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9.11 17:43
[김학 행복통장(68)]
제14회 원종린수필문학상 대상을 받는 기쁨
김 학
“♩♬♪♫ 나는 행복합니다. 나는 행복합니다. 나는 행복합니다. 정말 정말 행복합니다. ♩♬♪♫ (이하 생략)”
‘나는 행복합니다’란 윤항기의 노래가 절로 나온다. 뜻밖에도 기쁜 일이 찾아왔으니 얼마나 행복하겠는가?
올해에도 또 문학상을 받았다. 9월 8일 오전 11시 대전광역시 유성구 둔산동 태원3층 연회장에서 제14회 원종린수필문학상 시상식장에서 대상을 받았다. 나로서는 열여덟 번째 받은 문학상이다. 고희를 넘긴지 6년 만에 받게 된 상이니 얼마나 기쁘겠는가? 상금도 5백만 원이나 되니 백수로서는 큰돈이 아닐 수 없다. 경향각지에서 찾아온 문인들과 수상자 가족과 친지들로 식장은 만원을 이루고 있었다.
원종린수필문학상은 공주교육대학 교수로 정년퇴직을 하신 수필가 원종린 교수의 팔순 잔치 때 제자들이 성금을 모아 제정한 문학상으로서 2005년부터 시상하기 시작한 문학상이다. 제자들이 십시일반으로 정성을 모아 제정된 상이니 다른 어느 문학상보다 그 뜻이 깊다. 이 문학상은 대상 1명과 작품상 3명에게 상이 주어진다. 대상은 등단 20년 이상인 수필가를 대상으로 하고, 작품상은 등단작가로서 수필집 한 권 이상을 낸 대상이면 수상이 가능하다.
올해엔 등단 38년차인 내가 대상을 받게 되었고, 작품상에는 청주의 송보영, 서울의 박종규, 부산의 서태수 선생이 수상의 영광을 차지했다. 초대장도 없고, 수상자에겐 흉화 한 송이 꽂아주지 않은 검소한 시상식이었지만, 시상식장 분위기는 훈훈하고 정겨웠다. 나는 수상소감에서 이렇게 이야기했다.
“나는 수필과 사귀기를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1962년 내 나이 스무 살이던 대학교 1학년 때 대학신문에 「아웃사이더의 사랑이야기」란 수필을 발표한 이후 열심히 수필을 썼습니다. 또 1980년 월간문학 8월호에서 「전화번호」란 수필로 신인상을 수상하여 등단했으니 어느덧 등단한지 38년이 지났습니다. 한국문인협회에서는 등단 40년이 되어야 원로 대접을 하는데 나는 2년 뒤에나 원로수필가가 될 것입니다.
나는 지금까지 14권의 수필집과 2권의 수필평론집을 출간했습니다. 그 동안 18가지 문학상을 받았습니다. 내가 KBS에서 정년퇴직을 하던 2001년 9월부터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수필창작과정을 개설하여 문하생들을 길러냈고, 두 군데의 노인복지관과 신아문예대학에서 17년 동안 수필을 강의하고 있습니다. 이는 모두 수필이 나에게 베풀어준 시혜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문하생 중에서 신문의 신춘문예 수필부문 당선자를 다섯 명이나 배출했고, 목포문학상에서 두 명, 토지문학제 평사리문학상 수필부문 대상 등 큰 상을 수상하여 보람과 기쁨을 맛보기도 했습니다. 문하생 중에는 수필집을 8권을 출간한 분도 있고, 대여섯 권의 수필집을 낸 분들은 많습니다. 이 모두가 수필이 있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수필 때문에 나는 행복한 노후를 보내고 있습니다. 그래서 나는 고희기념으로『수필아, 고맙다』란 수필집을 내기도 했던 것입니다.”
나는 행복합니다. 정말정말 행복합니다. 앞으로도 나는 건강이 허락하는 한 열심히 수필강의를 할 것이고, 나 역시 문하생들 못지않는 열정으로 꾸준히 수필을 쓰겠습니다. 수필이 좋습니다. 수필은 나에게 행복한 노후를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오늘은 초가을 햇살이 무척이나 따사롭습니다.
(2018. 9.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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