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낯선 방식의 모자들

2018.11.29 05:32

최연수 조회 수:6

아주 낯선 방식의 모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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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엎질러진 비명에
당황한 바닥이 흘렀다

기울기를 고정해도
흔들렸다가
가라앉았다가

낮과 밤이 그쯤이듯 바꿔 쓴 표정이 그만큼만 달라
빙글빙글 도는 구명환

허우적거리는 지난밤을 당겨온
토성의 모자가 명랑해

비둘기를 날려 보낸 중절모는 믿을 수 없다
엎드린 계단이 주머니 가벼운 오후를 뒤집고

아무도 모르게 아프면서 단단해지는
이름을 벗었다가
썼다가
더부룩한 의자를 지나
쳇바퀴 닮은 트랙을 굴리는 내리막은 긴 어둠으로 묶는다

손잡이가 필요해
전등갓이 흔들리면 반이 접힌 달이 달아날 것 같아
쫒고
도망치고

무르팍이 깨진 그림자는 챙이 넓다

절벽 끝에 다다른 가파른 호흡
몇 번을 고쳐 써도 잠은, 한쪽으로 기운다


- 최연수, 시 '아주 낯선 방식의 모자들'


모자가 가까워진 계절입니다. 방한의 효과가 훨씬 크다지요.
어느 날 한강변의 구명환을 보면서
저것을 모자라 부르면 어떨까, 엉뚱한 상상을 했습니다,
그렇다면, 토성의 환도 모자 같고 전등갓도 모자 같습니다.
키가 큰 그림자는 챙이 넓은 모자가 필요할 것 같고요.
오늘은 어떤 모자가 필요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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