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와 독도를 다녀와서

2018.07.19 17:38

김용권 조회 수:8

울릉도와 독도를 다녀와서

 

신아문예대학 수필창작 수요반 김용권

 

 

 

  옛 직장의 고등학교 후배들과 울릉도여행을 가기로 했다. 퇴직 기념으로 일정을 잡은 뒤 1주년 기념여행을 한 것이다. 함께한 후배들이 고마웠으며 참 즐거운 여행길이었다. 몇 해 전에 금강산 여행을 계획했다가 박 모 씨의 불상사로 여행이 전격 취소가 된 뒤 이번에 성사가 되었다. 나는 뱃멀미가 아주 심한 편이어서 선박을 이용하는 여행은 피하는 편이라 고등학교 수학여행에도 참가하지 못했다. 지난번 대마도여행도 뱃멀미로 고생을 많이 했었다. 그러나 후배들과 함께하는 여행이어서 사뭇 기대가 됐다.

 

 여행은 준비하는 과정 즉 여행가방을 열었다 닫았다 하면서부터 출발한다고 본다. 이번에도 23일 일정의 간편 배낭을 꾸리고 집을 나섰다. 짧은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으로 무더위가 지속되는 날, 포항에 도착했다. 포항이라는 이정표가 보이는 시점부터 내 몸은 벌써부터 뱃멀미의 불편함이 연상되기 시작했다. 다음날 아침 배를 타려고 포항여객선터미널로 가는 길이 아침부터 끓어 오르는 열기 못지않게 가슴이 타들어갔다. 굳을 때로 굳어버린 표정을 보고 후배가 안타까운지 약을 준비해주면서 한마디 했다.

 “형님, 오늘 바다가 너무 평온하고 잔잔하니 멀미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 말 한마디가 얼마나 위로가 되는지 뱃멀미를 하지 않는 분들은 모를 것이다. 후배들의 배려가 여러모로 고마웠다.

 

 썬플라워호(2,394t)에 탑승하고 보니 배 앞쪽에 자리가 배정되었다. 그나마 참으로 다행이었다. 배는 출발 소리와 함께 바다를 미끄러지듯 달려갔다. 출발한지 30여 분 정도가 지나도 배가 흔들림 없이 가는 것을 보니 안심이 되었다. 창밖에는 저 멀리 수평선과 잔잔한 물결만 보일 뿐 지나가는 배나 어선 한 척 보이질 않았다. 어느덧 3시간 10분이 지나 멀미 없이 상쾌한 기분으로 울릉도에 도착하여 첫발을 내딛는 순간, 가슴이 시원했다. 날갯짓으로 바다냄새를 분산시키는 갈매기떼가 우리 일행을 맞아주었다.

 

 우리는 울릉도 순환버스 투어를 하기로 했다. 버스기사가 반가운 듯 인사를 했다. 오늘은 바다에 장판을 깔아 놓아서 고생 안 하시고 오셨으니, 오늘 입도한 분들은 즐겁게 여행하시기 바란다고 했다. 울릉도 주위를 순환하면서 오래전 화산활동 지역인 나리분지까지 갔다가  되돌아오는 것으로 오늘 일정이 끝났다. 여행지의 볼거리와 자연환경이 우리의 가슴으로 스며들었을 뿐 아니라 도로 주변 낙석이 많이 떨어지는 지점에는 피암터널을 만들어서 낙석으로부터 사고를 줄이며 바다쪽 경관을 구경할 수 있도록 한쪽 면을 기둥으로 만들었다. 이 피암터널을 보니 오래전에 스위스, 알프스산맥을 넘어갈 때 주변 경관의 아름다움과 터널 모양이 떠올랐다.

TV퀴즈 프로그램에 '울릉도에는 신호등이 있다 · 없다'가 나온 적이 있는데, 그 정답은 울릉도에는 2개의 신호등이 있다였다. 통구미터널과 남통터널 입구다. 이들 터널은 1차로 구조이기 때문에 반드시 정지선에서 신호를 확인한 뒤 터널에 진입해야 한다고 한다. 그리고 유명 가수가 주변 경치에 매료되어 이곳에 정착한 뒤 사재를 울릉군에 기탁하여 주변을 공원화한다는 울릉천국을 방문했다.

 

 옛날 러시아 발틱함대 소속 철갑 순양함 드미트리 돈스코이(Dmitri Donskoii)호는 1905년 러·일 전쟁 때 일본군의 공격을 받고 울릉도 저동해상 인근에 침몰한 적이 있는데 그 배를 인양한다는 현수막이 저동 일대에 걸려 있었다. 지난번 지방선거 당선 감사 현수막과 함께 어께를 나란히 하고 있었다. 이 배에는 금화와 금괴 등 150조 원 규모의 보물이 실려 있다고 알려진 보물선 인양소식이었는데 최근 뉴스에 많이 등장하고 있다. 울릉도가 세상의 주목받을 듯하다.  

 

  여행 중 재밋거리는 뭐니뭐니해도 그 지역의 먹거리를 맛보는 일이다. 우리는 몸에 좋은 먹거리를 찾았다. 문어, 전복, 가리비, 소라, 조개 및 닭이 함께 어우러진 해계탕을 그야말로 게눈 감추듯 먹고 난 뒤 배부름을 호소하며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텔레비전 방송과 사진에서만 보았던 섬, 독도! 죽기 전에 꼭 한 번 가야 할 내 나라 섬, 독도! 처음이자 어느 때 다시 찾아올지 모르는 섬, 독도! 분쟁으로 얼룩진 섬, 독도를  직접 밟을 수 있다는 감격 속에 다음날 독도를 찾기로 했다. 3대가 덕을 쌓아야만 독도에 들어갈 수 있다는 말을 들으며, 독도행 엘도라도호(668t)에 탑승했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방문하는 모두의 손에는 건·곤·감·리가 들려 있었다. 울릉도에서 동남쪽 독도까지 87.4Km는 1시간 30분이 소요되었고, 독도에 도착하여 이곳저곳 눈여겨보는 시간이 30분 정도였다. 더 머물고 싶어도 뱃고동이 재촉하니 아쉬움이 남았다. 한편으로는 마음속에서 울화통이 터질 듯했다. 우리나라 영토를 자기네 것이라고 하는 일본인들의 작태가 가상치도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사부 장군의 호통소리가 바람결에 와닿는 것 같았다. 아쉬운 마음에, 선박회사나 관계기관에 호소하고 싶었다. 짧은 입도시간으로 인증사진 촬영 외에는 특별한 게 없었던 탓으로 아쉬움이 컸다. 외국의 갈릴리호수에서도 한국인들이 목선에 오르면 선원들이 태극기게양과 애국가를 들려줌으로써, 국가사랑의 감회가 감돌았는데 이곳에서도 ‘애국가’ 와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노래을 함께 들려주어서 나라사랑의 마음과 독도 사랑을 가슴에 간직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했다

                                                         (2018.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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