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짓기

2019.01.20 05:36

이윤상 조회 수: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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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촌수필 , 안골은빛수필문학회 이윤상

 

 

 

 

  금년은 기해년 '황금돼지의 해'다. 행운을 쫓는 복권판매소마다 호황을 누린다고 한다. 정월에 아는 사람을 만나면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하면서 반갑게 인사를 한다. 원불교에서는 “새해에 복 많이 지으십시오.”하면서 교도 상호간에 인사를 나눈다.  봄에 씨앗을 뿌리고 땀 흘려 가꾸지 않으면 가을에 아무런 수확을 할 수 없는 것처럼 자기가 짓지 않은 복은 받을 수 없다는 이치를 알기 때문이다. 하지만 복을 짓는 일이 쉽지는 않다. 어떻게 해야 일상에서 복 짓는 생활을 할까?

 

  성찰스님이 부처님께 불공을 드리려고 절을 찾아온 불교 신자들에게

  “불상 앞에서 108배를 하는 것보다 밖에 나가서 당신보다 못 사는 사람, 어려운 사람에게 물질로나 정신적으로 베푸는 실지 불공을 하십시오,

하신 말씀이 불자들에게 큰 깨우침을 주었다. 당처불공(當處佛供), 실지불공을 이보다 더 쉬운 말로 어찌 설명할 수 있겠는가?

 

 100여 년 전, 원불교 초창기에 고부갈등이 심한 마을의 어떤 노부부가 불공을 드리려고 실상사로 가는 길에 대종사님을 찾아왔기에 무엇 때문에 오셨느냐고 물었다.

 “며느리가 시부모에게 날마다 반항하고 불손하니 순종하는 며느리가 되게 해달라고 불공을 드리려고 가는 길입니다.

 “법당의 불상 앞에서 불공을 드리는 것보다 며느리에게 맛있는 음식도 해주고 옷도 사주고 사랑스런 말로 타이르며 공을 들이십시오.

 집에 돌아가서 대종사 말씀대로 며느리에게 다정스럽게 말하고 선물도 사주었더니 날로 태도가 좋아지고 시부모를 공경하는 며느리가 되었다는 실화가 원불교 교전에 전해 온다.

 

 대학병원에서 잠도 못자고 환자를 진료하는 전문의 수련의들을 보면 짠하지만 천사로 보인다. 종합병원의 간병사, 노인요양병원의 요양보호사, 간호사 등을 보면 희생정신이 없이 보수만 보고는 도저히 할 수 없는 직업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런 분들이야 말로 하루하루 복짓는 생활을 하는 표본으로 보인다.

 

 세계에서 두 번째 부호인 워런 버핏은 “내 재산의 1%를 쓴다고 해서 더 행복해 지지는 않지만 99%를 사회에 환원하면 많은 사람들에게 큰 행복을 줄 수 있다.”고 말해 세계적인 화제가 되었는데, 현재 미국의 기부문화를 주도하고 있다. 미국은 카네기를 비롯해서 빌게이츠처럼 공익사업에 기부하는 인물들이 많다. 이렇게 기부를 하는 사람들이야 말로 큰 복을 짓는 사람들이다. 미국이 세계를 지배하는 강대국이 된 것은 군사력이나 높은 소득보다 나눔의 문화, 기부문화가 정착되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돈을 많이 버는 것이 성공이 아니라 자기가 가진 것을 이웃과 나누는 것이야 말로 인생 최대의 행복이라는 인식이 높은 나라가 바로 선진국이다. 우리나라도 나눔에 대한 인식이 변해가고 있다. 대상그룹 회장이나 LG그룹 회장 등 대기업은 물론이고 사회적인 명망이 있는 가문에서 부모상을 당했다는 부고를 보면 “조위금이나 조화는 정중히 사절합니다. 자녀 혼사에도 축의금이나 축하화환을 사절합니다.” 하는 보도를 보면 우리나라도 지도층이 나눔을 선도하는구나 싶다.

 

 최근에 한국농어촌공사 전북본부에서 농어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열악한 농촌 환경정화하기 • 독거노인 건강도시락 배달 •농번기영농활동지원• 노후주택 무료수리 • 사랑의 생명 나눔, 헌혈 •소외계층 위문품 전달 등의 복짓는 사업을 한다는 보도를 보고 잔잔한 감동을 받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기회는 평등하게, 과정은 공정하게, 결과는 정의롭게” 라고 천명한 것도 나눔의 정치를 하겠다는 뜻이 아니겠는가? 온 국민이 사리사욕의 늪에서 벗어나서 나눔으로 다함께 잘 사는 낙원세계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2019. 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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