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담과 현실

2018.08.01 18:20

박제철 조회 수:7

속담과 현실

 

신아문예대학 수필창작 금요반 박제철

 

 

 

 날밤을 새워가면서까지 축구를 즐기는 것은 아니다. 우리 집 옆엔 월드컵 경기장이 있어 심심치 않게 축구경기가 열리곤 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축구장에 한 번도 간 일이 없다. 홍시도 떨어지고 땡감도 떨어진다는 속담이 왠지 마음에 와 닿았다. 그래서인지 이번 21회 월드컵 축구만큼은 꼭 보아야겠구나 생각했었다.

 

 618일 스웨덴전, 24일 멕시코전, 27일 독일전까지 밤잠을 설쳐가며 텔레비전 앞에 자리 잡았다. 우리나라가 속한 예선전 3게임은 객관적 전력에서는 우리가 제일 약하다고 했다. 추첨 때부터 죽음의 조라 불리우기도 했었다. 한 조에 속한 독일은 지난 월드컵 우승국이며 세계 랭킹 1위였다. 이번에도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고 있었다. 멕시코는 15위, 스웨덴은 24위이며, 우리나라는 57위였다. 그러다보니 어느 나라인들 만만한 상대가 있겠는가?

 

 이들 틈에서 16강에 오른다는 것은 꿈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감독과 선수, 관계자들은 스웨덴을 제물 삼아 16강에 오르리라는 야무진 꿈을 갖고 월드컵대회에 참가했다. 2002년 월드컵 때 “꿈은 이루어진다.” 는 슬로건을 내걸고 4강까지 오른 기적을 만들지 않았던가? 공은 둥글고 어디로 튈지 모른다는 말도 있다.

 

 드디어 618일, 스웨덴과의 대결이 있었다. 결과는 패널티킥으로 한 골을 내주며 1:0의 패배였다. 꼭 이겨야할 팀에게, 그것도 패널티 킥 으로 지고 보니 허탈하기까지 했다. 선수들과  감독은 더 허탈했을지도 모른다. 뒤이어 24일에는 멕시코와의 대결이었다. 첫 게임보다 공격력도 활발했다. 여기서도 또 한 번의 비애를 느꼈다. 수비에서 패널티킥을 허용한 것이다. 한 골을 허용하고 후반에 또 한 골을 내주며 20으로 게임을 마치는가 싶었는데 손흥민의 장거리 대포알 같은 슛이 멕시코의 골 망을 흔들었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결국은 멕시코에게도 2:1로 패하고 말았다. 그래도 위로가 되는 것은 손흥민의 대포알 슛으로 한 골을 넣었다는 자부심과, 그 골이 그날 아름다운 골 2위에 올랐음에 위로를 받았다.

 

 세 번째 게임에서는 이변이 일어났다. 우리나라가 독일을 2:0으로 이기는 이변이 일어난 것이다. 그것도 후반 연장시간에 말이다. 그러니 중계를 하던 아나운서나 해설자는 물론이고 온 나라가 흥분의 도가니에 빠진 것은 당연한 일이다.

 독일이 어떤 나라인가? 독일 축구는 월드컵에서만도 5회 우승국인 브라질에 이어 4번의 우승을 했다. 월드컵에 출전하여 조별 리그를 넘지 못한 것은 1938년 프랑스 월드컵이후 80년 만이라고 한다. 독일 축구팀은 전차군단이란 별칭도 가지고 있다. 독일의 압박축구가 마치2차 세계대전이후 세계최강의 전차강국으로 성장하여, 불도저처럼 밀어 붙이는 전차군단의 진격과 같다하여 붙여진 별칭이다.

 

 독일에게 러시아는 참 추운나라다. 독일의 16강 탈락을 두고 스포츠의 한 네티즌이 한 말이다. 독일은 전혀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로 3번이나 러시아를 향했다가 패했다. 첫째는 1차 대전, 두 번째는 2차 대전, 세 번째는 이번 월드컵이라 했다. 독일 메르겔 총리도 ‘오늘 우리 모두다 슬프다’라고 했다.

 

  이렇게 슬픈 국가가 있는가 하면 어부지리로 기막힌 반전을 한 나라도 있다. 멕시코는 스웨덴에게 3:1로 패했음에도 우리가 독일을 이기자 16강에 오르는 어부지리를 얻은 것이다. 멕시코 현지에서는 우리 대사관 앞에서 수많은 시민이 감사의 퍼레이드를 하고 한국회사 직원을 무등태우는 것이 텔레비전에 방송되기도 했다.

 

 세계최강의 독일을 물리친 한국팀은 아쉬움 반 기쁨 반으로 629일 오후에 귀국했다. 많은 국민들의 환영을 받았다. 누군가가 환영 받는 선수들에게 달걀을 던졌다. 그 내용은 전파를 타고 세계로 퍼졌다. 계란 세례를 접한 독일에서는 ‘우린 벽돌을 던져야하느냐?’며 냉소했다는 것이다. 세계 1등이 57등에게 2:0으로 패하는 수난을 당했음에도 달걀 세례는 물론 야유도 없이 해단식을 마치고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다 고 한다.

 

 일본은 16강애 올랐지만 1:0으로 지면서도 더 골을 먹지 않으려고 10여 분 이상 자기네들끼리 공을 주고받으면서 시간을 보냈다하여 세계의 비난을 받았다. 이기는 팀이 있으면 지는 팀이 있기 마련이다. 누구나 이기는 것을 좋아한다. 그러나 때로는 1위인 독일 같은 팀도 57위인 우리 팀에게 질 때도 있다. 1등이라 해서 항상 1등만 하고 57등이라 해서 항상 57등만 한다면 무슨 재미로 살맛이 나겠는가?

 

원 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질 날이 있다는 속담이 있는가하면, 57등이 1등을 이기는 현실도 있다. 이기는 것도 비난받지 않고 정정당당해야한다. 1등은 어떻게 해야 그 1등을 지킬 수 있고  57등은 어떻게 해야 1등이 될 수 있는가를 이번 경기를 통해서 배워야 할 성싶다.                        

                                                                                   (2018.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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