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1.15 05:59
임중도원(任重道遠)
전주안골은빛수필문학회 김길남
임중도원! 대학교수들이 뽑은 2018년의 사자성어다. 발표를 듣고 참 잘 선정한 사자성어라 여겼다. 어쩌면 현실을 그리도 잘 표현하는 말인지 공감하고도 남았다. 다른 해는 정권의 실정을 비판하여 정한 경우가 많았는데 올해는 그 고충을 드러낸 것이라 달랐다. 지금 문재인 정부는 임중도원의 처지에 놓여있다. 짐은 무겁고 갈 길은 멀다. 누가 대통령이었더라도 감당하기 어려워 길에서 헤매고 있을 것 같다.
문대통령의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에 대한 노력으로 남북정상회담을 세 차례나 열었고 북·미정상회담까지 이끌어 내어 성과가 컸다. 길은 우리가 열었으되 실행은 북·미가 해야 하는데 서로의 입장이 달라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북한은 경제제재를 풀어주어야 비핵화를 한다 하고, 미국은 비핵화를 해야 제재를 풀어준다고 버틴다. 이대로 가다가는 한반도 비핵화는 어려울 것 같다. 서로 먼저 하라고 버티니 누가 먼저 하려할까? 북한은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기지를 파괴하여 먼저 시작함을 보여주었다. 미국은 한·미 군사훈련을 취소하여 응답했다. 그 정도 하고 서로 먼저 하라고 버틴다. 우리는 그 사이에서 더 할 일이 없다. 양쪽 비위 맞추고 권고하며 결과만 쳐다 볼 뿐이다. 참 갈 길이 멀기도 하다.
문재인 정부가 내세운 소득주도 성장 정책은 그 뜻은 아주 훌륭하다. 소득이 높아야 잘 살 수 있으니 소득이 높도록 정책을 펴야 할 게 아닌가? 소득을 높이려고 최저임금을 시간당 1만원까지 올리는 정책을 폈다. 차츰 목표에 도달하려고 좀 비율을 높였더니 부작용이 많았다. 중소상공인들의 부담이 커져 일자리가 줄고 오히려 소득이 오르지 못했다. 경영계, 소상공인의 반발이 컸다. 노동계도 일자리를 잃었다고 불만이다. 참 어려운 게 정책이라는 것을 느꼈다. 거기에다 야당에서는 경영계의 편을 들어 정책 실패라 하고 수정하라 요구하고 있다. 모든 정책은 그 효과가 쉽게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시행하며 고쳐나가고 잘 못 된 방향이 있으면 바로잡아 나가야 효과가 있다. 적어도 몇 년은 기다려야 한다. 정권 말기는 되어야 성공 여부를 평가할 수 있다. 먼 길이니 좀 기다려야 한다.
소득을 높이려면 일자리가 많아야 한다. 실업률(失業率)이 낮아지고 비정규직은 정규직이 되어야 한다. 일자리를 늘리려면 기업이 활성화 되어 투자를 해야 하는데 세계 경제 전망이 좋지 못하니 자금이 있어도 투자를 하려하지 않는다. 기업은 이윤을 남기려는 것이 목적이니 그럴 수밖에 없다. 국가에서는 주력산업의 활력을 제고하고 미래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정책의 초점을 두고 있다. 벤처기업을 육성하려고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그래도 국제적인 경제적 여건이 좋지 않으니 쉽게 성과를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멀고도 험한 길이다.
적폐청산도 꼭 하고 넘어가야 할 과제다. 우리 사회가 정의로운 사회가 되려면 이번에는 끝을 내야 한다. 기업의 2세, 3세들에게 불법으로 재산상속을 하고 승계하려는 것을 뿌리 뽑아야 한다. 그런데 불법으로 이양하는 것을 막으려 하니 소송으로 맞서 그 성과가 지지부진하다. 사법농단 사건도 청산해야 하는데 제 식구 감싸기 탓으로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국민은 원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과거에 잘 못 된 재판으로 억울하게 처벌 받은 사건들도 되돌려져야 하는데 시원한 결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 켜켜이 쌓여있는 과거의 폐해들을 청산하지 않고는 우리의 미래는 없다. 이번 기회에 과거의 때를 벗기고 가야한다.
우선 정치가들이 생각을 바꾸어야 한다. 김형석 교수가 평가한 것을 보면 정치가는 나라를 생각하고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해야 하는데 정당을 먼저 생각하고 나를 위한 정치를 한다고 비판했다. 모두가 그렇지는 않겠지만 보편적으로 보면 그렇다고 볼 수 있다. 정치에 네 편 내 편이 있어서는 아니 된다. 오직 국민편만 있어야 한다. 우선은 내가 좀 손해를 보더라도 국가 장래를 위해 기꺼이 내 생각을 바꾸는 정치인이 많이 나와야 나라가 바로 설 수 있으리라.
임중도원! 챰 현재의 국정에 딱 들어맞는 말이다. 속 시원하게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 2019. 1.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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