님의 명복을 빕니다 존경 2008.04.19 17520
1940 꽃의 시(詩)학(4) 꽃은 아픔아다./秀峯 鄭用眞/ 증보편 정용진 2012.09.23 8248
1939 동요와 민요/샌디에고 문장교실 송년 강론 자료/정용진 시인/ 정용진 2012.12.04 2882
1938 자유게시판 관리 규정 미문이 2004.08.22 2185
1937 대화 없는 대화 석류나무 2007.03.22 1816
1936 재산 양도 에 대하여 석류나무 2007.04.02 1628
1935 최락완 시인 동씨침법 특별강의 한길수 2010.11.10 1541
1934 秀峯 明心寶鑑/정용진 시인 정용진 2013.04.22 1532
1933 秀峯 明心寶鑑/증보편/秀峯 鄭用眞/(2) 정용진 2012.06.21 1517
1932 사랑의 시학(詩學) 정용진 2008.07.20 15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